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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오프로드카 매력 대결…랜드로버 프리랜더2 VS 짚 컴패스

경유값 상승으로 SUV의 붐은 한풀 꺾인 듯하지만 랜드로버와 짚은 그 이름만으로도 여전히 남자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세단을 몰던 얌전한 회사원들의 재미 없는 출퇴근길을 오프로드를 질주하는 열정적인 아웃도어의 삶으로 바꿔줄 두 대의 컴팩트 SUV 매력 비교다.

○랜드로버 프리랜더 2


익스테리어=‘역시 랜드로버’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외관은 프리랜더 2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광각 헤드램프와 심플하면서도 단단한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드 실루엣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다.

인테리어=군더더기 없는 실내 장식과 어울리는 프리미엄급 가죽 시트와 카펫은 프리랜더 2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파노라마식 썬루프는 뒷좌석에서도 상쾌함과 탁 트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랜드로버의 차량중 막내격인 모델이지만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의 오프로드 성능과 스포티함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덕분에 도심에서는 편안한 주행성능을 오프로드에서는 강력한 파워를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엔진음과 막힘없는 가속 성능은 스트레스 없는 도심 주행이 가능하다. 가감속이 많은 도심에서도 손쉬운 주행이 가능한 것은 80이상의 토크(엔진이 내는 힘의 크기)를 1500rpm에서 3500rpm의 넓은 엔진회전 영역 대에서 발생시킨 덕분이다.

풀타임 지능형 4륜 구동 시스템을 장착해 주행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콘의 선택만으로 일반 주행, 잔디·자갈·눈 등 미끄러운 온오프 진흙탕 길, 시골길, 해변가· 모래언덕 등 4가지 주행 모드로 변경할 수 있다. 차세대 능동형 안정성 컨트롤 (DSC) 시스템과 급격한 언덕에서도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한 급사면 속도 제어창치 등도 오프로드 주행의 자신감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해준다.

○짚 컴패스


익스테리어=7 슬롯 그릴과 원형의 헤드램프 등 짚 고유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와 날렵한 실루엣을 갖췄다. 전통적인 Jeep스타일의 동그란 전조등과 안개 등은 짚의 스포티함을 한층 살려준다.

인테리어=투톤의 프리미엄 가죽시트를 사용해 외관에서 느껴지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실내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넉넉하면서도 다양하게 변경 가능한 뒷좌석의 활용도 역시 뛰어나다.

‘도심 주행’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콤팩트 SUV 차량이다. 편안한 운전의 즐거움과 SUV가 지닌 활용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최근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 윤계상 차량으로 등장해 20∼30대 젊은 남성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모델이다. 도심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짚 브랜드 임에는 틀림없다. 전륜구동 방식과 상시 4륜 구동(4WD) 방식이 동시에 가능한 ‘프리덤 드라이브 ITM’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심 주행은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액티브한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을, 뒤쪽에는 멀티링크 방식을 사용해 오프로드에서는 부드럽고, 온로드에서는 탄탄하면서도 유연한 핸들링과 승차감을 제공한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사이드 커튼 에어백, 전자식 주행안정 프로그램 (ESP), 전자식 전복 방지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이토록 스타일리시하며 다양한 기능을 갖춘 짚 컴패스를 2000만원대로 소유할 수 있다는 것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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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RS4는 첨단 FSI 직분사 기술이 적용된 자연흡기 V8 4.2 리터 엔진을 얹고, 420마력의 강력한 파워를 네 바퀴로 뿜어낸다. A4를 베이스로 한 차체는 동급 모델 대비 크고 넉넉하며, 강력한 파워에도 불구하고 엔진 회전이 아주 매끄러워 스포츠카를 일상용으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탄력 있는 클러치와 절도감 좋은 기어를 직접 움직이며, 강력한 파워를 다루는 재미는 헤어나오기 힘든 마력이다.


강력한 RS4가 국내에 들어왔다. 이전 세대 RS4는 국내에 공식적으로 들어온 적이 없으며, RS6는 소수만 한정으로 들어왔었다. 더욱이 새로운 RS4는 국내 시장에서 호응을 얻기 힘든 수동 변속기만 장착되는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국내 진출을 결정한 것이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아우디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우디 코리아는 이미 2005년의 S4에 이어 지난 11월 RS4를 선보였으며, 2007년에는 S6와 S8은 물론 아우디가 처음 선보인 미드십 정통 스포츠카 R8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아우디의 스포츠라인 모든 모델이 국내 도로를 누빌 수 있게 된다.

아우디는 기본적으로 브랜드에서 따온 영문자 ‘A’를 차명에 사용하고 있다. A3, A4, A6, 그리고 A8. 이들을 기본으로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발휘하도록 만든 스포츠 모델이 존재하는데, 각 라인업을 따라서 S3, S4, S6, 그리고 S8이 그들이다. 이들은 보다 스포티한 외모와 더욱 강력한 엔진, 그리고 탄탄한 하체 등을 갖춰, 겉으로는 평범한 세단처럼 보이지만 스포츠카의 강력한 달리기를 선사한다.

이러한 스포츠버전은 BMW의 M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버전과 경쟁하게 된다. 스포츠 버전의 기본적인 개념은 3사가 비슷하지만 아우디의 S모델들은 아우디의 자회사 콰트로사가 생산하는 만큼 모든 모델이 콰트로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도 4륜 구동 세단이 존재하지만 M시리즈와 AMG버전에는 4륜 구동 스포츠 세단 모델이 없다.) 그런데 아우디는 여기서 한술 더 떠서 S 모델들 위에 더욱 강력한 RS 버전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RS4와 RS6만 존재하는데, RS4는 신형이 이번에 국내에 도입되었고, RS6는 아직 신형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들 역시 콰트로사에서 생산되며, 콰트로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RS4의 역사를 잠깐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우디 80을 베이스로 220마력을 발휘했던 S2와 더욱 강력한 2.2리터 터보 315마력 엔진을 장착한 RS2 아반트에 이른다. 왜건 모델만 있었던 이 RS2 아반트가 바로 오늘날 RS4의 원조라 할 수 있겠다.
이 후 RS4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이전 세대의 RS4는 2.7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335마력을 발휘했었다. 이 2.7리터 트윈터보 엔진은 그 아래급 S4에 270마력으로 얹혔으며, 이 후 국내에도 소개되었던 A6 2.7T 콰트로올로드 콰트로 2.7T에도 250마력으로 디튠되어 얹혔던 엔진이다.
이 때까지만 해도 A4를 베이스로 한 컴팩트 세단에 6기통 엔진이 한계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우디가 개발한 새로운 V8 엔진은 대배기량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작아 컴팩트 세단에도 적용이 가능해 졌다. 이에 따라서 새로운 A4를 기본으로 한 S4가 등장하면서 V8 4.2리터 엔진이 컴팩트한 S4의 엔진룸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S4에 적용된 V8 4.2리터 엔진은 DOHC 5밸브가 적용되어 344마력을 발휘한다.
새로운 RS4는 같은 배기량인 V8 4.2리터 엔진에 5밸브 대신 4밸브에, 직분사 FSI 기술을 적용해 자연흡기로 무려 420마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리터당 100마력을 달성한 것이다.


튀지 않게 은근히 드러나는 과격함

RS4는 얼핏 봐서는 A4나 S4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앞모습에서는 범퍼 좌우의 공기 흡입구 모양이 다르고, 그 바깥으로 각각 핀이 달린 공기 구멍이 추가 된 점이 다르다. 물론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RS4 로고가 위치한다. 옆 부분에서는 과격하게 부풀린 앞 뒤 펜더가 RS4의 성격을 말해준다. 사이드 미러는 S4가 알루미늄 투톤인데 비해 모노톤으로 마감한 점과 모양이 좀더 둥근 점이 다르다. 휠은 무려 19인치를 끼었는데 스타일이 멋지고 휠 사이로는 RS4로고가 선명한 검정색 캘리퍼가 돋보인다. 타이어도 더욱 과격해 255/35R19 사이즈의 타이어를 앞뒤에 동일하게 신었다. 뒷 모습에서는 트렁크 리드에 적용된 스포일러가 RS4의 것이 더 크고 넓다.
특히 새로운 RS4는 강력한 성능에 어울리는 경량화를 위해 보닛과 프론트 윙, 그리고 서스펜션을 알루미늄을 제작해 무게를 줄였다.

모델 체인지된 A4를 베이스로 한 만큼 실내는 동급에서 상당히 넓은 편이다. 특히 뒷 좌석의 여유가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실내는 가죽과 알루미늄, 카본을 많이 사용해서 세련되게 꾸몄다.
아는 것이 병이라고, 도어를 열고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스티어링 휠은 이 차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스티어링 휠의 아래 부분을 평평하게 잘라내고 알루미늄으로 마감한 스티어링 휠이 원래는 장착되는데, 국내에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림 전체를 펀칭된 가죽으로 감싸고 RS4 로고를 장식해 멋스럽고, 근육질의 느낌도 좋다. 성능을 생각할 때 직경은 조금 큰 듯한 느낌이지만 일상에서의 활용을 생각한다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상단에 RS4 로고를 박아 아이덴티티를 살린, 버킷 타입의 레카로 시트도 RS4를 돋보이게 하는 장비중의 하나다. S4에 장착된 시트와 기능적으로는 같으며, S4의 것에는 RECARO 로고만 박혀 있지만 RS4에는 RS4 로고도 박혀 있는 점이 다르다. 옆구리와 허벅지 부분의 날개가 격렬한 움직임에도 몸을 잘 잡아 주고 장시간 운전에도 편안함이 탁월하다. 허벅지 아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날개가 있다. 다만 가격과 차의 급을 생각할 때 옆구리와 허벅지 부분 날개 조절 기능이나, 어깨 관절 작동 기능 등이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RS4에는 더욱 과격한 헤드 레스트 일체형의 버킷 타입 시트도 존재하는데, 이것 역시 국내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센터 페시아 상단에는 S4에도 없던 모니터가 마련되어 있다. 모니터 오른쪽에는 다양한 버튼들이 위치하는데, 위치만 센터터널이 아닌 센터 페시아로 옮겨 왔을 뿐이지 MMI와 기능이 동일하다. 모니터를 앞으로 눕히면 안쪽에 DVD 롬과 메모리 카드를 넣을 수 있는 슬롯 두 개가 나타난다. DVD 영화를 재생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저장 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은 돋보인다. 6매 CD 체인저는 글로브 박스 안으로 이동했다.

모디터 상단 가운데 다소 낯선 'S' 버튼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어 레버 주변에 있기 마련인 스포츠 버튼이 눈에 잘 띄는(?) 센터페시아 상단으로 올라왔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엑셀의 반응이 좀 더 예민해지고 무엇보다 더욱 풍성한 배기음을 즐길 수 있다.

RS4의 실내에서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수동 6단 변속기와 연결된 기어레버다. 이제는 거의 타임캡슐 속에서나 찾아 볼 수 있을 듯한 수동변속기를 만나는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반갑다. 펀칭된 가죽으로 감싼 공 윗면에는 알루미늄으로 6단 게이트 그림을 새겨 넣었고, 역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기하학적인 모양의 기둥도 멋지다. 후진에 넣을 때는 레버를 살짝 눌러서 왼쪽으로 끝까지 민 후에 넣으면 된다.


클러치는 탄탄한 탄력이 돋보인다. 심하게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비교적 스트로크가 긴 편이고 탄성이 좋아서 반동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강력한 성능을 전달하는 만큼 반클러치를 피하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미트시켜야 한다. 그런 만큼 처음엔 클러치 워크에 적응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하지만 금새 익숙해 지면 강남대로의 지옥 같은 교통체증에서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RS4의 엔진은 최고 회전수가 무려 8,250rpm에 이르면서도 회전은 상당히 매끄럽다. 독일이나 이태리의 이런 성격의 차들이 대체로 회전이 매끄러운데 RS4의 V8은 더욱 두드러진다. 엑셀 페달을 툭 치듯 눌러도 회전이 순식간에 뛰어 오른다. 그리고 클러치를 끊으면 회전은 순식간에 떨어진다. 평소에 일반 승용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RS4와 처음 만났을 때 회전수의 상승과 하강 속도에 익숙해지는 시간 또한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어를 올리는 동작에서 일반 승용차처럼 클러치를 밟은 후 느긋하게 기어를 바꾸고 다시 클러치를 이으려면, 그 사이 회전수가 현저하게 떨어져 버려, 기어와 회전수와 차의 속도가 맞지 않게 된다. RS4를 부드럽게 운전하려면 시프트 업 때에도 신속하게 변속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뿐만 아니라 더블 클러치나 힐앤토를 할 때도 엔진 회전이 빠르고 급격하고 상승하므로 적절한 회전수에 맞추는 적응이 필요하다.

그런데 힐앤토를 사용하기에 엑셀 페달의 위치는 조금 애매하다. 엑셀 페달의 위치가 깊어 브레이크를 아주 깊이 밟는 상황에서는 힐앤토도 비교적 쉽게 쓸 수 있는데, 그리 급하지 않은 코너를 가벼운 브레이킹으로 진입하면서 힐앤토를 사용하려면 엑셀 페달은 너무 깊다. 결국 엑셀 페달의 위치에서도 이 차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평상 시에는 힐앤토 같은 건 쓰지 말자.

맹수 같은 RS4를 일반주행에서 부드럽게 길들이기 위해서는 클러치를 끊을 때 신속하게 끊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 3천 rpm 이하에서 변속할 때는 차이를 크게 느끼기 힘들지만 그 이상의 고회전에서는 클러치를 천천히 끊으면 그 동안에도 차체의 울컥거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RS4는 워낙 토크가 높아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기어를 한 단씩 건너 뛰면서 변속해도 주행이 매끄럽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변속하는 것이 훨씬 여유 있고 부드러울 수 있을 정도다. 더욱이 기어가 6단이나 되므로, 출발해서 80km/h 정도 이르렀을 때 6단까지 변속하려면 정말 오른손과 왼발이 부지런히 움직여 줘야만 한다. 그래서 RS4를 타고 있으면 1단으로 출발한 후에 2단에서 4단으로, 그리고 6단으로 건너 뛰면서 변속하고픈 충동을 자꾸만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변속은 결코 권장할 만한 방법이 아니니, 적어도 RS4와 함께 할 생각이라면 부지런히 각 단의 모든 기어에 충실할 각오를 해야 한다.

또한 엔진이 고회전으로 가더라도 엔진 사운드가 신경질적이지 않고, 저단에서 고회전을 사용할 때 차체에 전달되는 느낌도 아주 매끄럽다. 예로, 1단에서 6~7천 rpm 부근으로 주행에도 미세하게 엔진 회전수를 조절할 수 있고 그 때 차체도 매끄럽게 컨트롤된다는 말이다. 이 정도이니 2, 3, 4단에서는 더 매끄럽다. 그러다 보니 일반 시내에서 기어 변속하기를 깜빡 잊어버리고 저단 고회전으로 주행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시내에서 80km/h 정도로 주행할 때 기어가 3단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심지어는 2단으로 변속한 후에 100km/h가 될 때까지 잊어버리고 변속 없이 그냥 주행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처럼 고회전을 사용해도 아주 매끄럽고 사운드도 부드럽기 때문에 조금만 게을러 지거나 잠깐 딴 생각을 하면 그 사이 엔진만 고공 비행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내에서 이렇게 고회전으로 달린다면 이 엄청난 괴물의 왕성한 식욕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 것이다. 그러니 RS4가 비록 매끄럽더라도 잊어 버리지 말고 부지런히 기어를 바꿔서 고단 기어를 사용한다면 배기량을 생각할 때 비교적 좋은 연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내에서 접하는 엔진음과 배기음은 상당히 자제되어 있어 신경질적이지는 않지만 저음으로 낮게 깔리는 사운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창문을 조금 열고 달려보면 박력있는 배기음을 더 잘 즐길 수도 있다.


맹수의 야성을 잘 길들은 매끄러움이 가장 큰 매력

RS4는 초기 가속 시부터 안정감이 돋보인다. 토크 스티어는 찾아 볼 수 없고 그처럼 강력하게 밀어 부쳐도 휠스핀조차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네 바퀴에 힘이 골고루 분산되기 때문이다. 작은 차체에 넘쳐나는 420마력의 강력한 파워는 RS4를 불과 4.8초 만에 100km/h의 속도까지 쏘아 보낸다. 하지만 회전이 너무 매끄러워서인지 실제 가속해 보면 4.8초를 실감하기에는 조금 못 미치는 느낌이다. 하지만 옆에서 빠르게 달리는 다른 차와 비교해 보면 정말 엄청난 놈이라는 것을 금새 실감할 수 있다.

1단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회전수가 8천 rpm에 이르면 속도는 60km/h를 기록한다. 2단에서 100km/h를 넘어 110km/h에 이르고, 3단에서 160km/h에 이른다. RS4는 워낙 힘이 좋아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8천 rpm이 순식간에 코 앞에 다가오므로, 초긴장 상태에서 회전수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변속하기를 두어 차례 반복해야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다. 하지만 4단에서 210km/h에 이르는 것도 금방이다. 5단에서는 260km/h를 마크한다. 제원표 상에는 250km/h에서 속도가 제한된다고 나와 있지만 계기판으로는 260km/h에서 6단으로 변속한 후에도 조금 더 가속이 되다가 7천 rpm에 이르렀을 때 270km/h를 찍고는 속도가 차단된다. 계기판과 실제 속도 사이에 오차가 있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아는 이의 말에 의하면 오차가 거의 없다고 한다. 리미트가 없다면 6단의 회전수로 계산해 봤을 때 레드 존인 8000rpm에 이르면 300km/h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RS4는 초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이는데, 무엇보다 스트로크는 약간 길지만 단단한 서스펜션이 주는 안락함과 접지력이 돋보인다. 고속으로 달리다가 약간의 범핑이 있어도 차체는 전혀 당황하는 기색을 찾아 볼 수 없다.

RS4의 장점 중의 하나는 시내 주행에서도 크게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클러치가 심하게 무겁지 않아 부담이 적고, 80~100km/h 대의 속도로 주행을 할 땐 6단 혹은 5단 기어 상태에서 전혀 부담 없이 가속하고 정속 주행할 수 있어서 일반 세단을 운전하는 것과 거의 같은 느낌으로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다. 물론 6단으로 달리다가 순식간에 3단으로 내려서 강력하게 치고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앞 4링크와 뒤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RS4를 길들인 공신중의 하나다. 420마리의 말이 끄는 스포츠카로서는 큰 키와 높은 지상고임에 틀림없지만 돋보이는 고속 안정감을 이끌어 내고, 일상주행에서도 큰 무리 없는 탄력 있는 승차감을 제공한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도 진화한다. RS4에는 4세대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되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기본적인 앞 뒤 구동력 배분이 과거 50:50에서 40:60으로 바뀐 점이다. 안정감이 돋보이는 50:50 대신 뒷 바퀴에 구동력을 조금 더 보냄으로 보다 다이나믹한 주행이 가능해 졌다고 한다. 고도로 숙련된 테스트드라이버들이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서 보다 향상된 시스템으로 개선한 것인 만큼 일상적인 주행에서 그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지난 번 용인 스피드웨이에서의 시승은 기자에게 많은 의문을 남겼었다. 함께 주행하는 차량 없이 텅빈 스피드웨이를 혼자서 RS4로 4랩 정도를 돌았었는데, RS4의 강력한 성능을 마냥 즐기기엔 더 없이 좋았지만, 네 바퀴를 굴리는 강력한 머신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최선인지 한 번의 짧은 만남으로 그 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 차가 그냥 A4 콰트로라면 굳이 이런 의문을 던질 필요가 없겠지만 지금 함께하고 있는 놈은 최강 RS4다. 그런 만큼 RS4와 어울리는 대우를 해 줘야 하는 건 당연한 도리다. 이번 이틀간의 시승 때에도 그 때 찾지 못한 답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해 보았다.
스피드웨이에서 확인하지 못한 초 고속영역에서의 성능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이제는 핸들링과 코너링에 대한 숙제를 해결할 차례다.

콰트로의 가장 큰 장점은 눈길이나 빗길에서의 안정적인 주행 뿐 아니라 뛰어난 코너링 성능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네 바퀴 굴림이 코너링에서 더욱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일반적으로 앞이나 뒤에만 힘이 집중되는 2륜 구동 차들과는 달리, 네 바퀴에 힘을 분산시킨 만큼 각 바퀴에 가해지는 힘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더 높은 속도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고, 그 만큼 더 빠른 속도로 코너를 미끄러지지 않고 돌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두 대의 차량이 크기와 모양, 그리고 무게 등이 똑 같고 구동 방식만 다를 때의 일이고, 실제로 비교하게 되는 차량들은 모델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콰트로 시스템이 장착되면 그 만큼 차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엔진에서 바퀴까지 힘이 전달되는 과정이 더 복잡한 만큼 그 과정에서 힘의 손실이 추가적으로 더 발생한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두 배의 속도로 돌아 나갈 수 있지만 실제로 두 배나 빨리 돌 수는 없다.

RS4로 코너를 달려 보면 상당히 높은 속도에서도 보다 안정적으로 코너를 달려 나갈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코너와 코너 사이의 직선 도로에서는 엄청난 파워에 의한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질주할 수 있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가는 RS4를 믿고 조금씩 속도를 올려 보면, 2륜 구동에 비해서는 분명 빠르지만 기대보다 빨리 한계에 이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좀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RS4는 약하게 스키드음을 뿌린 후 ESP가 작동하고 계기판에는 경고등이 번쩍인다. 코너의 특성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자가 가졌던 큰 기대에는 분명 살짝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지금까지 대부분 전륜이나 후륜 구동 스포츠카들에 익숙해 져 있어서 4륜 구동 스포츠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도 쉽게 터득되지는 않았다.

RS4가 코너에서 보이는 거동은 일반적인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가 상황에 따라 모두 나타난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네 바퀴가 동시에 미끄러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네 바퀴에 모두 구동력이 전달되는 만큼 동시에 미끄러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코너 진입 속도와 스티어링 각도, 엑셀의 개도 정도에 따라서 위와 같은 3가지 상황이 모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재미있다. 쉽게 이해하더라도 RS4의 특성은 앞바퀴 굴림과 뒷바퀴 굴림의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만약 RS4의 오너가 된다면 강력한 힘에 어울리는 강력한 코너링을 위해 타이어을 보다 광폭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RS4의 휠 하우스를 들여다 보면 이 또한 쉬운 선택은 아닐 듯 보인다. 이미 옵션으로 제공되는 19인치의 휠에 편평비 35시리즈의 피렐리 P-제로 타이어를 국내에서는 기본으로 신고 있으니 말이다. 자칫 한 가지를 더 얻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볼 때 RS4의 코너링 성능은 탁월하다. 코너링 한계 속도도 높다. 코너와 코너간 직선 구간에서는 최고의 가속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그 후에 코너 진입 전에는 8 피스톤이 적용된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이 진입 속도를 맞추어 준다.

여기서 RS4의 성격을 이해한다면 많은 부분이 설명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슷한 성능을 내는 스포츠카들과 비교할 때, RS4는 상대적으로 키도 크고, 무게 중심도 높다. 경쟁모델과 맞 비교 할 수는 없지만 콰트로 시스템이 장착된 만큼 무게가 더 나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엔진은 그 어떤 경쟁자들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콰트로 시스템은 최강의 전천후 달리기를 보장한다. RS4는 극한의 레이싱을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카가 아닌, 일상적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스포츠카다. 더욱이 극도로 난폭한 야수의 본성을 잘 길들인 매끄러움이 돋보이는 스포츠카다.

주요제원 아우디 RS4

크기
전장×전폭×전고 : 4,589×1,816×1,415mm
휠 베이스 : 2,648 mm
트레드 (앞/뒤) : 1,559/1,569 mm
공차중량 : 1,650kg
승차 정원 : 5명

엔진
형식 : V 8 DOHC FSI
배기량 : 4,163cc
보어×스트로크 : 84.5m × 92.8mm
압축비 : 12.5 : 1
최고출력 : 420마력/7,000rpm
최대토크 : 43.8kg.m/5,500rpm

트랜스미션
6단 MT
기어비 (1/2/3/4/5/6/R) : 3.667/2.211/1.520/1.133/0.918/0.777/3.333
최종감속비 : 4.111

섀시
서스펜션 (앞/뒤) : 4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 뒤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옵션 255/35R19
구동방식 : 4WD

성능
0-100km/h : 4.8초
최고속도 : 250 km/h(속도 제한)
연료탱크 용량 : 63리터
연비 : 7.3km/L

차량 가격 : 1억 4,550만원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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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R은 동급에서 가장 스포티하고 퓨어한 주행 감성을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400마력의 출력과 일치감치 터지는 최대 토크는 가벼운 차체를 더욱 가볍게 한다. 매우 단단한 하체는 안락함을 다소 떨어트리지만 핸들링을 날카롭게 만드는 부분이다. XJR의 하체는 좀처럼 타이어 소리를 듣기 힘들만큼 노면 장악력이 좋고 조향에 따른 반응은 차 크기를 잊을 정도로 빠르다. 4.2 LWB 보다 가격이 낮은 것도 장점으로 다가온다.

글 / 한상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박기돈(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재규어는 단순한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부터 부지런히 새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고 있다. 몇 안 되는 모델 중에서 유일하게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는 XJ는 재규어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살려낸 모델이며 판매도 가장 많다.
재규어의 기함 XJ는 엔진에 따라 작명법이 달라진다. 6기통은 XJ6, 8기통 엔진은 XJ8로 불리게 되며 오늘 시승하는 고성능 모델 R 버전은 XJR로 명명된다. XJR은 외관부터 엔진, 하체의 성격이 일반 XJ와 다르다. XJ 오너 중에서도 더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오너를 위한 모델인 셈이다.


재규어의 R 버전과 같은 고성능 모델은 자동차 메이커의 필수 요인이 된지 오래다. 스포츠 모델이 없는 메이커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스포츠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의 안중에도 없는 말레이시아의 프로톤조차 R3라는 스포츠 버전이 있다.
오늘날 이렇게 고성능 디비전이 활성화 되는 이유는 이미지 제고를 위해 모터스포츠에 쏟아 붓는 것보다 돈이 적게 들기도 하지만 소매 마진까지 좋기 때문이다. 미국의 스트라티직 디비전에 따르면 유럽 메이커의 고성능 모델은 기본형 보다 마진이 세 배나 좋다. 거기다 역사가 쌓이면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장 유명한 디비전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M과 AMG이다. 아우디도 S와 RS를 만드는 콰트로 GmbH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중에서 BMW의 M 디비전은 대표적인 존재로, 오래 기간 쌓아온 M의 인지도는 여전히 다른 메이커들의 벤치 마킹 대상이며 부러움의 존재이다.

재규어도 시기는 늦었지만 R 버전이라는 고성능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재규어의 R을 독일 메이커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기본형 시리즈와 차별화 되는 스포티함으로 골수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같은 고성능 버전이지만 재규어의 R은 BMW 같은 독일차처럼 스파트탄적인 느낌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고성능 버전이지만 여전히 물렁한 미국차와도 크게 다르다. 재규어는 전통적으로 GT적인 성격을 지향해 왔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스포츠카들이 하드코어함 보다는 편하고 안전한 고성능을 지향하는 트렌드가 GT와 일맥상통한다.

XJR의 경우 구형과 별반 달라지지 않는 엔진의 성능은 아쉬움 중의 하나이다. 라이벌들이 쑥쑥 출력을 올리고 있지만 XJR은 제자리에 멈춰서 있어 시류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줄곧 적자만 냈기 때문에 투자할 수 없는 여력이 없었을 것이다.
이제 재규어는 포드에서 인도의 타타에게 소유권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다. ‘인도 소유의 재규어’. 자세는 좀 안 나오지만 돈 많은 주인을 만나면 앞으로의 재규어는 더 희망적이지 않을까.

안팎으로 풍기는 은은한 고성능 이미지

시승을 위해 기다리는 XJR은 롱 휠베이스도 아니고 일반 XJ와 비교 시 크게 변한 모습은 없는데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어딘지 모르게 묵직하고 타이어가 땅을 내리누르는 감각이 두드러진다. 얼핏 봐선 다른 부분을 모두 잡아내기 힘들 정도지만 풍기는 이미지는 일반 XJ와 분명히 다르다. 유럽의 고성능 차를 타는 맛은 바로 이런 은은함이다.

다른 R 버전처럼 XJR 역시 외관에서 가장 다른 점은 메시 그릴이다. 요즘 나오는 재규어는 R 버전만의 특징이었던 메시 그릴을 채용하고 있지만 역시 ‘공식’ R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진짜 R은 R 룩과는 확연히 다른 포스를 내뿜는다.
그릴 주위는 크롬을 덧대 스포티와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했으며 하단의 인테이크와 안개등 주변도 메탈 트림으로 꾸몄다. 비스듬하게 아래로 향한 헤드램프는 XJ 디자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원래 늘씬했던 보디 라인은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하면서 차고도 조금 낮췄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짧은 프런트 오버행과 그보다 두 배 정도 긴 리어 오버행은 XJ 시리즈의 전통이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RE050A로 앞뒤 모두 255/35ZR/20 사이즈를 달았다. 보통 고성능 뒷바퀴굴림 모델에는 앞뒤 바퀴의 사이즈를 달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XJR은 모두 같다. 이 타이어는 정숙성 보다는 그립, 즉 성능이 우선시 되는 제품이다. XJR의 고성능에 잘 부합되는 타이어이다. 뒤에서 보면 255 사이즈의 타이어가 압도적으로 다가온다.
20인치 휠은 XJ 시리즈에서는 가장 큰 사이즈이다. 림이 스포크 끝까지 뻗어있는 시원한 디자인으로 은근히 스포티한 XJR과 잘 어울린다. 차체 사이즈가 있기 때문에 20인치라는 사이즈가 그리 커보이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브레이크 디스크를 보면 크기가 실감난다. 캘리퍼에도 R 로고가 선명하다.
메시 그릴과 20인치 휠 이외의 차이점은 트렁크 리드에 붙은 XJR 로고이다. 빈약해 보이는 듀얼 머플러는 구경도 키우고 더 화려하게 꾸몄으면 싶다.

유럽의 고성능 모델이 그렇듯 XJR 역시 출력과 고급스러움이 동시에 올라간다. 실내 디자인은 다른 XJ와 완전히 동일하지만 소재를 달리해 특별한 XJ임을 알린다. 부드러운 소재로 천정까지 꼼꼼히 마감했고 가죽 사이를 누비는 하얀색 바늘땀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열쇠를 연상시키는 고전적인 디자인의 시동 키는 돌리는데 다소의 손목 힘이 필요하다. XJR은 리모컨으로 선루프와 창문 네 개를 모두 개폐할 수 있고, 문 하나라도 덜 닫혔을 때에는 사이드 미러만 접힐 뿐 경고음과 함께 도어 록이 작동하지 않는다.

실내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단단해진 시트이다. 쿠션 자체도 단단해졌지만 양 날개를 키워 측면 지지력이 한결 좋아졌다. 특히 XJR의 시트는 럼버 서포트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쿠션의 길이를 늘릴 수 있어 원하는 운전 자세를 금방 찾을 수 있다. 시트는 다른 XJ처럼 냉난방 모두 3단계가 지원된다. 페달 조절 기능은 스티어링 컬럼의 다이얼 버튼으로 스티어링과 같이 조절할 수 있는데, 나에게 맞는 운전 자세를 잡기가 상당히 편하다. 페달의 움직임의 폭도 큰 편이다.

이외의 달라진 부분은 대시보드 상단과 도어 트림, 기어 레버 주변을 메탈 트림으로 마감한 정도이다. 기어 레버 상단과 시트의 헤드레스트에는 R 로고가 박혀 있고, 속도계 중앙에는 ‘SUPERCHARGED'가 새겨져 있어 과급 엔진임을 알리고 있다.

다른 XJ처럼 옥에 티는 센터페시아이다. 좋은 원목, 가죽과는 동떨어지게 플라스틱의 재질이나 버튼 디자인이 XJ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또 고급 세단은 버튼의 조작감까지 좋아야 하는데 XJ는 평범한 세단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포드와의 공유 흔적이 역력하다. ‘CLIMATE' 메뉴로 들어가 공조 장치를 조작해야 하는 인터페이스도 많이 불편하다.


2열은 센터 터널이 높게 솟아 있어 실재로 3명이 타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숏 휠베이스 모델이지만 레그룸은 충분하고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헤드룸도 크게 모자라지 않는다. 다만 시트의 등받이가 조금만 더 누웠으면 싶다.
2열 승객을 위해 1열 헤드레스트에는 모니터가 마련된다. 이 모니터를 통해 DVD와 라디오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암레스트의 컨트롤 패널을 이용해 좌우 별도로 조절이 가능하다. 또 전화도 사용 가능하며 AUX 단자가 있어 외부 기기도 연결할 수 있다. 블라인드를 치면 아늑한 공간이 완성된다. 트렁크와 통하는 스키 스루는 없다.

실내도 일반 XJ 보다 좋지만 트렁크 안쪽까지 고급스러운 안감으로 마감한 부분은 보기에도 좋다. 트렁크는 얼핏 넓어 보이지만 높이가 낮아 실제 용량은 470리터에 불과하다. 이는 공간을 잘 뽑아낸 중형 세단 수준으로, 미끈한 스타일링을 위해 희생된 부분이다. DVD 체인저는 트렁크에 위치해 있다.

퓨어한 몸놀림, 운전자의 입력에 솔직히 반응

XJR은 정지 상태에서도 달리기를 위한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다. 작년 말 시승했던 4.2 LWB가 매우 조용했던 것에 반해 XJR은 공회전부터 다르다. 기본적으로 소리를 살려놓았다.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둥둥거리는 엔진음과 배기음이 나지막이 들린다. 대형 세단이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을 강조한 모델이라는 것을 출발 전부터 알린다.

XJ는 알루미늄 섀시 덕분에 동급에서 가장 가볍다. 이는 스포츠 버전인 XJR도 마찬가지로, 400마력 엔진과의 조합은 강력한 순발력을 기대해 볼만하다. 0→100km/h 가속 시간은 단 5.3초인데, 실제 느낌도 이런 수치에 충분히 부합한다. 4.2 LWB의 초반 가속감이 수치에 비해 약했던 것과는 다르다.


초반부터 날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4.2 LWB와 비슷한 무게에 출력은 100마력 높아졌지만 기어비는 거의 같기 때문이다. 거기다 대배기량 엔진과 만난 수퍼차저는 흡사 디젤과 같은 느낌을 준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고 있어도 힘차게 뻗어나가고 1,000rpm만 넘으면 가감속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토크를 내뿜는다. 저회전 토크가 조금은 부족하게 느껴졌던 4.2 자연흡기 엔진의 특성은 수퍼차저 적용으로 깨끗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다루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즉각적으로 힘이 나오기 때문에 가다서다가 잦은 시내 주행에서도 편하고 추월 시에도 빛을 발한다. XJR을 타면 차가 가볍다는 느낌을 진하게 받는다.

XJR은 100km/h 이후의 가속력이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100→200km/h 가속이 더 짜릿하다. 4.2 LWB는 부드럽게 200km/h를 넘어가지만 XJR은 그보다 더 빠르면서도 속도가 붙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1, 2단에 비해 3, 4단의 간격이 좁아 중속에서도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4단에서 230km/h, 5단 5,000rpm에 이르면 제한이 걸리는 250km/h까지 거침없이 치고 올라간다. 기어가 바뀌면서 잠깐 숨을 고르는 경우도 없다. 강한 토크를 바탕으로 시종일관 밀어붙인다. 1, 2, 3단의 최고 속도는 각각 60, 110, 170km/h로 고성능 모델답게 보폭이 넓다. 6단 100km/h 시 회전수도 1,500rpm에 불과하다.

XJR의 수퍼차저 엔진은 토크 밴드도 넓지만 고회전으로 가도 힘의 하락이 별로 없고 질감도 좋다. 추월 가속 시 컴프레서가 발생하는 독특한 고주파 음은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 한다. 이 사운드는 사람에 따라서는 소음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고성능의 일부로 해석하면 좋을 듯하다.

화끈한 가속력과는 달리 주행 시 발생하는 풍절음의 질과 진동은 단점이다. XJR은 거친 풍절음이 고속 주행 시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소리의 양 보다는 질의 문제로, 차체 끝에서 부딪치는 바람 소리가 다소 거칠다. 오히려 타이어 소음은 적다. 그립 위주의 타이어지만 하체 방음을 잘했는지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재규어는 정말 고집이 대단한 메이커이다. XJR 정도의 출력과 성격이면 패들 시프터가 있을 법도 한데 재규어는 여전히 수동 모드도 없는 J-게이트를 고수하고 있다. 물론 J-게이트의 조작감이 수동 모드와 맞먹을 정도로 좋긴 하지만 너무 전통의 틀에 묶인 것은 아닌가 싶다.
D 모드에서 우측으로 젖혀 수동 모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조작감은 매우 우수하다. D에서 우측으로 한 번 젖히면 5단, 그 다음부터는 2단까지 일렬로 늘어서 있는 방식이다. 2~5단은 계기판에 인디케이터가 없어 단수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지만 J-게이트에 익숙해진 오너라면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엔진만큼 다른 부분은 바로 하체이다. 짧은 댐퍼 스트로크에서 재규어 특유의 나긋함은 사라지고 단단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노면의 충격이 그대로 전해지고 35시리즈 타이어와 20인치 휠 때문에 돌 밟히는 느낌까지 스티어링 휠로 전해진다. 기존이 승차감과 핸들링을 양립하는 재규어의 세팅이었다면 XJR은 승차감을 상당부분 포기했다. 무개념(?)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그 충격이 상당 부분 몸으로 전해진다.
약간의 롤은 남겨놨지만 단단한 하체는 코너에서 좀처럼 타이어 소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어지간한 코너는 가볍게 돌아나가고 리어가 한 덩어리가 되어 따라오는 느낌이 탁월하다. 기존의 XJ는 부드러우면서 노면을 움켜잡는 능력이 뛰어났지만 XJR은 그런 특성을 좀 더 하드코어하게 바꿨다 하겠다.
한 가지 흠이라면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는 뒷바퀴가 순간적으로 접지를 잃을 때가 있다. 서킷처럼 고른 노면이라면 모를까 일반 도로에서는 리어 댐퍼를 좀 더 부드럽게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핸들 감각은 처음 모는 사람도 부담 없을 정도로 가볍지만 조향이 정확하다. 속도가 높아지면서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무게도 자연스럽고 조향 시 날쌔게 머리가 움직인다.
페달의 스트로크가 좀 깊긴 하지만 다른 XJ처럼 브레이크의 능력은 매우 우수하다. 초기 반응에서 마지막으로 차가 멈추기까지 제동력의 증가가 일정하고 늘어나고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다.

XJR은 전형적으로 하이 오너를 위한 고성능 모델이다. 안락함을 희생하면서 얻은 핸들링 성능은 강한 엔진과 맞물려 XJ와는 차별화된 운전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기존 롱 휠베이스의 뒷좌석 편의 장비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그럼에도 출력이 100마력 낮은 4.2 LWB 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남다른 XJ를 원했던 오너에게 안성맞춤인 모델이다.

주요제원 재규어 XJR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91×2,104×1,462mm,
휠 베이스 : 3,034mm
트레드앞/뒤 : 1,556/1,546mm
차량중량 : 1,790kg
최소회전반경 : 5.9m

엔진
형식 : 4,196cc V형 8기통 수퍼차저
최고출력 : 400마력/6,100rpm
최대 토크 : 55.3kgm/3,500rpm.
보어×스트로크 : 86.0 x 90.3mm
압축비 : 9.1:1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AT
기어비 : 4.17/2.34/1.52/1.14/0.87/0.69
최종감속비 : 2.87

섀시
서스펜션 : 더블위시본
브레이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 255/35R20

성능
0-100km/h : 5.3초
최고속도 : 250km/h

연료탱크 용량 : 85리터
연비 : 7.4km/리터(3등급/8군)

차량 가격
1억 3,300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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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쿠페 407 HDi는 매력적인 스타일의 쿠페 보디와 전체를 가죽으로 감싸다시피 한 화려하고 스포티한 인테리어, 그리고 매일 타고 다녀도 부담 없을 정도로 경제성이 뛰어나면서도 정숙성과 강력한 파워가 돋보이는 디젤 엔진이 어우러진 진정한 에브리데이 스포츠 쿠페다. 정평이 나 있는 푸조의 서스펜션이 어우러져 시내 주행과 와인딩로드를 모두 만족시킨다.

글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사진 / 박기돈, 고병배(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푸조는 국내 최초로 디젤 승용차를 선보인 메이커로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최초 디젤 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스포츠 쿠페 최초로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지난 서울모터쇼를 통해서 첫 선을 보인 푸조 쿠페 407 HDi는 406시절 선보였던 406 쿠페의 뒤를 잇는다. 406 쿠페는 406 세단까지 디자인을 담당했던 피닌파리나가 역시 디자인을 맡아 뛰어난 스타일링을 자랑했던 모델이다. 국내에는 IMF 이전 406 쿠페 2.0 모델이 잠시 들어왔다가 한불 모터스를 통해서 406 쿠페 3.0 모델이 잠깐 소개된 적이 있었다.

유독 예쁜 차를 좋아하는 기자도 406 쿠페를 무척이나 동경했었지만 몇 번 좌석에 앉아볼 기회만 있었을 뿐 실제 406 쿠페를 운전해 볼 기회는 갖지 못했다. 그러다가 406 쿠페의 시대는 가고 쿠페 407의 시대가 오고 만 것이다.

406 모델 까지는 이태리의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했지만 407로 넘어오면서 푸조는 자체 디자인팀에 디자인을 맡겼다. 독특하면서도 과감한 스타일링을 선보인 407 이후 푸조는 강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면서 과감한 스타일링을 유지해오고 있다.
407 세단의 경우 앞모습은 컨셉트카를 닮은 화려한 스타일이 돋보이지만 뒷 모습은 어딘가 어색해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인 반면, 407 SW는 스테이션 왜건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날렵한 스타일이 돋보여, 오히려 세단보다 더 멋진 왜건 모델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407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된 쿠페 407은 무엇보다 늘씬한 차체가 돋보이는데, 세단을 닮았지만 더욱 스포티한 앞모습에서부터 뒷모습까지 완전히 새롭게 손봐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앞모습은 강렬하고, 뒷 모습은 심심하다

우선 차체의 크기가 커졌다. 전장×전폭×전고가 4,815×1,868×1,400mm로 세단의 4,676×1,811×1,445mm에 비해 길이가 139mm 길어지고 폭은 57mm 늘어났지만 높이는 45mm 낮아졌다. 더욱 안정감이 높아졌을 것은 수치로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차체는 더욱 늘씬하면서 쫘악 가라앉은 스타일이 돋보인다. 또한 407 세단의 경우 중형 세단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차체가 작은 편이었는데, 쿠페 407은 이제 당당한 차체를 가지게 된 셈이다. 특히 지상고도 4.4cm 낮춰 안정감은 더욱 크다.

하지만 휠베이스는 2,725mm로 세단과 동일하다. 결국 앞 뒤 오버행이 늘어났다는 이야기인데 세단에 비해 앞이 5.5cm, 뒤가 8.5cm 더 길다. 옆에서 봤을 때 오버행이 긴 모습이 다소 어색하면서 잠깐 포르쉐 911을 떠 올리게도 하는데, 어쨌든 세단에 비해 앞 뒤 비례는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앞모습은 세단과 많이 닮은 모습이지만 더 날렵하고 터프하다. 무엇보다 더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에 이빨을 드러낸 듯한 강한 느낌의 격자를 더하고, 펜더 쪽으로는 상어의 아가미 무늬를 더했다. 사자는 간데 없고 파란색 상어가 등장하는 상황이다. 그릴 좌우에는 동그란 안개등을 넣었고 범퍼 아래에는 검정색 스커트를 더했는데, 그 곳에 주차 센서가 위치한 것도 독특하다. 차체가 낮고 오버행이 긴 만큼 낮은 장애물도 조심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한 배치로 보인다.
헤드램프의 모습도 살짝 바뀌었다. 각이 살아 있었던 세단에 비해 각을 없애고 더 날렵하게 다듬었다.

옆모습에서는 무엇보다 우아하게 떨어지는 지붕선이 만드는 이미지가 강하다. 벨트라인도 뒤로 가면서 살짝 치켜 올라가 스포티한 쐐기형 차체를 완성시킨다. 도어 하단에서 한번 예리하게 꺽이는 라인도 강한 느낌을 준다. 도어를 열면 도어 아래쪽에 두 개의 작은 핀이 달려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 보는 것이어서 자세히 보니 차체 쪽에는 두 개의 구멍이 있어서 그 속으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다. 이 장치는 푸조가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측면 충돌 시 도어가 접히면서 실내로 침입하는 것을 막아 준다고 한다. 특히 도어가 긴 쿠페에는 상당히 중요한 안전 장비로 보여진다.

화려하고 강렬한 앞모습에 비해 뒷모습은 상당히 심심하다. 트렁크 끝을 살짝 들어올려 스포일러를 만들었다. 범퍼 아래 머플러도 듀얼이긴 하지만 좌우로 뽑아내지는 않았다.

스포츠 쿠페의 실내는 화려해야 한다

프레임이 없는 긴 도어를 열면 푸조 차들 중에서 가장 화려한 실내를 만날 수 있다. 우선 버켓 타입의 갈색 가죽 시트가 눈에 들어오지만 살짝 눈을 돌리면 데시보드 전체를 같은 가죽으로 감싼 것이 시선을 잡아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 조차도 최고급 모델에만 적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푸조는 과감하게 데시보드 전체를 가죽으로 덮었다. 지난 서울 모터쇼에 감깍 등장한 207CC도 가죽으로 감싼 데시보드가 돋보였던 기억이 난다.

이러다 푸조가 가죽으로 덮은 데시보드를 대중화시키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세단과 디자인이 동일한 데시보드이지만 가죽으로 덮은 효과는 대단해,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이 함께 돋보인다. 계기판 위의 커버도 역시 가죽으로 감쌌는데, 쿠페 407은 계기판도 상당히 스포티하다. 크롬링 안쪽으로 눈금을 더욱 촘촘하게 나누고 바늘도 더 굵은 것을 사용했다. 무엇보다 계기판 바탕에 다이아몬드 무늬를 촘촘하게 박아 전체적으로 스포티함이 묻어난다.

갈색 가죽으로 감싼 시트는 보기에도 불끈 솟은 근육질 스타일인데 앉아보면 딱딱하지 않으면서 몸을 완벽하게 감싸 준다. 안락함과 안정감을 모두 만족시키는 수준이다. 어깨 부분의 레버를 당겨서 시트를 앞으로 젖히면 전동으로 슬라이딩이 되면서 뒷좌석으로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등받이를 뒤로 젖히면 역시 전동으로 슬라이딩 되면서 시트를 원위치 시킨다.

뒷좌석도 상당이 여유 있다. 머리 공간이 다소 부족하지만 독립식으로 마련된 시트는 앞 좌석 못지 않은 버켓타입이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손잡이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돋보인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LCD창이 새로 더해졌고, 그 아래에는 멀티미디어 모니터가 자리했다. 위의 작은 LCD창은 오디오와 에어컨 및 트립 컴퓨터 등의 정보가 제공되고, 아래의 큰 모니터로는 네비게이션과 DMB, 사진과 외부 기기 연결 등 다양한 멀티 미디어 정보가 터치스크린으로 제공된다.

네비게이션은 DVD나 하드디스크 방식이 아닌 SD 카드를 통해서 제공된다. 글로브 박스에 마련된 3채널 AUX 단자 옆에 있는 SD 카드 슬롯에 2기가 바이트 용량의 SD카드가 제공되는데, 여기에 네비게이션 정보가 들어있다. 물론 카드에 사진이나 MP3등을 저장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글로브 박스에는 에어컨과 연결된 쿨링 기능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 307SW에서는 이 멀티미디어 기기에서 윈도우 게임을 지원했었는데, 이번에는 재미있는 메모 기능이 마련되어, 터치 스크린으로 간단한 메모를 저장할 수 있다.

오디오는 JBL 스피커가 장착되어 풍성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특히 MP3를 지원하는 CD 플레이어는 고음질의 순정 CD뿐 아니라 MP3 파일도 훌륭하게 재생해, JBL 스피커의 풍부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굳이 지적하자면 기자의 취향으로는 비트가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고, 음량을 최고 수준까지 올렸을 때 떨림도 약간 있다. 하지만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분명 훌륭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또 하나, DMB 방송과 SD 카드의 MP3 재생기능은 오디오로 직접 연결되지 않고 FM 주파수를 통해 전달되는 방식이어서 JBL 스피커를 통해서 재생되긴 하지만 음질에 저하가 있는 점이 아쉽다. JBL 스피커가 금상첨화였다면, FM 방식 사운드는 옥의 티라 할 수 있겠다.

스티어링 휠은 푸조에서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다. 칼럼에 레버 형태로 오디오와 크루즈 컨트롤 조절 리모컨이 장착되어 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미 여러 번 경험한 바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강력한 성능을 고려할 때 스티어링 휠에 시프트 패들과 원터치 방향 지시등이 장착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조용하고 매끄러운 디젤 엔진의 표준 2.7 HDi

키를 돌려 시동을 걸면 휘발유 엔진이 부럽지 않을 만큼 정숙한 디젤엔진이 박동을 시작한다. 쿠페 407 HDi에는 607 HDi에 장착된 것과 같은 V6 DOHC 2.7 디젤엔진이 장착된다. 세계 최대의 디젤 엔진 생산량을 자랑하는 푸조답게, 포드와 공동개발한 이 V6 2.7 디젤엔진도 푸조는 물론 여러 메이커에서 탑재하고 있는데, 재규어 S타입과 XJ, 그리고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3 등에 탑재된다. 모든 모델들에서 뛰어난 정숙성과 넉넉한 파워를 자랑한다.

쿠페 407 HDi에 탑재된 2,721cc V6 터보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05bhp/4,000rpm, 최대토크 44.9kg.m/1,900rpm을 발휘한다. 진동과 소음이 적고 회전이 매끄러워 부드러움이 최고의 장기인 엔진이다. 물론 푸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디젤미립자필터(DPF: Diesel Particle Filter)가 장착되어 유로 4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다.

 
기자의 기억으로는 재규어 S 타입에 장착되었을 때가 가장 조용하고, 또 가속성능도 뛰어났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오늘 쿠페 407에서 만난 이 엔진 역시 정숙성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디젤 엔진 특유의 음색이 조금 나타나긴 하지만 거의 휘발유 엔진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고 진동도 거의 없다. 당연히 정속 주행 시에는 휘발유 엔진보다 더 조용하다고 느낄 정도다.

그런데 이 엔진은 푸조 607에서는 그 파워 면에서 그리 강력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었다. 그저 넉넉한 힘을 여유 있게 뽑아낸다는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재규어 S타입에서는 파워와 응답성도 최고 수준이었다. 쿠페 407에서는 어떨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형 세단인 607에 비해 응답성도 한템포 빠르고 차에 전달되는 파워도 훨씬 강력한 느낌이다.

변속기는 푸조가 여러 해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팁트로닉 자동 6단이다. 407 세단과 407SW HDi 에도 적용되어 있다. 쿠페 407과의 조합에서는 응답성이 약간 나아졌다는 느낌이다. 0~100km/h 가속에는 제원상 8.5초가 걸린다. 스포츠 쿠페에 V6 2.7리터 엔진임을 감안하면 수치상 그리 강력한 수준은 분명 아니다. 기대하기는 6초대 정도는 돼야 어디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 주행해 보면 충분히 경쾌하고 파워풀하다. 특히 디젤 엔진의 특성상 최초 정지 가속 보다는 중속에서부터의 추월 가속이 훨씬 시원시원하다. 그런 점이 실제 시내에서나 고속화 도로에서 박차고 나가는 느낌으로 통쾌함을 준다.

변속은 일반 D 모드에서 약 4,200rpm 정도에서 변속이 되면서 35, 70, 110, 145, 그리고 19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진다. 5단까지는 비교적 꾸준하게 가속이 잘 이루어지지만 6단으로 변속한 후에는 가속력이 많이 떨어지면서 긴 거리를 달려야만 최고속도에 이를 수 있다. 제원표상 최고속도는 230km/h다.

그런데, 변속기 레버 아래 있는 S 모드 버튼을 누르면 훨씬 경쾌한 가속이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1단 정도 아래의 기어를 유지하면서 보다 높은 회전수에서 변속이 이루어져 시내 주행에서는 계속해서 강력한 펀치력을 유지하면서 달릴 수 있어, 언제든지 즉시 가속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엑셀을 바닥까지 밟은 상태에서 힘을 한 번 더 주면 딸깍 하면서 아주 얇게 킥다운이 한번 더 이루어진다. 깊이가 아주 얇아 별도의 킥다운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인데, 이렇게 되면 D에서든, S에서든 폭발적으로 밀어 부친다. 이 때는 기어 변속 회전수도 4,500rpm까지 올라간다. 각 단의 변속은 40, 80, 120, 150km/h에서 각각 이루어진다. 이러한 변속은 수동모드에서도 똑 같은 속도에서 이루어진다. 6단 약 3,950rpm에 이르러서 제원상 최고속도인 230km/h에 이른다. 100km/h로 정속 주행할 때 회전수는 1,700rpm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쿠페 407 HDi는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훌륭하다. 땅에 착 달라 붙어서 달리는 느낌이 아닌 공중에 살짝 떠서 비행하는 듯한 느낌으로 안정감이 돋보인다. 그 양상은 약간 다르지만 이러한 느낌은 시내 주행에서도 특별하다. 작은 요철들에 대해서도 반응을 살짝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부드러움이 전해지는데, 급한 코너에서는 또 심한 롤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안정감을 유지한다.

쿠페 407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이 장착되는데, 쿠페 407에는 607 세단에 장착되었던 에어 서스펜션과 함께 감쇄력을 조절하는 장치가 마련되었다. 센터 페시아 하단에 스프링처럼 생긴 그림의 버튼을 눌러 주면 ‘AUTO’와 ‘SPORT’가 번갈아 세팅된다. 스포츠모드에서는 확실한 감쇄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즉시 하체에서 조그만 진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고속 주행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해 준다. 반면 오토 모드도 평소에는 부드러움을 유지하다 급한 와인딩에서는 즉시 하체를 탄탄하게 해 주므로 주행 안정감이 약해지지 않는다. 일상 주행에서라면 오토모드에서 주행하는 것이 훨씬 낫다. 하지만 큰맘 먹고 서킷을 달려보거나 꼬불꼬불 산길을 달릴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스포츠모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쿠페 407은 전장이 길어지긴 했지만 스티어링 감각은 상당히 예리하다. 와인딩에서 라인을 따라 도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좀처럼 언더스티어를 내지 않고 라인을 잘 따라 달린다. 하지만 라인 설정이 잘못 되었거나 진입 속도가 맞지 않아 거칠게 스티어링를 조작하거나 엑셀과 브레이크로 하중 이동이 매끄럽지 못하면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는데, 이때는 ESP가 개입해 자세를 바로 잡아준다. 재미있는 것은 ESP를 끌 수 있지만 급 가속을 하거나 차체가 미끄러지면 다시 자동으로 ESP가 켜지면서 개입한다는 점이다. 정확하게 어떤 조건에서 ESP가 자동으로 켜지는지 확인하진 못했지만 앞바퀴굴림 차인 만큼 특별한 조건에서 자동으로 개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18인치 알루미늄 휠에는 피렐리 P-제로 네로 235/45R18 타이어를 신었다. 네로 버전 타이어는 기자는 처음 경험해 보는 듯한데, 접지력이 상당히 우수한 타입으로 보인다. 급한 코너링에서도 좀처럼 스키드음도 일으키지 않으면서 노면을 장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연속되는 와인딩 도로를 강력하게 공략할 때는 역시 수동모드가 제격이다. 하지만 지난 미니 쿠퍼 시승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쿠페 407 HDi도 2단에서 3단으로의 변속 시점이 낮아 코너를 탈출할 때 2단으로 내려서 강력하게 치고 나갈 수 있는 경우가 드물어 슬라이딩을 동반한 강력한 코너 탈출은 경험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뛰어난 밸런스와 높은 토크로 와인딩 주행은 안정적이면서 뛰어난 재미를 제공한다.

푸조 쿠페 407 HDi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포츠 쿠페에 디젤엔진을 얹은 모델로 등장했다. 강력한 성능을 평소에도 마음껏 즐기자면 연비가 걱정일 텐데, 쿠페 407 HDi는 평소에 늘 경쾌한 주행을 즐기면서도 기름값 걱정을 덜어 줄 수 있는 매력이 넘친다. 반면, 상대적으로 약간 부족한 듯한 초기 가속력과 비교적 높게 책정된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멋진 스타일과 화려한 실내, 강력한 중반 가속력과 푸조가 자랑하는 탁월한 코너링 성능 등 매일매일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즐비하다. 핫 해치 206RC 이후 매력적인 푸조 스포츠카 우리 곁에 왔다.

푸조 쿠페 407 HDi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15 x 1,868 x 1,400mm
휠베이스 : 2,725mm
트레드 (앞/뒤) : 1,579/1,567mm
차량중량 : 1,724kg

엔진
형식 : V6 DOHC 터보 디젤
배기량 : 2,720cc
최고출력 : 205마력/4,000rpm
최대토크 : 44.9kg.m/1,900mm
보어×스트로크 : 81.0×86.0mm
압축비 : 17.3
구동방식 : FF

트랜스미션
형식 : 팁트로닉 자동 6단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235/45ZR/18

성능
0-100km/h : 8.5초
최고속도 : 230km/h
연료탱크 : 67리터
연비 : 11.0 km/L (1등급, 6군)

가격 : 6,400만원(VAT 포함)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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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로 지금 서킷이 사무치게 그립다. 현재의 E60 5시리즈를 베이스로 F1에서 이식해온 강력한 엔진과, 뛰어난 성능에 편의성까지 높아진 3세대 7단 SMG, 그 외에도 다양한 첨단 장비를 더해 새롭게 태어난 4세대 M5와 함께 한 시간이 지나고 나자 그 흥분과 감동은 서킷을 향한 또 다른 그리움을 낳은 것이다. 럭셔리 세단의 모습 그대로이면서,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동시에 갖춘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 M5의 최신 진화 모델은 이전보다 더욱 더 자극적인 성능이 더해진 수퍼스포츠 세단으로, 도로보다는 서킷에 더욱 어울리는 모델이라는 것이 그 결론이다.

글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팀 실장)
사진 / 박기돈, 원선웅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어서일까? 한 대의 자동차에 기대하는 바가 자꾸만 많아지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역사와 전통을 가진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 M5야 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선구자가 아니겠는가? 럭셔리 세단과 강력한 파워의 스포츠카를 동시에 실현했으니 말이다.

1978년 등장한 최초의 M카인 M1은 오늘날의 M카의 성격과는 사뭇 달라서 정통 스포츠카에 가까웠다. 하지만 1984년 2세대 5시리즈(E28)를 베이스로 개발된 최초의 M5 때부터는 양산 모델을 기본으로 강력한 스포츠카를 만드는 전통이 시작되었다. 이 후 E34를 베이스로 1988년 2세대 M5가 등장했고, 1997년 E39형 4세대 5시리즈를 베이스로 3세대 M5가 선을 보였다. 이 3세대 M5는 이전까지 BMW의 전통이었던 직렬 6기통 엔진을 과감히 버리고 보다 강력한 V8 5리터 400마력 엔진을 장착해 명실공히 수퍼카와 대등한 성능을 선보였다. 지금은 흔해져(?)버린 듯한 400마력이라는 숫자도 그 당시엔 몇몇 수퍼 스포츠카 브랜드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경이로운 숫자였었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 세단으로서 선보인 400마력은 메르세데스-벤츠 AMG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되었고, 결국 최근에 일고 있는 출력 경쟁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되었다. 이 매력적이었던 400마력 V8 엔진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로드스터의 하나로 기억 될 Z8에도 얹혀 강하면서 아름다운 Z8을 완성시켰다.
최신형인 4세대 M5는 현행 E60 5시리즈를 베이스로 개발되어 2004년 등장했다. 또 하나의 새로운 획을 그은 신기술은 지난해까지 F1 서킷을 호령했던 V10 구조에 리터당 100마력을 넘는 5리터 507마력의 강력한 엔진의 적용과 SMG II에서 더욱 진화한 7단 SMG III, 그리고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인 첨단 장치들이다.

Exterior

모든 M5가 그러했듯 새로운 M5도 잘 모르는 이가 볼 땐 흔히 볼 수 있는 BMW 5시리즈의 모습 그대로 같아 보이지만 M5를 두려워하는 이들은 한 눈에 그 존재를 알아볼 수 있는 외관을 가졌다.
앞모습에서는 범퍼 아래에 마치 이글거리는 불꽃의 형상을 하고 있는 대형 공기 흡입구와 브레이크 냉각용 좌우 흡기구를 마련하고, 그 아래 작지만 효과를 톡톡히 발휘할 립 스포일러도 더했다.

옆으로 돌아가면 화살촉을 닮은 새로운 디자인의 사이드 미러와 앞 펜더에 위치한 M5로고의 사이드 공기 흡입구, 그리고 사이드 스커트와 강력한 성능에 잘 어울리는 19인치 대형 알루미늄 휠 등이 M5를 성격 짓는다. 또한 창문 주위를 크롬으로 감싼 일반 5시리즈와 달리 M5는 검정색으로 처리한 점도 차이점이다.
뒷 모습에서는 뒤 따르는 이의 전의를 상실케 하기에 충분한 큼직한 M5 로고와 트링크 리드의 일체형 스포일러, 범퍼 아래 맆 스포일러, 그리고 좌우로 뻗은 4개의 배기 파이프가 특징이다.

Interior

실내로 들어가기 위해 리모컨 키를 작동해 보면 리모컨 작동 거리가 길어 졌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랫동안 BMW의 리모컨 키는 작동 거리가 너무 짧다는 불만이 있어 왔는데, 지난 번 650i와 550i 시승 때부터 개선되었다.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진 않았지만 이제 앞 창문 근처에서 이리 저리 손을 옮겨 가면서 도어 버튼을 누르는 일은 없어지겠다.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새로운 디자인의 SMG 변속기 레버다. 하지만 좀더 찬찬히 둘러보면 천정에서부터 데시보드 위, 그리고 센터페시아를 지나, 뒤 선반까지 꼼꼼하게 뒤 덮은 가죽 마감이 눈에 들어온다. 정말이지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구석구석 가죽을 사용해 마감했다. 알칸타라로 감싼 천정은 760Li나 인디비주얼 모델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옵션이다. 새 M5는 하이 퍼포먼스 카뿐 아니라 럭셔리 세단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3스포크 M형 스티어링 휠은 550i에서 미리 만나 본 것이지만 스포크에 M 버튼이 추가되었다. M 버튼은 세팅에 의해 운전자가 원하는 최적의 레이싱 모드로 돌변하게 해 준다. 센터 페시아와 맨 아래 히팅과 쿨링 시트 작동 버튼, 그리고 코너링 시 옆구리를 지지해 주는 액티브 시트 작동 버튼 등도 550i에서 보았던 것과 같다.
계기판은 성능에 맞게 330Km/h와 9,000rpm까지 기록되어 있으며, 타코미터의 경우 7,750rpm부터 옐로우존을, 8,250rpm부터 레드존을 설정하고 있다. 또한 알루미늄 테두리 안쪽으로 알루미늄 테를 하나 더 더하고 M 로고 장식도 더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BMW 차량들에 제공되는 연비계 대신 수온계가 자리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는 일반 모델과 달리 타코미터를 디지털 그림으로 제공하고, 현재의 속도와 함께 기어 단수도 표시하고 있다. 더욱이 수동 모드에서는 옐로우 존을 지나 레드존에 이르면 타코미터 그림이 번쩍이면서 변속 시점을 알려주기까지 하니 수동모드로 강력한 달리기를 즐길 때 조차도 변속 타이밍 확인을 위해 고개를 숙여 계기판을 바라볼 일이 없어진 것이다. HUD는 기자가 최근 경험한 기능 중 안전과 편의성에서 단연 최고의 장비라 할 만하다.

 
M5 실내의 백미는 화려한 센터터널로, 타원형 SMG 기어 레버와 그 주변에 4개의 버튼이 위치해 있으며 그 아래에는 i 드라이브와 같은 기능이지만 새로운 디자인과 그레이 메탈릭으로 처리한 M 드라이브가 자리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의 SMG 기어 레버는 마치 뚱뚱한 엄지 손가락 같은데, 손톱 부분에 자상하게 작동법을 그려 넣었고, 뒷면은 손으로 감싸기 좋게 오목하게 처리했다.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는 작동감 또한 일품이다. 이전 M5의 수동 변속기 레버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M5의 그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비교적 긴 레버가 인상적이었다. 당연히 스트로크가 긴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쫀득쫀득하게 찾아 들어가는 조작감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전통적인 수동변속기의 발전과는 그 맥을 달리하는 첨단 테크놀로지의 산물인 SMG는 디자인에서부터 마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이제는 테크놀로지에 복종하라는 듯이……

M5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한 시트는 가죽의 재질과 디자인에서 지지성을 더욱 높였다. 사이드 볼스터 전동 조절 및 어깨 부분 각도 조절 등 첨단 기능은 모두 그대로다. 단 헤드레스터에 마련되었던 조절식 날개는 제공되지 않는다.
5시리즈를 탈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센터 터널 주변에 수납공간이 전혀 없는 점은 무척이나 불편하다. 수첩이나 지갑, 아니면 무엇이든 잠깐 놓을 만한 공간이 전혀 없다. 컵홀더는 동반자석 쪽에 수납되어 있고, 그나마 센터 콘솔 박스 안엔 전화기가 모든 공간을 다 차지하고 있어서 어디 펜 하나 둘 곳이 없다.
뒷 좌석도 일반 5시리즈와 차이가 없다. 공간뿐 아니라 뒷좌석 냉방 장치, 센터 암레스트에 마련된 컵홀더와 수납공간, 그리고 6:4 분할 폴딩 기능까지 5시리즈 그대로여서 철저하게 패밀리세단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Powertrain & Performance

앞서 말한 것처럼 4세대 M5의 강력한 심장은 모터 스포츠의 최고봉 F1에서 이식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트럭용 엔진을 베이스로 개발된 닷지 바이퍼의 V10 8.0리터 엔진을 제외하고는 그리 흔치 않았던 V10 엔진은 최근 스포츠카에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가야르도에 V10 5.0리터를 얹었고, 포르쉐는 궁극의 포르쉐인 카레라 GT에 V10 5.7리터를 얹었다. 폭스바겐은 최강의 디젤엔진인 V10 TDI를 선보였다. 가야르도의 엔진은 약간의 변화를 거쳐 아우디 S6에도 얹히게 되었다.
하지만 V10 엔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F1이다. 지난해까지 F1에서는 V10 엔진을 사용하다 올해부터 V8로 바뀌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V10 엔진들은 F1과는 거리가 먼 브랜드들의 것이다. 그러므로 F1 기술이 제대로 접목된 V10 엔진은 BMW가 처음인 셈이다. 게다가 F1에서 사용하는 SMG까지 갖추고 등장했으니 M5와 F1 머신은 유전자 확인을 통해서도 친자확인이 가능할 듯하다.

샌드 캐스팅 공법으로 만들어져 고도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새로운 V10 엔진은 배기량이 4,999cc로 V8 5리터로 표기하는 이전 M5의 4,941cc에 비해 약간 늘어났다. 하지만 출력의 증가는 무려 107마력에 달한다. 5리터 엔진으로 507마력을 마크함으로 M3의 직렬 6기통 3.2리터 343마력 엔진과 함께 자연흡기 엔진으로 리터당 100마력을 넘는 엔진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다른 메이커로는 페라리에서 엔초의 V12와 V8 계열 엔진들, 그리고 혼다 S2000이 있었다. 이들의 특징은 모두 회전수가 8,000rpm에 이른다는 점이다. 회전수와 마력과의 상관관계를 알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수퍼카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는 507마력의 파워 못지않게 새 M5의 멋진 점은 평소에는 400마력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잠가 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 불필요한 출력의 낭비를 줄이면서 주행하다 원할 때는 언제든지 버튼 하나로 그 봉인을 풀고 500마력, 혹은 507마력을 아낌없이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했다.
최대토크는 53.0Kg.m/6,100rpm에 이른다.

변속기는 3세대로 진화한 SMG다. 클러치 패달을 없애고 자동변속기의 편의성을 갖추었지만 토크 컨버터를 가진 자동변속기와는 달리, 클러치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 조작을 기계가 대신해 주는 방식으로 그 근본은 수동변속기다. 그런 만큼 성능과 연비에서 손실이 없다. 특히 변속시간은 프로 드라이버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SMG II보다 20%가 빨라졌다.

시동을 걸 땐 먼저 레버를 N에 위치시킨 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리고 레버를 우로 밀면 D모드가 된다. 이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즉 크리핑 현상이 없다. 엑셀을 밟아야만 차는 움직이다. 언덕에서는 당연히 뒤로 밀린다. 하지만 SMG II와는 달리 새로운 M5는 언덕에서 뒤로 밀리지 않는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1초 동안 브레이크를 유지해 주는 힐홀드 기능 때문이다. 이 1초 이내에 엑셀을 밟아 출발하면 그만이다. SMG와 같은 형태의 변속기들에서 불편한 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언덕에서 뒤로 밀리는 현상과 주차 등 아주 조금씩 움직여야 할 때 크리핑이 없어 미세한 조작이 힘들다는 점 등인데, 신형 SMG는 그 중 하나를 아주 깔끔하게 해결하였다.

D모드에서는 변속기 아래 마련된 버튼으로 1단계에서 5단계로(S모드에서는 6단계로) 변속 타이밍과 클러치 작동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낮은 rpm에서 부드럽게 변속을 마무리해 준다. 일반적인 시내 주행에서는 1단계가 가장 적합할 듯하다. 액셀을 밟은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선 거의 10Km/h에 한 단씩 변속할 정도로 아주 낮은 회전수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며 이 때 충격도 가장 적다. 좀 예민하다면 변속 시 약간의 울컥임을 느낄 수 있지만 그리 예민하지 않거나 다른 곳에 신경 쓰고 있다면 거의 무시 될 정도로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다. 이전 세대 SMG와 비교할 때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진 부분이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높은 회전수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며 변속 시간도 빨라진다. 그런 만큼 변속 충격도 좀 더 커진다.
이처럼 높은 회전수를 이용한 다이나믹한 주행을 하고자 한다면 기어 레버를 우측으로 한 번 더 밀어 S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스티어링 휠 뒤에 달린 패들을 당겨도 S모드로 전환된다.
S모드에서는 기어레버나 패들을 이용해 변속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달리기를 원한다면 회전수가 옐로우존을 지나고 8천 rpm 근처 레드존에 이르러 계기판이 깜박거릴 때 신속하게 기어 레버를 당기면 된다. SMG III에서도 BMW의 일반 스텝트로닉 변속기와 같이 기어를 앞으로 밀면 시프트 다운, 당기면 시프트 업이다. 타 회사 차량과는 반대다. 패들을 이용할 경우 오른쪽 패들을 당기면 업, 왼쪽 패들을 당기면 다운이다.
여기서 잠깐 매끄럽게 변속할 수 있는 SMG 조작 팁을 소개하자면, 기어를 올릴 때는 레버를 당기는 순간 잠깐 엑셀 페달을 놓았다가 다시 가속해 주면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기어를 내릴 때는 오히려 엑셀을 계속 밟고 있는 상태에서 변속하는 것이 훨씬 매끄럽다.
기어 레버와 패들의 두 가지 변속 방법 중에서는 기어 레버로 변속할 때 조작감이 훨씬 좋다. 가볍게 손목의 스냅을 이용하듯 당기거나 밀어주면 가볍고 절도 있게 작동된다. 반면 뒷면에 고무를 부착해 그립을 좋게 한 새로운 디자인의 패들은 기어 레버에 비해 작동 시 좀 빡빡한 느낌이다. 또한 조작 시 딸깍하는 소리도 좀 거슬린다. 보다 편리하고 주행 중 안정성도 높은 패들 대신 자꾸만 기어 레버에 손이 가는 이유다.


8,000 ~ 8,200 rpm 사이에서 변속할 때 1단에서는 70Km/h, 2단에서는 104Km/h, 3단에서는 155Km/h, 4단에서는208Km/h, 그리고 5단에서 8,000rpm에 이르렀을 때 제원표상의 속도 제한선인 250Km/h에 이른다. 하지만 6단으로 바뀐 후에도 가속은 계속 이루어져 270Km/h에 이르자 마침내 연료 차단과 함께 속도 제한이 작동했다. 하지만 그 시점까지도 가속에 전혀 무리가 없었던 점을 감안할 때, 속도 제한이 없다면 300Km/h까지도 계속해서 뻗어나갈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물론 정지 가속과 추월 가속도 탁월하다. 제원표 상 0~100Km/h 가속은 4.7초에 끝난다. 정말 총알 같은 가속인 만큼 등에 가해지는 압력은 대단하지만 차체가 크고 안락해진 탓인지 체감상의 가속력은 그에 약간 못 미치는 듯하다. 하지만 그 차이라는 것도 일반인이라면 등골이 오싹한 가속력에 정신을 빼앗겨 결코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7단 SMG와의 매칭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시프트다운 시 회전수를 맞추어 주는 기능이다. 레이싱에서 사용하는 더블 클러치와 힐앤토에 해당하는 기술로 기어를 내릴 때 아래 단 기어에 맞는 회전수로 높여서 클러치를 미트 시킴으로써 울컥임으로 인한 불필요한 하중이동을 막고 매끄럽게 변속을 마무리 해주는 것이다.
기어를 내려서 가속하기 위해 기어 레버나 패들을 조작하면 순간적으로 회전수가 상승하는 ‘휑’하는 소리와 함께 기어는 순식간에 아래 단에 물려 있지만 차체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조금의 미동도 없다.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강력한 토크를 뿜으며 M5는 돌진한다. 보다 강력한 가속을 원하면 당연히 두 단, 혹은 상황에 따라 세 단을 내리면 된다. 연속 힐앤토인 셈이다. 그 이후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상상에 맡긴다.
새로운 7단 SMG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매끄럽게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고도의 정밀한 레이스를 위해 개발된 만큼 최대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숙달과 함께 정밀한 조작이 요구 된다. 결국 클러치 패달을 직접 밟는 더블 클러치나 힐앤토를 익힐 필요는 없어졌지만, 이제는 오히려 고도로 정밀한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는 새로운 레이싱 테크닉을 익혀야 할 시대가 된 것이다.
이처럼 너무나 쉽게 세계 최고의 프로 드라이버 수준의 변속을 해 낼 수 있는 SMG이지만 이전 M5 수동변속기의 쫀득쫀득한 조작감과 탄력있는 클러치의 반발력이 그리워질 것 같다.

새로운 M5에는 이들 외에도 다양한 레이싱 장비(?) 혹은 편의 장비들을 탑재했다. 먼저 기어 레버 좌측 상단에 있는 POWER 버튼은 앞서 말했듯이 평상시 400마력의 힘으로 주행하다 버튼을 누르면 즉시 500마력 혹은 507마력을 모두 뿜어 낼 수 있도록 M 드라이버를 통해 세팅할 수 있다.
실제 주행에서 사실 처음엔 400마력과 507마력의 차이가 바로 다가오지 않았다. 400마력이라는 힘 자체가 이미 워낙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번 파워 버튼을 켰다 껐다 하면서 반복해서 달려보면 107마력의 차이는 쉽게 느낄 수 있다. 물론 그 차이를 1/4이 증가됐다고 정량화 할 수는 없지만 일단 등에 가해지는 압박만 하더라도 차원을 달리함에는 분명하다. 솔직히 한대의 차량으로 400마력과 507마력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설정 자체부터가 무척 재미있는 발상이며, 기자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아마 기자라면 평소에 늘 400마력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끼며 달릴 텐데, 과연 어떤 상대를 만났을 때 흥분된 마음으로 파워 버튼을 누르게 될 지 상상만으로도 재미있다.
그 아래에는 자세 안정 장치인 DSC를 켜거나 끄는 버튼이 위치하고 그 아래에 EDC라는 버튼이 위치한다. 전자식 댐핑 컨트롤의 약자인 EDC 버튼을 누르면 댐퍼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불이 꺼진 상태가 가장 부드러운 노멀이고, 불이 2개 들어오면 곧장 서킷으로 달려들어도 될 만큼 단단한 레이싱 모드가 된다.
이러한 다양한 세팅 모드를 종합적으로 일괄 관리하는 MDM(M Dynamic mode) 시스템을 더했는데 M 드라이브를 통해 댐핑 강도, 최고출력, 변속 타이밍 등 무려 279가지의 다양한 조건을 운전자가 원하는 가장 강력한 상태로 세팅해 놓으면 스티어링 휠의 M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으로 즉시 레이싱 모드로 돌입할 수 있도록 했다.

M5에서 의외라고 느낀 것은 바로 배기음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Z4 이후 등장한 모델들마다 대부분 배기음을 강조해서 오히려 매력적인 엔진음이 묻히는 결과를 보여 아쉬웠었는데, 새 M5는 제대로 엔진음을 살릴 수 있게 과장된 배기음을 적절히 배제했다. 아이들링 시에는 바리톤이라기엔 약간 높고, 테너라기엔 약간 낮은 듯한 엔진음이 외부에서만 조금 크게 전달되고 실내에선 아이들링 소음이 거의 없다.
엔진음이 무척이나 매력적이기로 유명한 BMW, 그것도 M5에 있어서 이 선택은 탁월했다고 보여진다. 아이들링 때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하던 엔진은 회전수를 올리면서 아주 우렁차고 경쾌한 엔진음을 선사한다. 이전 모델에 비해 훨씬 높아진 회전수를 감안했을 때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테너에 가까운 고음으로 변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욱 우렁차고 가슴벅찬 바리톤 음색으로 변했다. 분당 8천 회전을 만들어 내는 엔진의 우렁차고도 매끄러운 소리는 M5만의 매력임에 틀림없다. 엔진음이 원하는 수준으로 나오자 슬며시 배기음도 좀 더 우렁찼으면 하는 변덕스러운 바람이 고개를 드는 건 역시 간사한 인간의 본 모습인가 보다.

이미 정평이 나있는 50:50에 가까운 앞 뒤 무게 배분과 첨단 액티브 프론트 스티어링, EDC가 더해진 탄탄한 앞 서트럿, 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예리한 핸들링의 진수를 맛보게 해 준다. 앞 255/40 ZR19, 뒤 285/35 ZR19의 초광폭 타이어가 거대하고도 무거운 차체를 노면에 밀착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다. 또한 강력한 브레이크에도 일등 조력자가 되어준다.

M5를 일컬을 때 너무나 많이 들어온 말이 있다. ‘양의 탈을 쓴 늑대’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전까지의 M5는 외관상 약간의 차이점 외에도 기본적인 주행특성에서부터 일반 5시리즈와는 차이(수동변속기, 단단한 하체 등)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양의 탈을 썼으면서도 늑대의 꼬리까지 제대로 감추지는 못했었는데 새로운 M5는 거의 완벽하게 늑대의 모습을 숨기는데 성공한 듯하다.
그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보다 7단 SMG의 공이 가장 크며, 다음으로는 전자식 댐핑 컨트롤인 EDC에 의한 부드러운 승차감, 아이들링 시 또는 저회전 주행 시 놀라운 정숙성, 그리고 파워를 400마력에 잠궈 놓을 수 있는 기능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M5는 일상에서 보다 더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레이싱 머신으로 돌변했을 때의 강력한 성능이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다. 결국 일상적으로 사용하다 가끔씩 야수의 본성을 드러내는 정도로는 M5의 가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 차라리 서킷을 본 무대로 마음껏 달리다가 가끔은 도로에도 뛰쳐나올 수 있는 그런 이미지가 더욱 어울린다. 영화 드리븐이나 미녀 삼총사에서 포뮬러카가 도로 위를 질주하던 것처럼 말이다.

M5와 함께라면 지금 즉시 서킷으로 달려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새로운 레이싱 테크닉인 SMG를 보다 더 정밀하게 조작하는 기술을 익혀야 하겠다.



주요제원 BMW M5(E60)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55×1,846×1,469mm
휠 베이스: 2,889 mm
트레드 :앞/뒤 1,580×1,566 mm
공차중량: 1,890 kg
연료탱크 : 70리터
수화물 적재용량 : 500리터

엔진: 4,999cc V10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92.0×75.2mm
최고출력: 507bph/7,750rpm
최대토크: 520Nm/6,100rpm

구동방식: FR
트랜스미션: 7단 SMGIII
기어비 : 1단:3.985/ 2단:2.652/ 3단:1.806/ 4단:1.392 / 5단:1.159 / 6단:1 / 7단: 0.833 후진:3.985
최종감속비 : 3.62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전 255/40ZR19, 후 285/35ZR19

성능 :
0-100km/h : 4.7초
안전최고속도 : 250km/h

연비: 유럽 기준 14.8 리터/100km
가솔린 옥탄가:
차량 가격 1억6890만원(부가세 포함)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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