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바이크관련'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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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북미나 유럽의 주택에는 차고(yard, garage)가 딸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곳에서 자신의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을 고치고, 튜닝하며, 때로는 소규모 작업장이나 사무실처럼 사용되기도 하므로 애플이나 구글, 할리데이비슨과 같은 유명 기업들이 차고에서 시작한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이러한 게러지 문화를 부러워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우리나라 같이 주거 방식에는 차고가 존재하는 집이 거의 없고 아파트 처럼 공용 주차장을 기반으로 하는 곳이 워낙 많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듯 하다. 

이러한 차고에서의 튜닝은 말 그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꾸며나가는 것이어서 제작자의 독특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다양한 튜닝, 커스텀 문화가 오래 전부터 발달해왔고 전시나 대회 같은 문화들도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 가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손재주가 뛰어난 일부 개인들은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회사를 만들어 합법적으로 규모를 성장시켜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한다. 야마하는 자사 제품들에 또 다른 해석의 기회를 제공하는 야드 빌트(Yard Built) 프로그램을 지난 2014년부터 실시, 운영해오고 있다. 전문 커스텀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하나의 모터사이클이 다른 스타일로 표현되는 것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에 새롭게 선보인 것은 보트파워(Bottpower)에서 XSR900을 베이스로 제작한 XR9 카보나(Carbona)다. 보트파워는 스페인의 모터스포츠 엔지니어링 회사로, 모터사이클 주문 설계 및 제작을 전문으로 하며, 레이스용 모터사이클과 공도용 모터사이클의 부품, 시스템, 프로토타입의 설계와 제작도 진행한다.

이곳은 지난 2017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레이스 중 하나인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 경기에서 ‘보트파워 스페셜’로 2개 부문 우승과 전체 4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야드 빌트 프로그램의 테마를 잡았다고.

 

특별한 가공 없이 키트를 조립하기만 하면 된다

보트파워의 매니저인 데이비드 산체스는 “XR9 카보나는 파익스 피크에서의 승리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CP3 엔진의 강력한 토크와 컴팩트한 섀시를 가진 XSR900이 이상적인 기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의 목표는 우선 현대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의 멋지고 빠른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것이었고, XSR900이나 CP3 엔진 플랫폼의 소유자가 모터사이클을 쉽게 튜닝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 키트를 개발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흡기구도 카본 소재로 제작됐다

이번 야드 빌트 프로그램은 일회성 모델이 아닌, 누구나 같은 형태로 튜닝할 수 있는 부품 키트가 함께 발매된다. XR9 카보나 키트는 전면 플레이트, 연료탱크 커버, 시트 및 라디에이터 커버 4개의 주요 부품으로 구성된다. 전면 플레이트에는 주간주행등(DRL) 역할을 하는 2개의 LED가 내장됐다. 연료탱크 커버는 카본 소재로 제작됐으며, 카본으로 만든 2개의 흡기구가 에어박스로 공기를 공급한다.

카본 시트 어셈블리

시트는 알칸타라 소재를 채택했다

라디에이터 커버 어셈블리

시각적 효과 외에도 다운포스로 인한 접지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카본 시트 어셈블리는 알칸타라로 만든 시트 패드가 포함되며, 방향지시등과 브레이크등이 장착되는 샐러드통 형태의 카본 박스가 더해진다. 라디에이터 커버 어셈블리는 윙렛과 2개의 헤드라이트(상, 하향)로 구성된다.

XR9 키트는 XSR900 외에도 같은 CP3 엔진 기반의 MT-09, MT-09 트레이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키트의 가격은 4,975유로(약 670만 원)이며 EU 외 국가에서 주문 시 부가세(21%)는 포함되지 않는다.

결과물만 보면 주거 환경이 어떻든 법적인 제도가 어떻든 간에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부러울 뿐이다. 심지어 이런 예술작품 같은 결과물들이 합법적으로 당당히 도로를 주행하고 소유자의 개성을 뽐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다. 특히 메이커들이 당당히 이 같은 소수 업체들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진행할 수 있다는것 역시 부러워진다.

우리나라에서 튜닝이나 커스텀 이란 말만 꺼내도 일단 법적인 문제로 결국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이 같은 결과물들은 지금은 그저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보트파워에서 XSR900을 베이스로 제작한 XR9 카보나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bottpower.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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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125 스쿠터 NMAX의 2021년 신형 모델(한국사양)이 내년 초부터 한국 시장에 등장한다.  갖가지 첨단 전자제어 장비로 새롭게 무장한 신형 NMAX는 한국 전용 칼라(골드 휠)를 채용하고 빠르면 내년 2월부터 정식 공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 한국모터트레이딩 관계자가 밝혔다. 

새롭게 설계된 신형 프레임에는 유로 5 기준을 만족시키는 가변밸브 방식 블루코어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기존의 이미지를 답습하면서도 헤드라이트를 비롯한 모든 등화류에 LED를 새로이 채용하고, MAX 시리즈 공통의 갈매기 형상 사이드 패널도 전용 설계되었다.

계기반 디스플레이도 칼라로 진화했다. 기존 모델 때부터 호평을 받아온 2채널 ABS는 물론 이번에 새로이 스마트키, 트랙션 컨트롤, DC 시가잭을 채용함으로써 안전성과 편의성이 대폭적으로 향상되었다. 또한 차량의 운전 상태와 라이더의 운행 스타일을 인터넷을 통해 전용 클라우드에 공유함으로써 엔진오일 교환시기나 배터리 상태 등을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받아보는 '야마하 모터사이클 커넥트(Y-Connect)' 애플리케이션 채용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차량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내년 초에는 안드로이드와 iOS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 어플이 구들과 애플 스토어를 통해 누구에게나 무료로 공급된다. 한국 사양 NMAX이므로 당연히 한글 버전이 준비되어 있다. 

한국 사양은 차체 칼라링도 전용 칼라가 채용되어 있으며 메탈릭 실버, 다크 그레이 두 종류가 있으며 휠은 각각 라이트 골드, 맷 골드를 장착한다. 소비자 가격은 미정이며 유로5 엔진과 다양한 전자 장비, IT 기술 Y-Connect 등의 채용으로 짐작건데 기존형에 비해 소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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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이 어우러졌다. 바로 BMW 모토라드 뉴 R18이다.

84년 전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누렸던 BMW R5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 R18은 브랜드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30년대 감성을 그대로 품고 독일에서 날아온 R18을 만났다.

앞서 9월 R18 국내 출시 현장에서 본 차량은 ‘멋’ 그 자체였다. 동그란 눈과 물방울 모양의 연료 탱크, 거대한 박서 엔진, 그리고 쭉 뻗은 크롬 파이프 등 모든 것이 멋을 외치고 있다.

직접 마주한 R18은 생각보다 더 웅장하고 세련됐다. 온몸에 두른 크롬 장식은 무대 조명뿐 아니라 태양빛도 멋지게 반사했다. 특히나 아름답게 반짝이는 크롬 파이프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난다면 굉장히 뼈아플 것만 같았다.

R18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단연 엔진이다. BMW 바이크 역사상 가장 강력한 1802cc 2기통 공랭식 박서 엔진을 품고 있다. 좌우로 튀어나온 거대한 엔진을 보고 있자면 경외감마저 든다. 커다란 엔진에서 뻗어나와 차체 하단부를 지나가는 크롬 덩어리 배기라인은 R18 디자인의 핵심이다.

두 다리 사이에 중형차급 엔진을 품는 느낌이 묘하다. 최고출력은 91마력, 최대토크는 16.1kgfㆍm에 달한다. 2000~40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만큼, 실주행 영역에서 출력에 대한 갈증을 느끼긴 어렵다.

시트에 살포시 앉았다. 기울여진 차체를 바로 세우는 간단한 동작에도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두 다리만으로 바이크를 끌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345kg에 달하는 중량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나마 좌석 높이(시트고 690mm)와 무게 중심이 낮아 불안하지는 않았다.

크롬으로 마감 처리된 클러치와 브레이크 핸들은 두툼한 만큼 쥐는 맛도 일품이다. 덩치를 고려한 것일까. 클러치 답력은 다소 무겁다.

클러치를 쥐고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펑’ 터지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심장이 깨어난다. 덩치만큼이나 배기음도 우렁차다.

스로틀을 가볍게 조작하니 부드럽게 출발한다. 도심에서 살살 몰면 배기음도 얌전한 수준이다. 그러다 스로틀을 조금 더 과감하게 전개하니 목이 꺾일 듯 튀어나간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양발 바로 앞에 자리한 엔진 헤드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헤드가 좌우로 쭉 뻗은 탓에 좁은 길에서 장애물에 닿을까봐 꽤나 신경 쓰인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헤드가 바닥에 닿을 일은 없겠지만, 급격한 코너링에서 행여나 닿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R18은 스포츠 모드 ‘ROCK’, 노멀 모드 ‘ROLL’, 빗길 모드 ‘RAIN’ 등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락 앤 롤’이라니, BMW의 네이밍 센스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도심을 벗어나 교외로 나갔다. 락 모드에서는 스로틀이 한층 민감하게 반응하며 서스펜션도 더 거칠어진다. 살짝만 당겨도 으르렁거리며 튀어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락 모드를 경험하면, 롤 모드로 다시 돌아가기가 어렵다.

스로틀 반응도 락 모드가 오히려 편안하다. 조금만 당겨도 시원하게 달려간다. 본격적으로 달리길 원한다면 스로틀을 조금만 더 당겨주면 충분하다. 다만, 느긋한 크루징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만큼 승차감이 단단하다. 스로틀 반응과 서스펜션 강도를 각각 조절할 수 있는 커스텀 모드가 아쉽다.

레인 모드에서는 전자 장비 개입이 많아진다. 컨디션 좋은 노면에서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만큼 스로틀 반응을 억제한다.

체인이나 벨트가 아닌 드라이브 샤프트로 동력을 전달해 기계적인 멋을 한껏 살려준다. 정작 운전자는 샤프트가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겉으로는 클래식을 추구하지만 편의성은 최신 바이크다. 어댑티브 코너링 라이트부터 ABS, ASC, MSR, 다이내믹 엔진 브레이크 컨트롤, 힐 스타트 컨트롤, 도난 방지 알람 등 각종 전자장비를 품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완소’ 기능은 시동모터를 활용한 후진기어다. 간혹 바이크를 뒤로 빼야할 경우 345kg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때 후진 기능이 빛을 발한다. 작동법은 간단하다. 안장 왼쪽 아래 위치한 레버를 ‘R’에 두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울컥임 없이 꽤나 부드럽게 작동하기 때문에 넘어질 우려도 적다.

다소 쌀쌀한 바람에도 열선 그립을 사용해 손시림을 막을 수 있다. 열선 3단계에서는 맨손으로 만지면 뜨거울 만큼 강력한 발열을 자랑한다. 방한 도구를 어느 정도만 갖춘다면, 초겨울까지도 문제가 없겠다.

계기판 아래 자리한 LCD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뜻밖에도 연료 게이지를 쉽게 확인할 수는 없다. R18의 연료탱크는 16L, 복합 연비는 17.8km/L다. 약 280km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약 신나게 달린다면 약 200km마다 주유소에 방문할 필요가 있겠다.

BMW 모토라드 R18은 기본형이 3100만원, 퍼스트 에디션이 3370만원이다. 거대한 것은 엔진과 덩치 뿐만이 아니다.

R18은 지금까지 경험해본 BMW 모토라드와 다른 강렬한 개성을 가졌다. ‘정통 크루저 = 할리데이비슨’이란 공식이 지겨운 이라면, 새롭게 등장한 R18을 눈여겨 보자.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그래프(http://www.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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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의 로망' 바이크-자전거갤러리 이동

 

50년 타고 싶은 바이크

 

 BMW K1

“드림 바이크가 올드 바이크가 되어서 30년을 달렸고, 이제 50년을 찍어 보려고요”

 

안녕하세요 박수남입니다. 91년식 BMW K1을 타고 있습니다. K1을 탄지는 5년 정도 되었습니다. 10대 시절 K1을 처음 본 순간 마음이 꽂혀버렸어요. 나중에라도 꼭 찾아서 타고 싶다는 마음이었죠. 그때 본 K1을 친한 센터사장님이 계속 소장하고 계셨어요. 그래서 사장님을 6년을 쫓아다니며 얻어낸 것입니다. 어린 시절 꿈꾸던 K1을 나이가 먹고서 타기 전까지 여러 가지 많은 바이크들을 타보았지만 이제는 다른 바이크를 못 타겠어요. 워낙 무게중심 자체가 좋아서 다른 바이크도 소유하고 있지만 포지션도 어색하고 손이 안가네요. 그래서 K1만 타고 있는 거 같아요. 국내에는 6대가 들어왔어요. 그 중에 실 주행을 하는 차량은 제가 알기로는 저뿐이네요. 

 

(좌)91년식 바이크에 장착된 abs 시스템/(우)독특한 디자인의 뒷모습

 

91년식 바이크지만 성능도 좋고 ABS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인젝션을 적용했다는 게 대단해요. 심지어 방향지시등도 오토캔슬이 됩니다. 어린 시절 꿈꾸던 바이크여서 더욱 애정도 많이 가고 유일무이하게 독특하게 생겨서 마음에 들어요. 딱 보면 돌진하고 싶어 하는 느낌이 드는 디자인이에요. 매력이 정말 많아요. 30년이 넘은 바이크가 코너를 부드럽게 탈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거 같아요. 제가 억지로 넘기지 않아도 알아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게 재밌어요.

 

(좌)레트로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계기반/(우)거대한 사각형 헤드라이트

 

BMW모토라드가 국내에 들어오기 전인 91년 식 차량이어서 유지 보수가 어렵습니다. 국내 부품 수급이 너무 힘들어서 독일에서 주문을 하는데 보통 3개월이 걸려요. 그마저도 요즘 코로나 때문에 6개월이나 걸려서 부품 2개를 바꾸면 1년이 그냥 가요. 엔진이나 이런부분은 항상 예방 정비를 해서 아직까지 한 번도 말썽을 부린 적이 없어요. 다만 소모품이나 카울 부분이 30년이란 세월과 재질 문제로 점점 삭아서 부서지고, 찢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보강을 하고 수리를 하면서 타고 있어요. 

 

투어를 가거나 라이딩을 나가면 사람들이 다들 신기해하면서 구경하세요. 한 번은 휴게소에서 쉬던 중 이 바이크를 직접 수입해 오셨던 분들을 만난 적도 있어요. 한 눈에 알아보시더라고요. 30년이 된 바이크를 타면서 바이크를 들여온 분과 마주친 게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웃음) 드림 바이크가 올드 바이크가 되어서 제 손에서 50년을 찍어 보려고요. 소장이 아니라 주행을 하면서 그때까지 저와 달려줬으면 좋겠네요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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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lli 502C

베넬리가 미들클래스에 새롭게 선보인 퍼포먼스 크루저 502C. 늘씬하게 빠진 라인에 탄탄한 근육질이 강조된 바디가 돋보인다. 그런데 어디서 본 것 같다고? 그건 기분 탓은 아니다.

 

 

48마력의 최고출력에 토크는 45Nm로 도톰한 토크와 고회전으로 돌리는 맛이 괜찮은 엔진이다.

베넬리 502C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인정하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502C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름 아닌 502C를 처음 보고 떠올린 그 바이크, 바로 두카티 엑스디아벨과 디자인이 판박이라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베넬리 본사가 있는 페사로가 볼로냐에서 고작 150km 떨어져 있는데….) 이에 대해 베넬리를 변호하고 싶더라도 502C의 디자인d에 엑스디아벨이 존재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다. 2018 밀라노 모터사이클쇼에서 502C가 처음 공개될때 현장에도 있었는데 차량의 모습이 발표되자 당시에 모여 있던 기자들 사이에서도 꽤나 술렁이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두카티가 베넬리에게 법적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이 없는 걸 보면 이탈리아에서도 아직까지 크게 문제 삼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어쨌든 이 디자인에 독창성은 없다는 것은 전제로 깔고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어쨌든 이제 다시 502C에 집중해보자. 디자인의 표절 여부를 떠나서 보면 기다란 차체에 낮고 미려한 스타일은 보편적으로 호감을 살 수 있는 디자인이다. 휠베이스가 1600mm로 길다보니 존재감도 미들급 이상이다. 트렐리스 프레임은 프런트부터 사선으로 내려오며 차체를 듬직하게 감싸고 있다. 다만 사이의 휑한 공간을 메우기 위해 곳곳에 커버들을 붙여놓은 것이 다소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500cc엔진으로 리터급의 사이즈를 만들어 내려다보니 부족한 볼륨감을 채우기 위해서다. 해골, 혹은 스크림의 가면이 연상되는 헤드라이트는 디자인만 보면 호불호가 갈리게 생겼는데 조명이 들어오고 차량 전체와 어우러지면 꽤 괜찮은 느낌이다. 엔진은 레온치노500과 TRK502에 쓰였던 500cc 병렬2기통 엔진을 사용한다. 48마력의 최고출력에 토크는 45Nm로 도톰한 토크와 고회전으로 돌리는 맛이 괜찮은 엔진이다. RK502는 유럽에서 크게 히트를 친 모델이라 품질도 충분히 안정화 되었을 것이다.

 

불만이 만족으로

사실 시트에 앉았을 때까지도 크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접이식 칼처럼 생긴 키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키박스와 핸들 둘레에서 느껴지는 품질이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테스트 차량에 옵션으로 장착된 윈드쉴드의 품질이 좋지 못해서 차량에 대한 인상도 깎아먹은 것 같다. 계기반은 초기 스마트폰 느낌이랄까? 보기에 크게 불편함은 없지만 요즘 바이크들에 비하면 사이즈도 작고 디스플레이의 밝기나 품질 그리고 표시되는 그래픽 퀄리티가 조금 아쉬웠다.

 

(좌)헤드라이트는 면발광과 LED가 조합된 형태로 독특한 인상을 만들어낸다/(우)계기반은 다양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지만 크기가 작고 밝기와 선명도가 아쉽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서 조금씩 좋은 인상을 받았다. 엔진의 시동이 걸리는 느낌도 가볍고 클러치도 부드럽게 작동한다. 뒷바퀴 위에 앉아서 발을 앞으로 쭉 뻗고 몸쪽으로 당겨진 핸들 바를 컨트롤하며 달리는 느낌은 영락없는 크루저다. 하지만 이 바이크의 엔진은 스포츠 바이크처럼 회전수를 높이며 쭉쭉 바이크를 끌어당긴다. 진동도 잘 억제되어있고 엔진의 사운드도 시원시원해서 일명 ‘감는 맛’이 있다. 처음의 기대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마치 스포츠 바이크를 타듯 회전수를 올려가며 타는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경쾌한 가속이 바이크의 좋지 못한 첫 인상을 바꿔주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주행이 재밌었다.

 

(좌)풍만한 연료탱크는 21리터의 용량으로 장거리에 유리하다/(우)운전자 시트는 엉덩이를 잘 받쳐주고 퀄리티도 괜찮다. 뒷좌석은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편이 좋다

여기에 확신을 더한 것이 코너링 성능이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사실 스타일을 위해 강제로 휠베이스를 늘리고 덩치를 키운 모델이라고 생각해서 코너링 성능은 당연히 별로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쓸데없이 과장되게 파고 들거나 코너에서 라인이 불어나는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는 일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좌우로 이어지는 연속 코너에서도 방향전환이 빠르고 핸들링이 정확하다. 그러고보니 리어 타이어 폭이 160mm로 차체와의 밸런스가 적당하다. 멋을 위해서 180mm이상의 광폭타이어를 끼웠다면 자연스러운 핸들링을 망쳤을 것이다. 크루저답게 기어를 높이고 느긋하게 달려보면 주행감각이 극도로 매끄러워진다. 당연히 주행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반면 서스펜션은 빠르게 달릴 때는 괜찮았는데 천천히 달리면 리어가 특히 딱딱하게 느껴진다. 역시 502C로는 빠르게 달리는 것이 정답인 것 같다.

 

(좌)파이프로 구성 된 스윙암이 독특하다/(우)브레이크는 플로팅방식의 더블디스크에 래디얼 캘리퍼가 조합되었다

 

(좌)번호판 브래킷은 방향지시등을 포함하고 스윙암에 연결되어있다/(우)라디에이터 아래 오일쿨러 커버 안쪽은 사실 텅 비어있다

주행 성능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브레이크의 초기 답력에 대한 반응이 둔하다는 것이다. 잘 안선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코너 진입 전 브레이크를 제어하는데 조금 불편했다. 언뜻 생각해도 더블디스크에 래디얼 마운트 캘리퍼인데 왜 이렇게 둔하게 잡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요즘 바이크들은 싱글디스크로도 이보다 좋은 제동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치 ABS가 없는 옛날 바이크들이 과도한 제동력이 걸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밀리게 세팅하던 감각과 비슷했다. 그러고 보니 2017년에 테스트한 동사의 TRK502에도 똑같은 불만을 이야기했었다. 의심이 가는 것은 브레이크 호스인데 이를 매쉬호스로 변경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어쨌든 브레이크 성능은 보여지는 스펙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아쉬움이며 출생의 비밀까지도 이야기했지만 결론적으로 이 바이크의 주요 타겟인 엔트리 라이더들에게 추천 해줄만한 바이크냐 물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우선 750mm의 낮은 시트고가 큰 장점이다. 물론 크루저바이크가 다 낮지만 일반적으로 크루저바이크들은 무겁고 낮은데 비해 502C는 비교적 가볍고 낮다. 이는 초심자나 체구가 작은 라이더에게는 큰 장점이 된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탈 수 있다. 엔진의 출력도 저속에서는 편안함을 느끼면서도 스로틀을 열어 제치면 얼마든지 빠르다고 느낄만큼 가속할 수 있다. 저속과 고속 모두 핸들링이 정확하게 반응해서 초심자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다. 

 

게다가 대놓고 입문용처럼 생기지 않은 점도 좋다. 사실 바이크를 잘 모르는 사람도 멋있다고 생각할 근사한 디자인이다. 이러한 점들로 이미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체급보다 과장된 구성 때문에 생긴 장점도 있다. 앞뒤로 길어진 연료탱크 길이 덕분에 동급에서는 보기 힘든 21리터의 대용량이다. 연비가 리터당 20km는 가볍게 넘기기 때문에 한 번 주유로 서울 부산을 주파하고도 남는다. 이 바이크로 장거리 투어를 다닐 계획이면 은근히 유용하겠다.

이쯤 되니 드는 생각은 ‘애초에 조금만 더 개성 있는 디자인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였다. 진짜 괜찮은 바이크라고 추천해주고 싶다가도 디자인이 추천을 망설이게 만드는 것이 아쉬웠다. 만약 그저 그런 중국브랜드였다면 이 상황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베넬리니까,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Benelli

베넬리는 1911년에 설립 된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 된 모터사이클 기업이다. 2005년 중국의 QJ그룹에 인수되었고 생산도 중국 공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베넬리 본사는 여전히 페사로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공장은 주로 소형모델위주로 생산했었지만 502 시리즈를 거쳐 지금은4기통 엔진을 얹은 TNT600이나 2기통 스포츠 네이키드인 752S등의 대형 모델도 생산하고 있다.

 


 

Benelli 502C

엔진형식 수랭 병렬 2기통 D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69.0 × 66.8(mm)   배기량 500cc   압축비 1.5:1   최고출력 48hp/8,500rpm    최대토크 45Nm/5,0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퓨얼인젝션    연료탱크용량 21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 텔레스코픽 도립 (R) 캔틸레버 모노쇽     타이어 사이즈(F) 120/70 ZR17 (R) 160/60 ZR17     브레이크 (F) 280mm 더블디스크 (R) 240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280×미발표×1140(mm)     휠베이스 1600mm     시트높이 750mm    차량중량 217kg      판매가격 849만 원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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