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자동차시승' 태그의 글 목록 (1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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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애란.김태성] “지금 수소 모드로 바뀐 건가요? 그다지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네요.”

BMW ‘하이드로젠7’을 몰고 10일 서울 강변북로를 달리던 김준영(33·무역업)씨의 소감이다. 핸들에 붙는 ‘H2’ 버튼을 누르고 얼마 지난 뒤였다. ‘딸깍’ 하는 버튼 소리와 함께 휘발유 대신 액화수소가 엔진에 공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친환경 수소자동차 5대가 6일부터 열흘간 서울의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독일 BMW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하이드로젠7 세계 투어의 한국 일정이다. 브래드 피트·앤절리나 졸리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이미 시승 대열에 올랐다. 중앙일보 환경 포털에 응모해 선정된 독자 17명은 10, 11일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이 차 시트에 어깨를 묻어 보는 행운을 누렸다. 아마추어 레이서인 유은환(25)씨는 “미세한 소음 말고는 불편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9일 이 차를 타 본 만화가 이현세씨는 “병든 지구를 위한 좋은 약이 될 것 같다”고 평했다.

◇석유 대신 ○○로 달린다=‘40년 뒤쯤이면 석유가 고갈된다’고 점치는 과학자들이 적잖다. 유명 자동차 업체들은 ‘석유 이후의 시대’를 대비한 지 오래다. BMW는 유일하게 액화수소로 달리는 차를 개발했다. 전기가 아닌 내연 엔진을 써 휘발유·경유 차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한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팬턴 BMW 수석 부사장은 “1978년부터 개발한 수소차는 실험실 수준을 넘어섰다. 7시리즈 기반의 하이드로젠7 100대가 생산됐다. 이제 소비자에게 다가갈 차례”라고 말했다.


상용화까지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하이드로젠7 한 대 생산비는 수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25㎞를 달리게 하는 수소연료 1㎏의 값이 8유로(약 1만3000원)다. 충전소 인프라 투자도 숙제다. 이번 한국 시승 행사를 위해 경기도 이천에 임시 수소충전소를 세워야 했다. 석유로 수소를 만든다면 명분이 없다. 태양열이나 풍력으로 수소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수소차에 앞서 상용화하려는 친환경차들이 있다. 도요타가 2010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다. 가정용 전원으로 배터리를 충전한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사장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이미 개발했고 2010년 출시를 위한 주행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연초 공언했다. 저속일 때만 전기모터로 가는 종전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배터리만으로 달리다가 전력이 다 되면 가솔린 엔진으로 바뀐다. 배터리 충전만으로 일반인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 60㎞ 이상을 달려 연료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여전히 가솔린 엔진을 쓴다는 점에서 ‘이산화탄소 제로’의 완벽한 대안은 될 수 없다. 따라서 배기가스 없이 수증기만 내뿜는 수소연료전지차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개발에 나선 곳들이 있다. GM이 대표 주자로 이미 ‘시보레 에퀴녹스’ 100대를 만들어 시범 운행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GM은 2010년께 이의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현대자동차도 수소연료전지 기술 쪽에서 명함을 내밀었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컨셉트카 ‘아이블루’가 현대차의 3세대 수소연료전지차다. 정몽구 회장은 3월 “2012년 연료전지차를 소량 생산해 조기 실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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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다이내믹 대형세단’ SM7이 데뷔 3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출시되었다. 앞뒤 모습의 성형수술을 통해 거부감을 줄였고,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개선해 이제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 만만치 않은 가격인상폭을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다.

글 / 민병권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기자는 예술과 친하지 않다. 남들이 찬탄해마지 않는 걸작을 보고 들어도 그저 시큰둥, 꺄우뚱, 뭐가 그리 훌륭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더라는 말이다. 그러니 르노삼성이 ‘뉴 아트’라는 수식어를 붙여 내놓은 SM7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시승하게 되었을 때, ‘난해하면 어쩌지’ 하고 긴장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신차발표회 때 누군가 반어법으로 ‘정말 예술이네~’ 하더라는 얘기를 전해듣기는 했지만 일단은 겉모습- 특히 앞모습이 바뀌어서 참 다행이다. SM7의 삐죽하게 앞으로 잡아 뽑아진 앞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부조화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편치 않다. 더 커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단차와 각을 줄였더라면 A8의 싱글프레임을 흉내 냈다는 트집은 잡혔을지언정 상도덕 운운하는 비난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색함을 싹 발라낸 SM7 뉴아트의 앞모습에서는 한숨 돌리고 난 후의 여유가 느껴진다. 차체길이는 거의 그대로이지만, 말 그대로 ‘오버’였던 오버행이 예전만큼 부담스럽지 않다. 따로 놀던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는 이제 한 몸이 되어 부드럽게 이어지고(헤드램프 밑단을 경계로 열리던 보닛은 이제 그릴 위쪽으로만 열린다.) 복잡하다 못해 구시대적인 인상을 주었던 몰딩들이 단순화되어 한결 세련된 분위기다. 어색하게 도드라졌던 부리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부도 ‘SM5 뉴임프레션’처럼 보닛의 캐릭터라인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형상으로 바뀌었다. 시승차인 LE급부터는 제논 헤드램프가 기본. 범퍼 하단의 안개등 옆으로는 코너링램프가 붙어있다. 전체적으로 두리뭉실해지면서 긴장감이 풀린 탓에 보기에 따라서는 귀엽기까지 한 얼굴이 되었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무난해졌다.

뒷모습 역시 일취월장한 기교를 선보인다. 측면의 어깨부분에서부터 이어진 면은 리어램프를 타고 범퍼까지 자연스레 연결되고, 미등을 켜면 ‘ㄷ’ 자, 브레이크를 밟으면 ‘E’자가 되는 LED 테일램프라던가, 후진등을 삽입한 리어가니쉬, (기술적으로는 별 것 아니지만) 국내최초인 범퍼일체형 배기구도 특색있다. 90년대 일본 세단(닛산이었을까?)의 뒷모습을 요즘식으로 잘 풀어낸 듯한 인상을 주는 뒷모습은 작고 단단한 느낌이 구형보다 마음에 든다. 하지만 기자의 개인적 취향과는 별개로, 국내시장에서의 지위(?)상 작아 보이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 문제다.


그랜져와 나란히 달리는 모습을 뒤에서 보고 있자면 둘이 경쟁모델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구형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눈속임이 통했는데 말이다. (길이가 5mm 늘어난 것 외에 뉴아트의 차체크기는 구형과 동일하다.) 문제랄 것은 아니지만 앞뒤 모양의 부조화도 아쉽다. 지금의 뒷모습은 얼큰이 스타일인 앞모습에 어울리는 모양새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의 상품가치를 깎아먹고 있던 디자인을 한결 무난하게 다듬었으니 전체적으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논란이 되었던 구형의 익스테리어와는 달리 남다른 개성으로 높은 만족감을 주었던실내는 그만큼 변화폭이 크지 않다. 사실 은근히 손댄 부분은 많지만 쉽게 눈치챌 수 있을 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아서 차를 구경하던 이들로부터 ‘실내는 그대로네?’라는 얘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평편했던 대시보드 상단부분이 계기판 위쪽만 불거진 형태로 바뀌었고, 계기 역시 배열을 바꾸면서 흰색 조명을 쓰게 되었다. 여전히 심심한 느낌이긴 하지만 구형에 비하면 이것만으로도 고급스러워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공조장치와 오디오의 정보를 보여주는 센터페시아의 5.8인치 LCD 역시 흰색 조명으로 바뀌었는데 화질은 예전처럼 80년대 게임기를 연상케 하는 복고풍이다. 시승차에는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등의 옵션이 빠져있었는데, 이를 선택하면 같은 자리에 7인치 TFT-LCD모니터가 장착된다. 물론 옵션 없이 출고한 뒤 사제품을 개조해서 설치하는 방법도 구형 때부터 선호되고 있지만 말이다.


새롭게 적용된 우드그레인은 시승자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 부분이었다.3.5에는 마블 타입, 2.3에는 웨이브 타입이 적용되는데, 구형의 자연스러운 질감 대신 고광택의 코팅 쪽을 택해 그 번쩍임이 예사롭지 않다. 대신 손자국이나 흠집에는 약한 모습이었다. SM7의 도어트림은 첫 출시 당시 SM5와 동일한 형태였다가 연식이 바뀌면서 전용의 디자인을 쓰게 되었는데, 이번에 또다시 형상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ㄱ’자 우드그레인이 탑승자 쪽으로 둥그렇게 휘어있었지만 이번에는 ‘ㄷ’자로 바뀌면서 입체감이 없이 평편해졌다. 여유가 적은 실내폭을 만회하려는 시도가 아닌가 싶은데, 덕분에 보는 재미는 반감되었다. 불편한 위치에 있었던 윈도우 스위치는 도어트림을 뜯어고치면서 이제야 제자리를 찾아갔다. 다만 뒷좌석에서는 여전히 손목을 꺾어야 유리창을 여닫을 수 있다.

데뷔 당시, 모던가구를 연상시키는 닛산 티아나의 인테리어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이나 이처럼 차별화된 실내 디자인의 차를 타볼 수 있을까 했었는데 뉴SM5와 SM7의 베이스모델이 티아나로 결정되는 바람에 생각보다 빨리 그때가 와버려서(?) 기분이 묘했던 기억이다. 막상 한국화된 실물을 접하고 보니 기대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았고, 의외로 비인체공학적인 면들도 발견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스티어링 컬럼 왼편에 배치된 미러 폴딩 스위치라던가 앞으로 튀어나온 센터페시아(그 자체는 쓰기가 편하지만)에 가려진 하단의 공간 등은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시트 열선 스위치는 조작감이 저렴할 뿐 아니라 야간에는 강/약 중 어느 쪽이 켜졌는지를 알려주지 않고, 실내 온도조절버튼은 야간에 저온 쪽이 녹색계열로 보여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스티어링 컬럼의 텔레스코픽(거리조절) 기능도 이번에야 추가되었다. 시트 조절은 1열 모두 전동식. 동반석은 높이조절이 되지 않고 요추받침 역시 운전석에서만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운전석은 사이드미러와 연동되는 메모리 기능이 있고 이지액세스도 지원된다. 등에 닿는 부분부터 헤드레스트가 꽂힌 부분까지가 하나의 완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시트 디자인은 티아나 시절부터 몹시 특징적인 것이었는데, 시트형상이 바뀌면서 그런 맛은 덜해진 것 같다. 그래도 뒤에 앉아 1열 등받이를 보면 여전히 활처럼 휘어져 있고 뒷좌석 승객의 무릎공간을 위해 움푹 파놓은 듯 보인다. 뒷좌석용 송풍구 부근도 그렇고, 실용적이기는 하지만 고급스럽고 넉넉한 분위기는 아닌 듯 하다. 물론 뒷좌석용 모니터가 추가되는 RE35라면 얘기가 또 달라질 것이다. 시승차의 경우 뒷좌석 컨비니언스 패키지가 적용되어 전동식 햋빛가리개, 뒷좌석 열선은 물론 헤드레스트의 거리조절까지 가능했는데, 뻑뻑하게 조절되는 앞좌석 보다는 딸깍딸깍하고 걸리다가 원위치되는 뒷좌석의 것이 훨씬 좋았다.사실 이들은 구형의 프레져 에디션(LE)에서 모두 기본으로 적용되던 사양들이다. 뉴아트는 1열 암레스트 안쪽에 USB포트/메모리 카드 슬롯, 커버부분에 티슈홀더, 동반석 측에 핸드백고리가 더해져 여성들에게 점수 딸 기회가 늘어났다.

시승차(LE)의 엔진은 VQ23. VQ35의 아우라로 인해 상대적으로 허약한 이미지를 풍기기는 하지만 실제 SM7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 VQ23쪽이다. VQ35만한 재미(?)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실제 실력은 어떤지 밟아…아니, 알아보기로 했다. 시동키는 두터운 카드 형태의 스마트키로, 버튼식 시동스위치 대신 재래식 키구멍 위치의 손잡이를 돌려야 시동을 걸 수 있는 방식이다. 폼은 덜 나지만 일부 버튼방식처럼 시동을 끄면 전원까지 모두 나가버리지는 않아서 좋다고도 할 수 있다.


시동을 걸고 워밍업을 하면서 살짝 놀란 것은 기대이상의 정숙함 때문이었다. 승차감과 관련된 소음, 진동 면에서 구형보다 더 좋아졌다. 도로 이음매나 노면 표지를 밟고 지나갈 때의 충격음을 제외하면 나무랄 때가 없는 수준이다. 하체 역시 승차감 향상을 위해 기존보다 부드러운 세팅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무른 편은 아니다. 요철 통과시의 충격은 경쟁모델보다 크게 느껴지고, 특히 뒷좌석에서는 바닥을 타고 들어오는 진동과 함께 이것이 두드러진다. 뉴아트는 VDC의 성능향상과 함께 제동장치도 일부 개량되었는데, 일상주행에서 그 차이를 특별히 느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ABS 작동 시 페달의 진동이 큰 편이긴 하지만 고속으로 달리다가 급정거를 시도해도 불안함 없이 잘 멈춰주었다. 시승차의 타이어는 솔루스 KH16으로, LE급부터는 215/55 R17 사이즈, 하위 그레이드인 SE/SE+에서는 206/65R16을 쓴다.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코너링 실력도 좋다. 이따금 긴 오버행이 신경 쓰일 뿐, 롤링은 예측이 가능한 수준이고 파워트레인과의 균형도 잘 잡혀있어 안정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LE이상에는 차속감응형 파워스티어링이 달려있는데, 고속에서도 조작감이 가벼운 편이라 운전자에 따라서는 불안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조향반응은 가볍게 움직이는 스티어링 휠을 따라 경쾌하게 나타난다. 록투록은 2.7회전으로 짧은 편이고, 주차장에서의 선회시나 유턴 등에서는 회전반경과 함께 이를 의식하게 된다.

페달류 역시 아주 가볍고 부드럽게 밟히며, 반응 또한 그에 상응한다. 엔진 본체는 달라진 바가 없지만 응답성과 중저속 가속성능이 향상되었는데, 그 차이가 몸으로 느껴질 정도다. 주행 중 가속페달 ON/OFF 조작에 대한 반응이 차체에 민감하게 나타나 ‘잘 나간다’라고 느끼게 되는데, 반대로 피칭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그만큼 발끝을 정교하게 놀려야 하니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자칫 피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시속 80km정도에서라면 가속페달 입력에 대한 엔진 소음과 진동의 변화가 상쾌하며, 승객이 많지 않다면 제법 펀치력 있게 치고 나갈 수 있다. 특히, 가볍고 스포티한, 고회전에서도 부드러운 엔진소리가 만족감을 높여준다. 한마디로 기대이상의 달리기. 그 동안 VQ35만을 바라보느라 VQ23을 너무 저평가 해왔나 보다. 가속페달만 깊이, 끝까지 밟지 않는다면 배기량의 한계 따위는 느낄 일 없이 착각의 늪 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풀 가속시의 변속포인트는 60, 90, 135km/h부근. 수동모드에서도 일정회전수(6,250rpm)에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진행되는 타입이다. 4단부터의 가속은 현저히 더뎌지지만 계속 밟을 수 있다면 꾸준히 속도를 더해 200km/h에 턱걸이 한다. 시승차는 운전자 혼자일 때 200km/h를 쉽게 돌파한 반면, 둘이 탔을 때는 200km/h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5단으로 시프트업 되면서 제한장치라도 작동한 것 마냥 벽을 넘지 못했다. 길들이기가 안된 차에, 실용영역도 아니고, 그 속도까지 이르는 과정이 평탄했으므로 문제 삼을 부분은 아니다.

100km/h 정속 주행시의 엔진 회전수는 5단 2,200rpm, 4단 3,000rpm, 3단 4,500rpm 정도. 80km/h에서라면 1,800rpm, 2,300rpm, 3,400으로 떨어진다. 데뷔 때 4단이었다가 중간에 5단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불화설이 돌기도 했던 SM7 VQ23의 자동변속기는 여전히 작은 울컥임과 뜸들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모습이다. 덩달아 시프트 레버의 조작감까지 부드럽지 못해,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 등 다른 조작부분들과 이질감이 느껴진다. 784km를 달린 시승기간 동안의 평균연비는 8.1km/리터가 나왔다. 공인연비는 9.8 km/리터이다.


데뷔 이후 VQ23은 나름의 블루오션을 누리고 있었다. 같은 배기량이면 더 고급차, 같은 차면 더 낮은 배기량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 상황에서, VQ23은 중형과 준대형의 기로에 선 소비자들을 비교적 손쉽게 끌어갈 수 있었다.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메이저 업체에 질린 이들을 위한 좋은 대안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가 그 동안 비워놨던 자리에 그랜져 2.4를 출시함으로써 VQ23, 더 나아가 SM7은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중저가 수입차들과의 경쟁도 만만치 않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시된 뉴아트는 가격 인상과 함께 그에 대한 근거처럼 개발비 1,000억 원을 제시, 여전히 블루오션을 향유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뉴아트 직전에 팔던 플레져 에디션에서는 보스 오디오를 제외한 시승차의 사양들을 2,930만원에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24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뉴아트로 넘어오면서 SM7은 분명히 좀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편 타당한 매력을 갖추게 되었다. 현시점에서 그 매력이 얼마나 유효하게 작용할지는 시간을 갖고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예술이란 역시 힘든 것인가 보다.

 



르노삼성 SM7 뉴 아트 LE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전고 : 4,950 ×1,785×1,475mm,
휠 베이스 : 2,775mm
트레드 (앞/뒤) : 1,530/1,535 mm
공차중량 :1,565kg, (옵션포함시 1,620kg)
차량총중량 : 1,890kg, (옵션포함시 1,945kg)
구동방식 : FF

엔진
형식 : V6
배기량 : 2,349cc
최고출력 : 170마력/6,000rpm
최대토크 : 23kgm/4,400rpm
보어×스트로크 : -×- mm
압축비: -

트랜스미션
형식 : 자동 5단
기어비 : -/ - R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15/55 R17

성능
0~100km/h 가속 : - 초
최고속도 : - km/h
최소회전반경 : 5.7 m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트렁크 용량 : 450 리터
연비: 9.8 km/리터 (공인연비)

차량 가격 : 32,650,000원 (VAT포함)
= LE A/T (31,000,000원) + Bose 사운드시스템(950,000원) + 뒷좌석 컨비니언스 패키지(7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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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SM5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대형 세단을 표방한 SM7 출시 이후 한달 여 만에 중형 모델 SM5의 풀 체인지판을 내놓은 것이다. 기존 모델의 경우 2리터와 2.5리터 두 가지 엔진을 탑재했으나 신형은 2.0리터로만 운영한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닛산 티아나를 르노삼성 버전으로 개발한 뉴 SM5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르노삼성의 SM5와 SM7은 차의 성능이나 여러 가지 장비 등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 세그먼트 구분 때문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뉴 SM5와 SM7은 닛산 티아나를 베이스로 한 모델이기 때문에 별도의 세그먼트로 구분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아니 베이스로 했더라도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의 디자인이 확연히 구분된다면 다른 장르의 모델로는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그먼트를 달리하는 것에 대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특히 두 모델은 부분적으로 차별화를 위한 모디파이 수준이기 때문에 말이 많은 것이다.

그런 예가 처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대우자동차는 르망의 디자인을 약간 바꾸고 하체의 성능을 보강한 모델에 씨에로(Cielo)라는 이름을 붙인 적이 있다. 현대자동차도 쏘나타Ⅱ를 베이스로 프론트와 리어의 디자인을 바꾸고 장비를 고급화해 마르샤라는 모델을 내놓았었다. 물론 이들은 같은 엔진을 쓰면서 고급 버전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SM5와 SM7의 관계와는 약간 다르다.그래서 'SM7의 보급형이 SM5다. 혹은 SM5의 고급형이 SM7이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맞는 구분이고 해석이다.

다만 차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차명을 부여할 때 그 차가 표방하는 성격을 반영한다. 르노삼성의 입장에서는 SM5와 SM7에 그런 차이를 부여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SM5는 국내 기준으로 중형차 시장에서 프리미엄성을 갖춘 패밀리카로, SM7은 오너 드리븐을 표방하는 '신 개념의 고성능 대형차'를 표방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제품 개발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두 차의 차별화 가능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연구를 했을 것이고 그 결과 같은 플랫폼으로 두 개 세그먼트의 모델을 만든 것이다.

차의 세그먼트를 구분하는 것은 크기이다. 크기 중에서도 휠 베이스와 전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뉴 SM5는 전장이 4,895mm로 SM7의 4,945mm보다 50mm 짧고 그랜저 XG의 4,865mm보다는 30mm가 더 길다. 적어도 국내 기준만으로 본다면 SM7이 중형이 아니라 SM5가 대형인 것이다. 휠 베이스에서도 SM7와 SM5는 2,775mm, 그랜저XG 2,750mm, 오피러스 2,800mm, ES330 2,720mm기 때문에 국내 기준으로 대형으로 구분해도 반박할 근거가 없다. 그랜저 XG가 대형이라면 말이다.

다만 닛산 티아나가 중형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중형이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인 것 같다. 닛산 티아나의 휠 베이스는 2,775mm로 SM 시리즈와 같지만 전장은 4,770mm로 위에 열거한 모델들보다 짧고 중형으로 분류된다. 중형은 영어로는 미들 클래스다. 하지만 소위 미들 클래스로 분류되는 것은 그랜저XG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SM5는 SM7의 저가형이라고 분류가 가능하다. 다만 라인업이 부족한 르노삼성의 입장에서는 그레이드 구분이 아니라 전장을 달리해 세그먼트를 구분하는 방법을 택했을 뿐이다.

그것을 평가하고 수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몫이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것을 구매하는 실제 소비자의 몫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물론 메이커 몫이다. 그래서 모델 전략이 어려운 것이고 그로 인해 메이커가 명멸하는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다.

어쨌거나 두 모델은 상호 판매 간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한쪽으로의 쏠림현상도 예상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관전의 재미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Exterior

스타일링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 실루엣이 티아나를 대부분 그대로 옮기고 있어 앞뒤 디자인에서 많은 차이를 주었음에도 SM7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강조하는 스타일링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는 테마가 같다는 것이다. SM7과 마찬가지로 티아나를 베이스로 했으면서도 프론트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리어 엔드의 디자인 등의 표현방식이 다르다.

V자형 라인과 범퍼를 중심으로 더블 그릴 형태를 취한 SM7과는 달리 뉴 SM5는 무난한 범퍼와 그릴로 처리되어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보닛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것도 SM7과 같다. 범퍼가 SM7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짧아 보이지만 그래도 약간 돌출된 느낌이다. 안개등이 원형으로 되어 있는 것도 다르다.


르노삼성의 엠블렘을 그릴 안에 삽입하는 것으로 SM7과 차별화를 하고 있다. 이는 기존 SM5의 520과 525의 차별방법과 같다. 프론트의 형상은 패밀리 룩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던 당초의 설명과는 다르다. 루프의 라인이 패스트백 형태로 흘러내리며 트렁크 리드쪽으로 이어져 쿠페 형상의 보디를 만들고 있는 사이드 실루엣은 어쩔 수 없이 같다. SM7과 SM5도 그 아치형 라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웨이스트 라인 몰딩을 앞뒤 펜더까지 연결하지 않고 도어부분에만 처리하고 있다. 앞 뒤 오버행이 휠 베이스에 비해 짧은 것은 같은데 역시 앞쪽 범퍼가 돌출되어 있는 것이 거슬린다.

리어에서 SM7과의 가장 큰 차이는 넘버 플레이트의 위치다. 이 역시 기존 SM5시리즈에서 520과 525를 구분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번호판은 위로 올라갔고 범퍼 디자인도 약간 다르다. 머플러가 오른쪽에 하나만 나와 있다. 테일램프의 형상은 같지만 디자인에서 약간 차이가 난다.

Interior

프론트와 리어에서 차별화를 위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 익스테리어와는 달리 인테리어는 SM7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SM7에서 주장했던 주제인 모던 리빙 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디자인 자체는 같다. 비슷한 것이 아니라 차이가 없다는 얘기이다. 다만 대시보드라든지 도어 트림부분의 재질에서 차이가 난다.

어쨌든 SM7과 중복이 되겠지만 다시 한번 살펴 보자. 인테리어의 분위기는 대시보드의 구성이 큰 역할을 한다. 티아나의 테마를 그대로 옮겨놓은 SM7과 똑 같은 대시보드는 디지털 세대를 배려한 감각이다. 마무리(Fit & Finish)에서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같은 라인에서 나오기 때문에 당연하다. 일직선으로 구성된 대시보드 아래쪽에 배치된 계기판과 센터 페시아는 기본적으로 하이테크 감각을 살리고자 하는 의도다.


SM7에서도 설명했듯이 센터 페시아의 AV 시스템 컨트롤류. 공조 시스템과 시트 히팅 버튼들이 분리되어 있는 것 말고는 BMW의 iDrive 및 아우디 MMI와 흡사하다. 또한 디자인 측면에서는 볼보 S40과 푸조 407 등에서 보았던 리모콘을 테마로 하고 있다. 다만 모던한 감각을 살리기 위한 블랙 패널에 하얀색 바탕에 검정한글로 표기된 버튼은 취향에 따라 선호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설정된 기능은 DVD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외에도 주행기록, 연비정보, 경고화면 표시 등 부수적인 것도 있다. AV시스템을 위한 장비로는 7인치 LCD모니터와 인대시 타입의 CD체인저, 7개의 스피커 등이 있다.

가죽과 우드로 감싼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왼쪽 스포크에 오디오 리모콘 버튼이 설계되어 있다. 물론 수동 틸팅 기능이 있다. 하지만 텔레스코픽 기능이 생략되어 있는 것은 키가 큰 운전자에게는 불리한 내용이다. 그 안으로 보이는 반원형의 스피도미터가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고 왼쪽에 조그맣게 타코미터, 오른쪽에 연료계가 있다. 역시 이 계기판은 센터 페시아의 모던한 분위기와는 좀 거리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센터페시아 앞쪽으로는 우드 트림 바탕 위에 실렉트 레버가 설계되어 있다 4단 AT라는 점이 SM7 3.5 모델과 다르다. 콘솔 박스도 2단으로 처리되어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그 외 편의장비로는 별도의 키 조작이 필요 없는 스마트 카드 시스템, 운전석과 조수석의 별도 온도 조절이 가능한 좌우독립 풀 오토 에어컨, 지능형 정보 네비게이션 시스템 (INS-300S) 등 SM7과 같은 내용의 장비를 만재하고 있다. 이 중 키레스 엔트리 기능의 스마트 카드 시스템은 SM7과 같은 것. 다만 1m 전후의 거리에서만 작동이 됐다.

히팅 기능이 있는 시트는 프론트 운전석이 8웨이, 조수석은 수동 조절 방식. 운전석에는 2명분의 메모리 기능이 설정되어 있다. 액티브 헤드레스트도 채용되어 있다. 천연가죽시트를 채용하고 있으며 버키트 타입으로 등을 지지하는 감각도 여전하다.

리어 시트는 분할 폴딩이 되지 않고 가운데 암 레스트와 스키 스루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암 레스트의 구성은 럭셔리카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센터 콘솔박스 뒤쪽에 별도의 에어 벤트가 있기는 하지만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충분치 않다. 또한 루프 라인으로 인한 헤드룸의 큰 침입은 없지만 그렇다고 레그룸 등이 넉넉하지 않은 것도 그대로. 트렁크 용량은 450리터로 이 등급의 세단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타이어 휠 하우스가 침범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SM5에 탑재된 엔진은 1,998cc 직렬 4기통 DOHC 16밸브 한가지 뿐. 성능은 최고출력 140ps/5,800rpm, 최대토크 18.8kgm/4,800rpm. 트랜스미션도 스탭 게이트 방식의 4단 AT 한 가지 뿐이다.

우선은 기어비를 점검해 볼 순서. 레드존은 6,500rpm부터. 100km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2,300rpm 전후. 정지 상태에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끝까지 밟아 레드존에서 시프트 업이 진행될 때까지 가속을 해 나갔다. 60km/h에서 2단, 110km/h에서 3단, 172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140km/h 전후에서 약간 숨을 고르는 듯하다가 일정한 폭으로 가속이 이루어진다. 다시 4단에서 약간 힘이 부친 듯 하면서도 45,00rpm에서 185km/h까지 가속은 된다.


초기 발진시에는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약간 굼뜬 듯한 반응을 보이지만 일단 가속이 되면 실용영역에서는 꾸준하게 전진을 하는 것은 기존 SM5와 같은 감각이다. 호쾌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없지만 편안하게 크루징하는 데는 크게 부족함이 없는 반응을 보인다. 엑셀러레이터 응답성은 즉답식은 아니다. 다만 트랜스미션의 반응이 좀 더 세련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오른발에 힘을 조금만 강하에 주어도 시프트 다운이 된다. 좀 진중한 반응이 필요할 것 같다. 기존 SM5와 같은 감각이다. 그 상태에서 엔진 사운드나 로드 노이즈의 침임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SM7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전체적인 댐핑 스트로크는 SM7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하는 한국시장의 오너를 고려한 세팅 역시 SM7의 맛 그대로다. 그 때문에 저속에서의 노면 요철은 거의 흡수하며 진행한다. 이는 직진으로 고속 주행을 하기에는 좋은 세팅이다. 차체가 가라않는 듯한 감각을 보이며 안정적인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고속으로 올라가면 다리 이음매 등에서 약간 튀는 듯한 자세를 보인다. 그 때문에 접지력에서 약간 부족한 감도 동시에 느껴진다.

스티어 특성은 미세한 약 언더. SM7보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역시 다루기 쉽다는 점에서는 같다. 코너에 진입 초기부터 자세를 잡고 진행을 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보타가 필요하다. 응답성이 날카롭지 않는 점도 같다. 또한 1,470kg이라는 그다지 무겁지 않은 차체 중량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체에서 SM7과 가장 큰 차이라면 자세 안정장치인 VDC(Vehicle Dynamic Controle)가 생략되었다는 점이다. 필자는 최근 이런 전자 디바이스가 운전을 위급상황에서 사고를 회피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아주 유용한 장비라는 것을 여러 번 실감하고 있어 조금은 아쉬웠다. 옵션으로라도 설정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BD ABS 브레이크의 제동성능에서는 불만이 없다. 물론 BAS 기능도 채용되어 있다. 그 외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스마트 에어백을 비롯해 프론트 사이드 에어백, 커튼 타입 에어백 등 모두 여섯 개의 에어백이 설계되어 있다. ISO FIX(아이소픽스)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가 설계되어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내용.

SM5를 타면서 내내 떠오르는 것은 이런 정도의 내용이라면 SM7과 SM5 중 어느 쪽을 선택할까 하는 것이었다. 뉴 쏘나타와 그랜저 XG에서도 그런 고민이 있다. 또한 르노삼성자동차의 제품 담당 책임자의 고민이 엿보이기도 했다. 분명 눈에 보이는 세그먼트 구분을 하고 있는데 SM7과 SM5 사이의 판매 간섭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물론 생리적으로 큰 차보다는 컴팩트한 차를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SM5다. 차체 밸런스도 더 좋다. 실내 공간과 편의장비에서 차이가 없는데 세그먼트는 다르다. 고민이 될 법도 하지만 의외로 소비자들은 단순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쪽이든 결정은 소비자가 한다. SM7과 마찬가지로 SM5도 르노 닛산의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최대한 활용해 국제 감각의 모델을 국내 오너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제원 르노삼성 뉴 SM5

크기 : 전장×전폭×전고 4,895×1,785×1,475mm 휠 베이스 2,775mm
트레드 앞/뒤 1,540/1,545mm 차량 중량 1,470kg
엔진 : 1,998cc 직렬4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86.0×86.0mm, 압축비 9.8:1
최고출력 140ps/5,800rpm 최대토크 18.8kgm/4,800rpm
구동방식 : FF
트랜스미션 : 4단 AT
기어비 :2.785/1.545/1.000/0.694/ 후진2.272 / 최종감속비 4.425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0-100km/h : N/A
최고속도 : N/A
최소회전반경 : 6m
타이어 : 205/65R16, 215/55R17(XE)
연비 : 10.8ℓ/100km
연료탱크 용량 : 70 리터
Trunk 용량: 450 리터
차량가격 : 1,770 만원~2,110 만원(오토 기준)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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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의 첫 번째 SUV 윈스톰이 드디어 출시됐다. 윈스톰은 유로4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통과하는 GM대우의 첫 번째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윈스톰은 GM대우의 내수시장에서의 점유율 증대는 물론이고 세단형 승용차에 이어 시보레와 뷰익 디비전에 더욱 힘을 실어주게 될 모델이다.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중시한 차 만들기가 돋보이는 윈스톰 2.0 디젤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팀 실장)


윈스톰은 GM 대우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모델이다. 그동안 중소형 세단들로 구성되어 한계를 느꼈던 라인업에 새바람을 불어 넣게됐다는 것이 우선이다. 더불어 마티즈와 젠트라, 라세티, 토스카에 이어 GM대우의 패밀리 룩을 완성한 모델이기도 하다. 이제는 GM 대우 모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공통분모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윈스톰의 기본 컨셉은 2002년 서울모터쇼를 통해 컨셉트카로 선보였던 오토(OTO)의 터치를 유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최종 제품은 GM 산하의 GM 대우가 개발한 모델이지만 프로젝트의 시작은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초기 컨셉을 많이 살리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그렇다. GM은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GM대우를 설립했지만 대우자동차의 모든 것을 ‘GM화’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대우자동차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살려내는 방법을 썼다. 서로간의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 성공적인 인수합병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발표회장에서 만난 GM대우의 닉 라일리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윈스톰의 개발작업 90% 이상을 GM대우가 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트랜스미션은 아이신AW제를 사용하고 있고 ESP를 미국 컨티넨탈 테베스(ContiTeves)로부터 공급받았으며 4WD시스템도 GM네트워크를 활용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런데 그보다는 전체적인 차 만들기에서 GM대우가 볼륨카 메이커로서의 바른 길을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말하는 튀는 디자인이나 획기적인 그 무엇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균형잡인 라인과 면을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인테리어에서도 질감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과 마무리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 GM 대우제 모델에 있어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이다. 사실 해외 시장에서야 GM 대우제 모델의 상품성은 GM대우 계열의 동급 모델 중에서는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여전히 그 이미지에서 현대나 기아에게 밀리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는 단순히 신차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GM대우는 밸런스에 포커스를 맞추는 차 만들기를 했고 그 결과 토스카의 경우 매그너스 대비 판매가 세 배나 증가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윈스톰에서 그런 GM대우의 의도는 그대로 드러나 있다. 2박스카의 한계로 인해 특별히 두드러진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역으로 그만큼 언밸런스한 디자인을 하기 쉽기도 하다. 윈스톰은 그런 면에서 동급 세그먼트의 모델로서는 유별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부족하다거나 과하지 않는 그런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윈스톰은 GM의 쎄타 아기텍처(최근에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보다는 아키텍처로 굳어가고 있는 듯하다)를 베이스로 개발됐다. 쎄타 아키텍처는 GM의 새턴 디비전의 SUV 뷰(Vue)를 비롯해 시보레 이쿼낙스 등에도 유용되었으며 올 가을 데뷔하게 될 오펠의 새로운 SUV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모델은 GM 대우에서 개발 생산해 오펠에 OEM으로 공급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terior

윈스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남성적인 취향을 강조하고 있다. 선을 굵게 사용해 강해 보이는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윈스톰 디자인을 마치고 미국 GM디자인센터로 자리를 옮기게 된 전병권 부장은 윈스톰의 디자인 컨셉에 대해 스타일링에서 프론트부의 파워풀한 이미지와 사이드의 쿠페 라이크한 루프라인의 채용이 전체적인 이미지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프론트에서는 우선 GM대우의 패밀리 룩인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 가운데 엠블럼이 주도하고 있다. 그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보닛 위의 V형 캐릭터 라인과 유기적으로 디자인된 직사각형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강인하면서도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범퍼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부를 하니컴 그릴 디자인식으로 처리한 것이 눈길을 끈다. 더블 그릴이 아니면서도 이쪽으로의 공기 유입에 대한 의도가 느껴진다. 그 아래쪽의 범퍼 가드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유기적으로 어울리고 있는데 이것이 미국사양으로 바뀐다면 크롬도금으로 처리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이드 실루엣은 펜더의 일부를 FRP로 덧대어 투 톤 컬러의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우선 눈길을 끈다. 짙은 컬러의 차종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밝은 계통의 차에서는 엑센트로서의 역할과 안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사이드에서의 키는 캐릭터 라인. 강한 칼자국이 도어 핸들의 라인과 함께 삽입되어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리어 펜더 부분의 곡면 처리가 보인다. 절제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빛의 반사와 보는 각도에 따라 또 다른 맛을 내는 부분이다.
하지만 GM 대우측이 강조하는 쿠페 라이크한 루프라인은 오늘날 여러 다른 모델들에서 유용된 것이다. 최근에 데뷔한 아우디의 라인도 이와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BMW X5도 보이고 닛산 FX를 벤치마킹한 흔적도 보인다. 그래도 균형잡힌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평가할만하다.
리어에서는 토스카에서와는 달리 약간은 정리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없이 프론트와 유기적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것이 우선 다가온다. 역시 특별히 모나 보이는 대목이 없이 안정적이다. 맨 윗부분에 일체형으로 처리된 에어 스포일러의 디자인도 균형이 잡혀 있다. 다만 그 에어 스포일러와 차체가 맞 닿는 부분의 단차를 조금 더 좁혔으면 싶다. 안전과는 무관한 대목이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거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다른 부분의 단차 처리(Refinement)가 잘 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해치 게이트의 윈도우 글래스는 별도로 리모컨을 통해 개폐할 수 있는 구조를 채용하고 있다. 엑센트는 크롬도금으로 처리된 리어 가니시와 범퍼 가드, 그리고 듀얼 머플러를 채용하고 있는 것도 윈스톰의 성격을 주장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듀얼 머플러는 기능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모델들에 많이 채용되고 있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635×1,850×1,720(1,755 루프랙)mm, 휠 베이스는 2,705mm. 참고로 현대 뉴 싼타페가 각각 4,675×1,890×1,725(1,795 루프랙)mm, 2,700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질감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젠트라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주었다가 토스카에서 약간 실망했던 것에 비해 훨씬 안정되었다는 뜻에서이다. 무엇보다 센터 페시아를 중심으로 한 대시보드의 구성이 안정적인 구성을 채택하고 있다. 센터 페시아 맨 위쪽에는 별도의 수납공간을 설계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 7인치 LCD모니터가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 카 오디오와 에어컨 컨트롤 패널은 토스카와 같다. 다만 좌우로 알루미늄 트림의 수직 가니시를 채용해 고급감을 살리고 있는 것이 다르다. 내용은 같더라도 치장을 달리하면 그 내용이 더 돋보인다. 그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이 부분에는 국내 최초 7인치 액정스크린을 적용하고 있으며 DVD, 비디오, 오디오, 네비게이션 등 멀티 미디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후진시 리어 범퍼에 설계된 카메라를 통해 후방 상황을 모니터에 표시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뒷좌석 전용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어 이 장르의 모델들이 추구하는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토스카와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틸트와 텔레스코픽 기능도 물론 그대로.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도 디자인 컨셉은 토스카와 같지만 타코미터를 좀 더 키워 스피도미터와 나란히 배치한 점이 다르다.
5단 AT의 실렉터 레버의 패널도 알루미늄 트림으로 처리해 한결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 뒤로 두 개의 컵 홀더가 있고 핸즈프리를 위한 어댑터 홀이 센터 콘솔박스 앞에 시트 히팅 버튼과 함께 정돈되어 있다. 센터 콘솔박스는 SUV로서는 처음으로 슬라이딩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시트는 5인승과 7인승 두 가지. 운전석은 8웨이 전동조절식으로 높낮이의 폭이 상당히 크다. SUV의 내려다보는 듯한 자세를 원하는 사람과 그 반대의 유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5인승의 경우는 7인승의 시트가 들어갈 플로어 부분이 수납공간으로 처리되어 있다.
7인승 모델은 2열 시트가 60 대 40 분할 폴딩식. 시트 백 어깨 부분의 레버를 당기면 한번만 폴딩이 되고 옆구리의 레버를 앞쪽으로 밀면 힘들이지 않고 한 번에 더블 폴딩이 된다. 이때 고정 고리가 있었으면 싶다.
3열 시트는 50 대 50 의 2인승. 실제로 앉아보면 그런데로 자리는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무릎이 위로 솟아 올라 불편하다. 어린이들이 타는 공간으로서만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2열과 3열 시트를 동시에 폴딩시키면 넓은 화물공간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 공간이 화물공간보다는 편히 쉴 수 있는 여유공간으로 다가온다. 신장이 180cm가 넘는 사진기자가 누워도 별로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최근 폭스바겐 바리안트 등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조수석 시트를 앞으로 폴딩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것은 앞으로 SUV 모델들에 많이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냉장 기능이 채용된 글로브 박스도 가운데 파티션을 해 사용자를 배려하고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윈스톰에 탑재되는 심장은 1,991cc 직렬 4기통 SOHC 4밸브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150ps/4,000rpm, 최대토크 32.6kgm/2,000rpm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이태리 엔진 전문 메이커인 VM Motori의 엔진 블록을 기본으로 보쉬제 커먼레일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GM대우측은 기존 국내에 소개된 한국산 디젤엔진과는 달리 IBIDEN제 전자제어식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ger) 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보다 먼저 다가오는 것은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다. 국내에서 생산된 차종으로서는 처음으로 채용된 것. 내년부터 국내에도 유로4 기준이 발효되게 되면 다른 메이커들도 장착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비용이다. 그러면서도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미션은 토스카와 마찬가지로 5단 MT를 기본으로 아이신 AW제 5단 AT가 옵션 설정되어 있다.
구동방식은 FWD를 기본으로 풀 타임 4WD가 옵션. 이 4WD시스템은 평소에는 앞바퀴에 100%의 구동력을 전달하며 상황에서 따라서 앞뒤의 구동력 배분을 50 대 50까지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액티브 온 디맨드 4WD로 불리우는 것으로 통상적인 주행조건이 아닐 때 0.2초 내에 4륜 구동으로 자동 전환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평소와는 달리 오랜만에 5단 MT의 스티어링을 잡았다. 그런데 국내 시장에는 대부분 AT사양이 출고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MT의 기어비를 점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5단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2,300rpm. 레드존은 4,500rpm.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5km/h에서 2단, 82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을 해야 한다. 아무래도 자동변속기와 감각이 다르다. 우선은 밀어 붙이는 느낌으로 전진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가솔린 엔진처럼 고회전을 사용해 저돌적으로 멀어 붙이지는 못한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동변속기와의 연비 차이를 감안한다면 사실은 수동변속기 모델에 관심을 보여야 하는데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말로는 연료절약을 부르짖으면서 실제 소비 행동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다시 가속을 하면 160km/hm에서 5단으로 올라가면서 호흡을 길게 한다. 그 상태에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이 180km/h를 넘어간다. 물론 이 수준에서는 반동으로 전진하는 감각이기는 하지만 자동변속기 사양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소음과 진동에서도 진화한 커먼레일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레버에 미세한 진동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그것이 스트레스로 느껴지느냐는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다른 조건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는 멀티링크 타입. 댐핑 스트로크는 약간은 긴 편에 속한다. 승차감과 자세 안정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롤각도 이 장르의 차로서는 크지 않은 편, 그러나 롤 센터가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SUV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GM대우측은 ABS, TCS, DCS, 그리고 전복방지 기능인 ARP(Anti-Rollover Program)와 연동하는 ESP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시승회장에 모래를 뿌려 미끄러지기 쉬운 상황을 만들어 주행테스트를 실시하며 장점을 부각시키려 했다. 실제로 스티어링을 잡고 시험해 본 것으로는 ESP의 개입 포인트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노면 때문인지 타이어가 끌리는 소리는 들린다. 순간적으로 좌우 바퀴의 제동력 차이가 느껴진다. 물론 이런 시스템이 효과를 보는 것은 극한 상황에서이겠지만 그 한 두 번의 위험한 상황을 탈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앞으로는 이런 장비는 장르를 불문하고 채용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 특성은 약 언더에 가깝다. 최근 등장하는 SUV들이 그렇듯이 랙&피니언 방식의 채용이 일반화되면서 온로드 주행에 걸맞는 특성을 보여준다. 물론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온로드 주행을 주로 하지만 이것을 주로 오프로드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지나치게 예민해 거슬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4륜 구동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장도 마련했으나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수준. 다시 말해 랜드로버나 지프와 같은 정통 오프로더들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윈스톰과 같은 모델들에 채용되는 4WD시스템은 험로 주파성보다는 온로드에서의 안정성을 위한 것.
안전장비로는 ESP와 연동되는 장비 외에 프론트 듀얼, 측면,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등을 채용하고 있다.
윈스톰은 GM 대우가 처음 만드는 SUV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후발주자라는 점을 감안해 최신 시스템이 채용된 디젤엔진을 탑재해 비교 우위를 노리고 있다. 특히 DPF를 적용해 배출가스 측면에서의 확실한 차별화를 통해 경쟁 모델들보다 앞선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과연 기존 모델들과의 경쟁 우위를 확실하게 보여 줄 수 있는, 그러니까 피부에 와닿는 차량 가격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궁금해진다. 갖출 것은 충분하게 갖추었지만 GM 대우산 모델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는 얘기다.



주요제원 GM대우 윈스톰 2.0 디젤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35×1,850×1,720(1,755 루프랙)mm
휠 베이스는 2,705mm.
트레드 앞/뒤 : 1,560/1,570 mm
실내 (장×폭×고): 1,905 x 1,486 x 1,280mm
차량중량(5AT FWD) : 1,730(5인승)/1,760(7인승)kg
(5AT $WD) : 1,810(5인승)/1,840(7인승)kg

엔진 : 1,991 직렬 4기통 S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최고출력 : 150ps/4,000rpm
최대토크 32.7kgm/2,000rpm

구동방식 : FWD, $WD
트랜스미션 : 5단 MT(5단 AT)
기어비(1/2/3/4/5/) : ---------
최종감속비 : ------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
스티어링 : 랙& 피니언
타이어 : 215/50R17

성능(0-100km/h) : --초
최고속도 : -------- km/h
최소회전반경 : ----m

연료탱크 용량 : ----리터
트렁크용량 : ------리터
연비: (5AT FWD) : 11.9(5인승)/11.7(7인승)km/리터
(5AT $WD) : 11.3(5인승)/11.1(7인승)km/리터
(5MT FWD) : 14.5(5인승)/14.0(7인승)km/리터
(5MT $WD) : 14.0(5인승)/14.0(7인승)km/리터
차량 가격: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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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하비는 남성적인 디자인을 잘 살려냈다. 미국 시장을 겨냥했지만 실내는 유럽 색깔이 진하고 편의 장비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도 만족할 정도로 풍족하다. 3열까지 넉넉한 실내 공간도 장점이다. ‘+10마력’의 V6 엔진과 ZF 6단 AT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동력 성능 면에서 동급의 유럽 디젤과 충분히 겨룰 만하고 정숙성은 그 이상이다. 모하비는 최신 모델답게 국산 SUV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패키징을 보유했다.

글 / 한상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모하비가 나오면서 기아의 SUV 라인업은 소형과 중형, 대형을 모두 갖추게 됐다. 남들은 줄이고 있는 큰 SUV를 이제야 내놓는 것이 뒷북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나오는 비싼 기아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모하비는 개발 과정에서 현대 베라크루즈의 위급이라는 소식도 들려왔고 국내 최초라는 장비들도 그런 부분을 부채질 했다.


모하비라는 차명은 현대의 열렬한 미국 사랑이 기아로 옮겨온 첫 번째 케이스이다. 싼타페, 투싼, 베라크루즈 모두 미국의 지명이고, 국내에 팔리는 모하비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는 수출이나 내수나 모두 같다고 치지만 기아는 굳이 보레고라는 이름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명에도 미국의 지명을 쓸 이유가 있었을까. 별거 아닌 걸로 트집이냐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 왠지 나를 위한 차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거나 기아 모하비는 판매가 시작됐고 국산차 중에서는 베라크루즈, 쌍용 렉스턴 Ⅱ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최신 모델이기에 기대치도 높아진다. 거기다 승용차와 달리 아직 SUV는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에 비해 덩치와 편의 장비에서 더욱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비슷한 급의 모델이 산더미 같은 미국 보다 한국에서 더 경쟁력을 갖고 있다.

기아 입장에서 모하비는 꽤 중요한 모델이다. 슈라이어 부사장 이후의 첫 모델이어서 디자인도 기대되지만 간만에 출시하는 비싼 차를 통해 기아에 대한 케케묵은 선입견도 타파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의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힘찬 직선, 독창적인 모습 돋보여

이전의 시승회에 참석하지 않은 기자는 이번에 모하비를 처음 봤다. 우선 첫 인상은 ‘사진 보다 낫다’이다. 기자 역시 슈라이어의 파워를 내심 기대했지만 사진만 봤을 때 큰 감흥은 없었다. ‘아직 아닌가’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물론 실물에서 최근에 나왔던 일련의 컨셉트카만큼의 임팩트는 없다. 하지만 국산차로서는 보기 드물게 외관에서부터 고급스러움이 풍긴다.

모하비는 실제보다 커 보이고 익히 알려진 대로 힘찬 직선이 디자인의 주를 이루고 있다. 화려한 장식은 자제하고 간결함이 근간이다. 전면은 번뜩이는 가로바 그릴과 날카로운 눈매가 포인트로, 모하비 전용 엠블렘이 대뜸 눈에 띈다. 전용 엠블렘은 오피러스처럼 다른 기아차와는 차별화 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메시 그릴과 그 밑의 플라스틱 범퍼, 하단의 보호 가드는 오프로더의 이미지도 풍긴다. 모노코크가 아닌 프레임 방식인 것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불룩하게 튀어나온 보닛도 남성적인 미가 느껴진다. 쭉쭉 뻗은 직선에선 얼핏 랜드로버의 이미지도 느껴지지만 다른 차와는 닮지 않은 독창적인 모습이 나쁘지 않다. 차급 이상의 고급스러움이 외관에서도 잘 살아있고 확실히 사진보다는 실물이 훨씬 낫다. 회색 톤의 루프 랙도 보기 좋다.

앞 오버행은 매우 짧고 리어 오버행도 비교적 짧은 축에 속한다. 두툼한 리어 범퍼는 차 크기를 강조하는 모습이며 LED가 촘촘히 박힌 테일 램프 역시 비싸 보인다. 머플러는 범퍼에 가려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머플러가 겉에서 안 보이는 것과 끝이 바닥을 향해 있는 것은 국산차로서 모하비가 처음인 것 같다. 타이어는 넥센의 로디안 542로, 265/60R18 사이즈를 신었다. 정숙성과 승차감을 우선시 한 트레드 패턴을 갖고 있다.

설문 조사(?) 얘기를 잠시 한다면, 다른 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모하비 시승 중 또는 시승 후 주위 사람들에게 “생긴 거 어때?”라고 물었을 때 의외의 답변에 많이 놀랐다. 많은 사람들(민간인 뿐 아니라 기자들조차)이 “베라크루즈가 더 낫지”라고 답했다. 적어도 기자의 눈엔 모하비가 베라크루즈 보다(렉스턴 Ⅱ는 말할 것도 없고) 훨씬 잘생겼기 때문에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디자인이 전적으로 개인 취향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2년 전 나온 베라크루즈 보다 호응도가 떨어지는 것은 정말 의외이다.

유럽풍의 실내, 3열까지 넉넉해

모하비는 기아의 최고급 SUV답게 스마트 키가 기본이다. 유럽차와 비슷한 모양의 자동차 키가 폼 난다. 도어 핸들의 버튼만 누르면 도어 록이 해제되고, 이는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절대 남에게 운전대 안 맡기는 사람이라면 키를 호주머니에서 꺼낼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스타트 버튼은 한 번만 누르면 스티어링 휠과 시트가 제자리로 복귀하고 한 번 더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출발 전부터 비싼 차임을 충분히 과시한다. 보기와 달리 지상고는 의외로 높지 않아 승하차도 불편함이 없다.

모하비는 차명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는 것을 분명히 하지만 실내의 느낌은 다분히 유럽풍이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부터 색상까지 유럽의 고급차에서 느꼈던 그런 분위기가 난다. 기아가 이번에 확실히 신경 좀 썼다. 각 패널이 빈틈없이 짜인 모습도 보기 좋다.

실내의 재질에서 받는 감성적인 느낌은 베라크루즈나 렉스턴 Ⅱ 보다 월등히 낫다. 베라크루즈가 렉서스 RX 풍이라면 모하비는 폭스바겐 쪽이다. 특히 베라크루즈가 렉서스처럼 눈에 잘 띄는 부분의 플라스틱을 화려하게 처리한 것에 반해 모하비는 그보다 한수 위의 질감을 갖고 있다.
글로브 박스나 선글라스 수납함까지도 부드러운 소재의 안감을 덧대 눈에 잘 안 띄는 부분까지 신경 쓴 부분이 돋보인다. 선루프는 틸팅과 슬라이딩 모두 무단계로 조절하고 암레스트는 슬라이딩은 되지 않지만 2단으로 나뉘어져 있다.


모하비는 쭉 뻗는 대시보드부터 좌우 공간까지 매우 넉넉한 실내를 확보하고 있다. 거기다 지금까지의 기아차 중 최고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마무리와 품질감이 좋다. 그러면서도 우드그레인은 도어 트림과 기어 레버 정도에만 한정적으로 쓰는 절제의 미까지 보였다. 검은색 우드는 얼핏 피아노 블랙 톤을 연상시켜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인다.

스티어링 휠에는 핸즈프리와 오디오 버튼이 달려 있고 손에 감기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계기판은 좋게 말하면 심플하고 나쁘게 말하면 썰렁하다. 하지만 상당히 뚜렷한 시인성을 제공하고 꺾여 있는 회전계의 디자인이 이채롭다. 회전계가 곡선이 아닌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가운데 크게 배치된 속도계 안에는 트립 컴퓨터의 정보를 보여주는 작은 창이 마련된다. 수온계도 디지털이다.

실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센터페시아이다. 옵션인 모니터는 없지만 상하 2단으로 나눠진 오디오와 공조장치의 액정과 버튼이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공조 장치의 온도 조절 스위치가 상하로 움직이는 조그 셔틀 방식도 유럽 분위기다. 센터페시아의 버튼들은 보기에도 좋지만 눌렀을 때 감촉도 우수하고 액정의 빨간 글씨는 가독성도 좋다. 흠이라면 4WD와 사이드미러 조절 다이얼의 좌우 유격이 있는 점이지만 다른 부분에 비해 사소한 것이니 충분히 눈감아줄 수 있다.
국산차 처음으로 적용된 ZF의 6단 AT는 게이트식 디자인에 보기 좋은 기어 레버를 갖고 있다. 바로 옆의 ‘AUX' 캡을 열면 USB와 아이팟, AUX 단자가 모여 있다. USB는 메모리 스틱을 단자에 꽂기만 하면 자동으로 음악이 흘러나온다.

특이한 점 중 하나는 룸 미러에 나타나는 후방 카메라이다. 전체 면적의 1/3 정도를 차지하는데, 모니터 보다야 물론 작지만 시인성이 나쁘지 않고, 버튼으로 이 기능을 끄고 켤 수도 있다. 약 10여 년 전에 애프터마켓에서 파는 TV 내장 파나소닉 룸미러를 본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너무 신기했었다. 모하비의 룸미러도 (TV는 없지만)동승자에게 충분히 얘깃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실내에서는 시트가 단점으로 꼽힌다. 일단 방석의 길이가 짧아 허벅지를 편안히 받치지 못하고 어딘지 몸에 잘 안 맞는다. 보기는 그럴싸하지만 시트에 안기지 못하고 붕 뜬 느낌이다. 또 럼버 서포트를 가장 낮게 해도 다소 돌출되어 시승 내내 등이 편하지가 않다.
기자의 기억에 기아차의 시트는 대체로 불편했다. 집 차였던 프레지오부터 기자의 두 번째 차 스포티지도 시트가 불편했다. 이런 예전의 잔재가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것 같아 다소 아쉽다. 물론 시트에 민감한 기자만의 느낌일 수 있다. 반면 시트 가죽의 질은 꽤 좋은 편이어서 미끄러지지 않고 옷에 잘 달라붙는다.

2열도 덩치에서 기대하는 만큼 넉넉하다. 헤드룸까지 넉넉하게 확보했고 별도의 공조 장치는 물론 열선 시트도 있다. 센터 콘솔 후면에 마련된 공조 장치는 온도와 바람의 세기 방향까지 모두 조절할 수 있고 디자인도 앞좌석과 흡사하다. 송풍구는 B 필러가 아닌 천정에 달렸다.
2열은 60:40의 비율로 등받이의 각도는 물론 슬라이딩도 가능하다. 2열 슬라이딩의 여부는 요즘의 SUV 또는 크로스오버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고 특히 3열 승객과 공간 활용을 생각하면 메리트 있는 기능이다. 2열 승객을 위한 컵홀더는 암레스트와 도어 트림까지 총 4개가 마련된다.

3열은 헤드레스트를 비롯해 완전히 독립된 2개의 시트를 갖고 있다. 모하비의 3열은 기자가 타 본 SUV의 3열 중에서 가장 넉넉하다. 모하비의 덩치가 크기도 하지만 헤드룸은 물론 비교적 옹색하지 않은 레그룸까지 확보했다. 물론 자세가 엉거주춤한 부분은 있지만 이 정도면 성인이 앉기에도 크게 부족함 없다 하겠다. 기자 보다 다리 긴 사람이 탔을 땐 2열을 앞으로 밀면 된다. 3열 역시도 전용 송풍구가 천정에 달려 있다.
3열을 모두 사용할 경우 짐 공간은 당연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2, 3열의 폴딩이 쉬워 공간 활용도는 좋다. 트렁크는 전동식은 아니지만 파워 클로저 기능이 있다. 살짝만 닫으면 부드럽게 문을 끌어당겨 마무리 한다.

주행 성능은 국산 SUV 중 최고, ZF 6단의 장점 두드러져

주행 성능의 초점은 10마력 늘어난 V6 디젤+ZF 6단 AT의 활약상이다. 250마력의 출력은 유럽의 동급 디젤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치이며, 베라크루즈에서 경험했듯 정숙성도 최상급이다. 46.0kg.m에서 55.0kg.m으로 대폭 오른 최대 토크는 마력에 비례하는 상승분을 훌쩍 넘어선다. 이는 변속기의 허용 수치가 높아져 토크를 더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력 뿐 아니라 최대 토크까지 동급에서 가장 힘 센 엔진이 모하비의 V6 디젤이다.
이 디젤과 국산차 최초의 ZF 6단 AT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어디 내놔도 꿇리지 않는다. ZF의 6단 AT는 2세대가 나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BMW에만 쓰이고 있고, 아우디, 재규어 등에 쓰이는 AT는 모하비와 동일한 1세대이다.


공회전 시 정숙성은 평균 이상이다. 진동도 높은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다. 물론 디젤임을 분명 알 수 있지만 외부 소음 자체도 상당히 적은 것으로 봐선 기본적으로 현대 V6 디젤의 소음 정도가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마력 늘어난 것 치고는 순발력의 차이가 몸으로 느낄 정도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킥 다운 시 뭉클하는 토크 감도 베라크루즈 보다 한수 위다. 발진 가속 시 조금의 멈칫거림 없이 시원스럽게 뻗어나가 답답함이란 찾을 수 없다.

동 배기량의 유럽 디젤과 비교할 경우 힘은 거의 대등하고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은 더 적게 느껴진다. 다만 회전 질감과 엔진 음색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다소 차이가 있다. 음색을 좀 더 다듬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가속 시 발생하는 디젤 특유의 소음이 다소 거칠고 실용 영역에서의 소음은 베라크루즈 보다 다소 크게 느껴진다.
100km/h를 넘어서도 가속은 빠르게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오른발에 걸리는 토크가 만족스럽다. 5단 190km/h까지는 힘차게 속도가 올라가고, 이 속도에 도달하면 가속이 거의 멈춘다. 하지만 사정이 허락한다면 200km/h를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ZF 6단 AT는 매우 부드럽고 변속 충격도 적으며 엔진의 힘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P-R-N-D 변속 충격도 적고, 수동 모드에서의 반응도 빠르다. 특히 고회전 변속 시 미끄러짐이 적은 게 베라크루즈의 아이신과 비교된다. 이 ZF 6단 AT는 유럽차에서 익히 경험해 봤지만 모바히의 것은 유난히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각 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0, 70, 115, 150km/h로, 베라크루즈와 비교 시 기어비가 1, 2단은 같고, 3, 4단은 조금 짧다. 결국 늘어난 토크와 변속기의 능력에서 가속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은 국산 SUV 중 단연 돋보인다. 속도가 높아져도 차체가 묵직하게 내리누르고 직진 안정성이 출중하다. 키 크고 덩치 큰 SUV로서 풍절음도 적은 편이다. 100km/h 이상의 속도에서 선루프를 열고 주행해도 바람의 들이침이나 풍절음이 적은 것도 두드러진다.
다만 선루프 덮개가 고정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덮개를 열고 주행하다 좀 지나 위를 쳐다보면 어느새 절반 이상 닫혀있다. 인제 봄이 되서 선루프를 열고 다닐 때 이렇게 덮개가 자꾸 닫힌다 생각하면 그것도 좀 피곤한 노릇이다. 시승차만 그럴 수도 있다.

하체에서는 프레임의 특성이 남아있지만 승용의 느낌을 많이 강조했다. 댐퍼 스트로크는 길고 쿠션도 부드럽지만 충격 흡수가 빠르고 그 이후의 추스르는 동작도 훌륭하다. 그러나 너무 출렁거리고 뒤뚱대는 베라크루즈, 렉스턴 Ⅱ 보다 한결 움직임이 안정적이다.
VDC의 개입이 늦는 것은 의외다. 이정도면 작동하지 않을까 하는 시점이 와도 잠자코 있다가 나중에야 개입한다. 요즘의 차들, 특히 SUV는 안전을 이유로 하나같이 ESC의 개입이 빠르게 세팅된다. 상대적으로 무게 중심이 높은 SUV임을 감안한다면 앞당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핸들링의 재미를 찾을 차는 아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는 초기 반응이 예민해 시내 주행 시 편하고 차를 잘 멈춰 세운다. 브레이크 페달의 유격은 비교적 큰 편이고 힘껏 밟았을 경우 약간은 스폰지처럼 푹신한 감각이다. ABS 작동 시 페달로 전해지는 진동은 평균보다 큰 편이다.


기아가 야심차게 선보인 모하비는 가장 높은 가격만큼이나 알찬 내용을 담았다. 특히 주행 성능 면에서 국산 SUV는 물론 수입차와 비교해도 될 수준이다. 비슷한 차체에 이 정도 성능과 편의 장비를 갖춘 유럽 SUV를 살려면 거의 두 배의 돈을 지불해야 하고, 가격 차이가 좁아지는 미국 SUV는 편의 사양과 내장재에서 아쉬운 면이 많다. 모하비는 분명 동급에서 가장 높은 상품성을 갖고 나타났지만 호불호 갈리는 디자인과 기아차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판매에 영향을 끼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기아 모하비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80×1,915×1,810mm(루프 랙 포함)
휠베이스 : 2,895mm
트레드 (앞/뒤) : 1,630/1,640mm
최저 지상고 : 217mm
중량 : 2,055kg

엔진
형식 : V6 DOHC E-VGT
배기량 : 2,959cc
최고출력 : 250마력/3,800rpm
최대토크 : 55.0kg.m/2,000 rpm
보어×스트로크 : xmm
압축비 : 10.5:1

섀시
구동방식 : 4WD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 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성능
0-100km/h 가속 : 9.6초
최고속도 : --
최소회전반경 : 5.5m

타이어 : 265/60R18
연료탱크 용량 : 82리터
트렁크 용량 : 350리터(3열 폴딩 시 1,220리터)
연비 : 10.8km/리터
가격 : 3,490만원~4,400만원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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