따뜻한 우체부 :: 수백 억 국화 꽃송이, 가을이 점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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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국화 향기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전북 고창에서는 제4회 고창국화축제가 열린다. 10월 22일부터 11월 23일까지 한 달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세계최대 30만평 300억 송이 하늘열린 고창국화’란 주제로 국화를 땅에 직접 심어 경관농업화한 축제이다. 이곳에서는 또 제18회 국무총리배 전국 국화 경진대회도 동시에 개최되고 있어 더욱 볼거리가 다양하다.

이맘때면 전국 곳곳에서 국화꽃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이곳 고창군의 국화축제는 그 어느 곳보다 문학향기 그윽한 꽃잔치이다. 이곳은 <국화 옆에서>로 유명한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이자, 시인이 영면한 곳이기 때문이다. 수백 억 송이의 국화꽃을 피운 것도 시인의 무덤가에 만들어졌던 노란 국화 밭에서 시작되었다.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마을 건너편 야트막한 산언덕에는 미당 서정주 시인의 묘역이 있다. 안현 마을이라고, 기러기 날아가는 모양새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곳에는 시인과 그 아내의 묘가 나란히 있다. 2000년 10월 10일, 60년 이상을 함께 산 아내 방옥숙이 먼저 세상을 뜬 뒤 미당 역시 그해 12월 24일 아내의 뒤를 따라갔다.

미당 사후, 그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이 시인의 무덤가에 꽃밭을 만들었는데, 미당의 대표시 <국화 옆에서>에 나오는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의 그 노란 국화꽃을 묘역 전체에 심었던 것이다. 2004년에 약 5천 평 규모로 시작한 꽃밭은 2005년에 10배가량 넓어지게 되었고, 점차 고창 전역 여기저기에도 많은 국화꽃이 심어져 고창군 일대가 국화꽃향기로 뒤덮였다. 죽은 시인의 문학적 업적이 수백 억 송이 국화꽃을 피운 것이다.

방장산 자락 아래 30만평 들판에 펼쳐지는 300억 송이의 국화꽃 향연은 말 그대로 꽃세상 꽃천지가 따로 없다. 끝없이 펼쳐지는 노란색 국화꽃 무리가 아찔한 꽃멀미를 부르기도 한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행사장 중앙에는 국화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광개토대왕비만한 돌에 <국화 옆에서> 시를 새겨 문학축제로 승화시키고 있다. 전북 화훼 자연연구소에서 출품하는 국화신품종 전시회도 국화동호인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 기간 동안 국화누님선발대회, 국화꽃따기대회, 시낭송회, 사연담은 신청곡 들려주기, 예쁜 사진 찍기 대회, 국화꽃 목걸이 만들기, 꽃마차체험, 국화차시음, 세발자전거타기, 굴렁쇠 굴리기, 널뛰기 등 다양한 체험과 대회들이 준비되어있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행사장은 선운산과 내장산, 백양사 등의 단풍 명소들과 모두 3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일석이조의 가을 나들이를 계획할 수 있다.
선운산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미당시문학관에는 11월 1~3일, (재)미당시문학관, 중앙일보, 동국대, 한국문인협회 공동 주최로 미당시문학제가 열린다. 미당시문학제에서는 중앙일보사가 뽑은 올해의 최고의 시인에게 미당시문학상을 수상하게 되고 한국문인협회대표자 대회(11.2~3), 전국 백일장대회, 미당 학술세미나 등 행사가 진행된다.

미당시문학관은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이자 영면지인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읍 선운리 마을에 세워진 기념관이다. 이곳에도 지금 국화 향기가 어느 때보다 더 진한 향을 내뿜고 있다.

*맛집
고창의 맛은 뭐니뭐니 해도 풍천장어. 대를 이은 손맛을 자랑하는 이름난 장어 전문집은 선운사 입구에 모여 있다. 연기식당(063-562-1537), 신덕식당(063-562-1533), 유신식당(063-562-1566) 등. 고창읍에서 선운사 가는 길인 운곡댐 근처에 있는 인천장가든(063-564-8643)은 민물새우탕이 전문. 고창읍 기능대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오산식당(063-562-9595)은 싸고 맛있는 굴비백반으로 입소문 난 곳.


*가는 요령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를 나와 고창읍내로 들어간다. 석정온천 가는 길로 접어들면 국화축제 행사장 이정표를 따라 움직인다.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에서도 10분 내외 거리이다. 미당시문학관은 부안면 소재지를 지나 용산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서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고갯길(질마재)을 넘어서면 멀리 줄포만과 시문학관이 보인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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