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스텔란티스/페라리'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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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컨버터블포르토피노 M과 함께 짧은 휴가를 보냈다어떻게 달리든 자유다페라리와 함께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새 일상에서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살게 됐다전 세계를 덮친 바이러스로 인해 어딘가로 떠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색다른 분위기와 기분 전환을 위해 큰마음 먹고 멀리 떠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세상이다그렇지만 이 분위기에 대한 전환은 필요하다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 위해서 말이다그렇다면 방법은 하나기분 전환을 조금 특별하게 하는 것이다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과 함께 말이다.

페라리 포르토피노 M은 그런 욕망을 갖고 탄생했다탑승하고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영화처럼’ 만드는 재주를 가지도록 말이다수많은 페라리를 경험해 본 이도처음으로 페라리의 스티어링을 잡아 본 이도 그것을 느낄 수 있다그 일상을 영화처럼 만드는 페라리를 잠시나마 느껴 볼 기회가 드디어 생겼다오랜만에 이탈리아 산 종마를 가슴에 품고온전히 느끼며 이곳저곳을 둘러볼 기회가 말이다.

 

레이스도드라이브도 모두 당신의 마음대로
그 전에 살짝 포르토피노 M을 살펴보자. M은 이탈리아어 ‘Modificata’에서 따 왔는데일반 모델을 수정 또는 개량한 것을 의미한다페라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456M GT 그리고 575M에도 M이 붙어 있었다그러니까 페라리가 역사 속에서 유지해오고 있는 하나의 패턴인 셈이다. M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디자인에서 극적인 변화가 있거나범접할 수 없는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 것은 아니다그보다는 좀 더 편안하면서도 다루기 쉬운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보는 게 맞다.

그 변화를 살펴보면탑재하는 8기통 트윈 터보 엔진의 출력이 기존 600마력에서 620마력으로 약간 상승한 게 눈에 띈다최고출력 600마력에 달하는 자동차에서 20마력 상승이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그러나 그 20마력을 비웃는다면엔진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다무엇보다 GPF(가솔린 미립자 필터)가 적용되면서그 막강한 출력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 6d를 통과하고 있다아직 내연기관은 죽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7 DCT 8 DCT로 진화했다부드러운 변속과 승차감연비까지 모두 잡겠다는 페라리의 의지다실내는 큰 변화가 없지만스티어링 휠에 붙어있는 주행 모드 변경 스위치(마네티노) 5개로 더 많아졌다레이스 모드를 추가해 서킷에서 능력을 온전히 즐기도록 만든 것이다그 외의 소소한 변화들은 말보다는 직접 느껴보는 것이 더 빠르다걱정 마시라생생히 느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드디어 지붕을 닫은 포르토피노 M과 마주했다이 상태로도 충분히 멋지고쿠페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다그래도 이 차가 컨버터블인 이상지붕을 열고 달려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마침 강하게 내리쬐는 햇살도 구름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비 또는 눈이 내린다면 사정이 달라지지만아직 비가 내릴 기미는 없으니 말이다트렁크 속으로 지붕이 접혀 들어가면매끈한 형태의 뒷모습만 자연스럽게 남는다.

달리면서 눈치챈 것이지만이전보다 승차감이 훨씬 좋아졌다주행 모드를 ‘컴포트에 맞추기도 했지만그보다는 오른발을 제어하는 데 있어 부담이 없다는 게 더 크게 다가온다그동안 슈퍼카라고 하면 아무리 편안하게 만들어도 오른발에 힘을 줄 때는 꽤 조심해야 했는데일반적인 세단을 다루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운전할 수 있다이 정도면 정체가 지속되는 도심에서도 아무런 불편이 없을 것이다. GT라는 장르에 충실해진 것이다.

아마도 엔진보다는 변속기의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싶다그러고 보니 8 DCT를 개발하면서 속도에 맞는 기어를 선택하고 이에 따라 토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소프트웨어를 내장했다고 설명했었다여기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바로 새로 다듬은 서스펜션이다과속방지턱 하나만 넘으면 알 수 있는데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물론 뒷바퀴는 아직 딱딱하지만이 정도라면 소프트라고 말해도 된다.

자 그러면 여기서 걱정이 앞설 것이다포르토피노 M은 이전보다 GT로 기울어졌고이제는 ACC와 차선 이탈 경고 등 ADAS 시스템도 확실히 챙기고 있다그렇다면페라리의 상징인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줄어들었을까그것을 확인하려면일반도로에서는 불가능하다이 성능을 마음껏 터뜨릴 수 있는 곳서킷으로 발길을 돌렸다진입하자마자 피트를 천천히 달리면서 지붕을 닫았다제법 빠르게 작동하는 지붕은피트를 벗어날 때 즈음에 완전히 닫혔다.

앞에서 했던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은 코너 두 개를 지나자마자 알 수 있었다아무리 승차감을 고려했다고 해도, GT로 성향이 기울었다고 해도 페라리는 페라리다그러고 보니 최근에 등장한 레이스용 자동차들은 승차감을 고려한 서스펜션을 장착한다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직선을 지나면서도 달구지처럼 흔들렸던 자동차는 과거의 유산이다레이스에 진심인 페라리가 그런 변화를 따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코너를 벗어나면, 8기통 엔진이 우렁찬 음색을 발산한다터보차저를 갖고 있지만페라리는 터보 랙을 느낄 수 없도록 엔진을 다듬고 있다오른발에 힘을 주면마치 자연흡기 엔진처럼 그대로 힘을 끌어낼 수 있다. F1의 파워유닛을 만드는 곳으로써이런 느낌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여기에 힘을 더하는 것이 바로 새로 다듬은 배기 라인이다소음기를 제거하고 밸브 개도 범위로 소음을 조정하는데서킷에서는 폭발적으로 반응하고 일반도로에서는 조용하다.

페라리의 서킷 주행은 역시 급이 다르다게다가 ‘운전 좀 한다고 느끼는 일반인 ‘프로 레이서와의 차이도 확연하다프로 레이서가 운전하면보통은 옆으로 심하게 걸리는 힘 때문에 상체를 가누지 못하는 상황도 생긴다허나 페라리라면 그 걱정은 없다신체만 제대로 지지한다면상체도 그리 흔들릴 일이 없다두 손과 팔꿈치를 센터 콘솔과 오른쪽 손잡이에 대면 절묘한 높이가 만들어지며공포 없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포르토피노 M과 함께했던 짧은 시간은 끝났다한순간이나마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지붕을 열고 마음껏 하늘을 누렸고오랜만에 풀 내음을 맡으며 여유 있게 달릴 수 있었다페라리는 언제나 빠르게 달려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깨졌지만페라리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명백한 스포츠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이제는 영화 속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지만잠시 불어넣은 활력은 긴 시간을 힘차게 보내줄 원동력이 될 것이다.

 | 유일한

자동차 전문 잡지 <모터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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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디노(Dino) 206/246GT 이래로 47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완전히 새로운 V6 페라리가 태어났다. 새로운 V6 페라리는 리어미드십 스포츠카로, 혁신적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더불어 정교한 최신기술로 만들어진다. 새로운 V6 페라리의 이름은 296 GTB(Gran Turismo Berlinetta)다.

 

페라리가 미드리어 엔진을 장착한 2인승 베를리네타의 최신작, 296 GTB를 페라리 소셜 미디어 및 웹 채널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296 GTB는 한계 상황뿐 아니라 일상 주행에서도 순수한 감성을 보장하는, 운전의 재미(fun behind the wheel)라는 개념을 완벽히 재정의한 차라 할 수 있다.

296 GTB는 새로운 타입의 엔진을 선보이며 페라리 혁신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8기통, 12기통 엔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296 GTB 엔진은 663마력(cv)의 120° V6 엔진으로 추가출력 122kW(167cv)를 전달할 수 있는 전기모터와 결합돼 있다. 총 830마력을 발휘하는 본 엔진은 로드카에 적용된 첫 6기통 엔진으로 전례 없는 성능과 짜릿하고 독특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페라리 전통에 따라 그란 투리스모 베를리네타 약자인 GTB와 함께 총 배기량(2.992 l)과 실린더 수를 조합하여 만든 본 차량의 이름은 페라리에 있어서 296 GTB의 새로운 엔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해 보여주고 있다. 새 엔진은 단순히 296 GTB의 살아있는 심장이 아니라 페라리가 70년동안 쌓아 온 모터스포츠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V6 엔진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65°아키텍처가 특징인 최초의 페라리 V6는 1957년 1,500cc 디노 156 F2 1인용 차량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어서 1958년 프론트 엔진 스포츠 프로토타입인 196 S와 296 S, 그리고 같은 해 마이크 호튼이 F1 드라이버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던 246 F1 차량에서 더 큰 배기량을 가진 버전이 등장했다.

미드리어 V6엔진을 최초로 선보인 페라리 차량은 246 SP로, 출시된 해인 1961년과 그 이듬 해인 1962년에 타르가 플로리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1961년에는 120° V6엔진을 탑재한 156 F1으로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에서 최초의 컨스트럭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페라리는 1981년에 처음으로 126 CK의 엔진 실린더 뱅크 사이에 터보를 장착했고, 이어서 1982년에는 126 C2에도 이를 적용했다. 이 차량은 포뮬러 원 컨스트럭터 월드 챔피언십 타이틀을 획득한 최초의 터보차저 차량이 되었고 1983년에는 126 C3가 그 뒤를 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V6 터보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2014년 이후 모든 포뮬러 원 1인승 차량에 사용돼 왔다.

 

296 GTB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은 놀라운 가용성과 더불어 페달 반응 시간을 0으로 단축하고, 순수 전기 eDrive 모드에서도 25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 차량의 콤팩트한 규격과 혁신적인 다이내믹 컨트롤 시스템, 정밀히 설계된 공기역학 시스템으로 인해 운전자는 놀라운 민첩성과 반응성을 즉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스포티하고 유연한 디자인, 극도로 콤팩트한 크기는 차량의 모던함을 부각하고 있으며 1963 250 LM을 레퍼런스로 삼아 단순함과 기능성의 완벽한 결합을 보여주고 있다.

 

296 GTB은 SF90 스트라달레와 마찬가지로 극한의 출력과 최대 성능을 경험하고 싶은 고객을 위해 경량화 옵션과 에어로 모디피케이션(aero modification, 공기역학 요소 변경)을 포함한 아세토 피오라노 패키지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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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차체컬러가 포르토피노의 바다를 닮았다

이탈리아에 있다는 항구도시 포르토피노. 마치 그곳에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페라리가 내놓은 신형 GT 스파이더 '포르토피노 M'은 아름답고 평화롭다는 포르토피노, 딱 그 이름에 걸맞은 페라리다.

 

페라리는 지난 수년 동안 GT 스파이더 모델을 만들어 왔다. 2008년 선보인 캘리포니아를 통해 캘리포니아 30, 캘리포니아 T, 캘리포니아 T 핸들링 스페치알레(HS)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을 만들었고 2017년에는 후속작인 포르토피노를 내놨다.

마치 요트가 된 듯한 페라리 포르토피노 M

당시 포르토피노는 전작 대비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과 가벼워진 차체, 더욱 강력한 파워트레인으로 페라리 GT 스파이더 중 가장 성공작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런 포르토피노가 '변화(Modificata)'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돌아왔다. 완벽할 것만 같던 차에 어떤 변화가 필요했던 것일까. 국내시장에 데뷔한 포르토피노 M을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과 일반국도에서 짧게 만나봤다.



페라리 포르토피노 M

/ 혁신의 재시작

부분변경 모델인 만큼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다. 그런데 전작보다 훨씬 멋진 느낌이다. 알고 보니 범퍼에 작지만 큰 변화가 있다. 우선, 범퍼 아래쪽 공기흡입구 주변에 더욱 입체감이 높은 디자인을 적용했다.

 

앞 펜더에서 시작해 문까지 이어지는 공기 배출구 디자인은 예나 지금이나 인상적이지만, 포르토피노 M은 해당 부분이 휠 하우스를 뚫고 전면 범퍼까지 진출했다. 덕분에 훨씬 날카롭고 역동적인 실루엣이 됐다.

페라리 포르토피노(위)와 포르토피노 M(아래)

실내 레이아웃 역시 익숙한(?) 그대로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포르토피노 배지가 대시보드 하단에서 상단으로 옮겨왔을 뿐이다. 아, 붉은색 M 이니셜이 추가됐군. 시승차는 카본 인테리어 업그레이드 패키지가 적용됐다. 덕분에 운전대 상단에서 RPM을 확인할 수도 있다.

 

페라리는 기존 모델 성능을 상당부분 개선했을 때 M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개인적으로 M이라는 수식어가 썩 와닿지는 않는다. 이 신형 포르토피노에게는 '변화'보다 '발전'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말 그대로 외형 변화보다는 내실을 더 잘 다졌기 때문이랄까.

전형적인 페라리 인테리어

포르토피노 M은 2016년부터 4년 연속 올해의 엔진상을 수상한 V8 터보 엔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러나 전작과 동일한 3,855cc 배기량을 갖췄음에도 7,500rpm에서 20마력 높아진 620마력을 뿜어낸다.

 

쭉 뻗은 트랙 직선주로에서 V8 엔진이 뿜어내는 엄청난 힘은 생각보다 부드럽게 다가온다. 분명 속도계가 순식간에 치솟지만 폭발적이라기보다는 우아한 느낌이다.

 

본디 출력상승은 힘이 부족한 차에게 간절한 법인데, 원래부터 힘이 넘치는 경주마다 보니 20마력이라는 힘이 추가됐든 말았든 크게 상관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원하는만큼 가속페달을 밟기만 하면 된다.

원형 송풍구는 전체가 움직인다

오히려 출력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변속기와의 조합이다. 포르토피노 M은 기존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대신 완전히 새롭게 설계한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품었다.

 

듀얼 클러치답게 번개같은 변속을 보여주지만 자동변속기만큼이나 부드러운 변속 느낌이 엔진이 주는 우아한 가속 느낌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스포티함을 추구하는 모델들은 변속충격을 인위적으로 연출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포르토피노 M은 억지스럽게 스포티함을 연출하지 않는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부드러움을 자연스레 살려 운전자가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느낌이다.

포르토피노 M의 기어버튼

이번에 탑재된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클러치 모듈이 기존보다 약 20% 작아진 반면, 토크 전달력은 35% 향상됐다. ECU와 변속기 소프트웨어도 개선해 더욱 빠르고 매끄러운 변속을 제공한다.

 

페라리 엔지니어들은 특히 기어변환 전략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덕분에 연료효율 개선과 배기가스 저감은 물론, 효과적인 클러치 토크제어 기술을 통해 도심 속 저속주행 환경에서도 한결 수월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카본 옵션이 적용된 스티어링 휠

이날 시승은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포르토피노 M에 동승해 서킷을 체험할 수 있는 '택시타임'도 진행됐다. 서킷에서의 택시타임은 정말 오랜만이다. 공교롭게도 마지막으로 택시타임을 즐겼던 모델이 람보르기니 우라칸 EVO였던 것 같다.

 

당시 우라칸 EVO를 동승했을 때는 너무 폭력적인 느낌 때문에 '미친 황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포르토피노 M은 그때와 정반대 쪽 끄트머리쯤에 가있는 모델이다.

탑을 오픈한 페라리 포르토피노 M

서킷을 주행하는 내내 우아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운다. 코너를 과감히 공략하고 직선주로를 빠르게 달려나가는 퍼포먼스가 놀랍지만 전혀 우악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쉬프트 패들을 눌러 변속하는 감각부터 가속페달을 밟아 RPM을 올리며 달려나가는 모든 과정이 한결같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트랙을 달리는 슈퍼카를 상상할 때 우리들은 흔히 폭력적이고 과시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페라리는 포르토피노 M을 통해 이와 전혀 다른 해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폭력적인 성능을 우아하게 처리하는 이 놀라운 능력은 포르토피노 M이 일상용 GT 스파이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트랙에서조차 떠올리게 만들었다.

커다란 패들쉬프트

코너를 칼같이 돌아나가던 인스트럭터가 차체를 미끄러뜨리기 시작했다. 옆으로 미끄러지던 차체는 카운터 스티어를 조금만 넣어도 원래 자세로 돌아와 달려나간다. '페라리 다이내믹 인핸서(FDE)' 덕분이다.

 

레이스 모드에서만 작동하는 FDE는 '주행 안정장치(ESC)'와는 다른 개념이며 측면으로 미끄러지는 움직임을 제어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차량 움직임을 보다 쉽게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카운터 스티어를 잘 다룰 수 있는 운전자라면, 차체를 옆으로 미끄러뜨리며 코너를 빠져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모터스포츠에 기인한 페라리 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포르토피노 M이 우아하고 부드럽다지만, 페라리는 페라리다.

페라리 포르토피노 M

/ 평범한 일상의 재발견

아름다운 라인의 지붕을 열어젖히고 감미로운 배기음을 들으며 도로 위에서 편안함을 만끽하는 것. 포르토피노 M은 주행감성에 있어 추구하는 바가 확실하다. 그리고 페라리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몇 가지 장비를 더했다.

 

우선, 안락한 오픈 에어링을 위해 포르토피노 M에는 마그네슘 프레임 시트가 탑재됐다. 마그네슘 프레임 시트는 신체가 닿는 부위별로 푹신함을 달리했을 뿐만 아니라 목부분에 열선을 적용해 공기 온도와 차량 속도에 따라 온도를 지속 조절한다.

 

오픈 에어링의 또 다른 즐거움은 배기음이다. 이를 위해 포르토피노 M은 기존 배기 시스템의 전체 구조를 재설계했다. 새로운 배기 시스템은 과감하게 양쪽 소음기를 모두 없애버렸다. 대신, 바이패스 밸브를 타원형으로 가공함으로써 배기관 내 압력을 줄여 소리를 증폭하고 균일한 배기음을 만들어냈다.

ADAS 기능 조작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사실, 페라리 운전대를 잡고 있는데 운전이 귀찮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배려를 굳이 사양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포르토피노 M은 스톱 앤 고를 포함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잠재적 충돌 위험을 경고해 충격을 완화해 주는 예측 긴급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차선 이탈 경고, 자동 하이빔, 3D 디스플레이 서라운드 뷰, 후측방 경고 등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이제 보니 공짜 배려는 아니었다.

페라리 포르토피노 M

용인 스피드웨이 주변 도로는 노면 상태가 매우 안 좋다. 굽이진 길은 포장이 갈라지거나 파인 부분도 많고 험악한 과속방지턱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좋지 않은 노면을 달리자니 주행모드에 따른 승차감 변화가 궁금했다. 부드러웠던 포르토피노 M은 주행모드에 따라 어디까지 단단해질까. 마네티노 스위치로 시선을 옮기니 레이스(RACE)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마네티노 스위치

사실 이전 모델인 포르토피노에는 레이스 모드가 없었다. 그동안 페라리는 GT 스파이더 모델에 레이스 모드를 지원하지 않았다. '이건 여유로운 GT 모델이니까 조급하게 레이스 할 필요없다'라는 페라리의 고집이었을까.

 

아무튼 포르토피노 M에는 페라리 GT 스파이더 라인업 최초로 마네티노 스위치에 레이스 모드가 추가됐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은 당연히 즐겨주는 것이 인지상정.

 

웨트, 컴포트, 스포츠, 레이스, ESC-OFF 등 총 다섯 가지를 지원하는 마네티노 스위치를 옮겨가면 한 단계가 변할 때마다 눈에 띄게 변하는 태도를 경험할 수 있다.

페라리 포르토피노 M

승차감 역시 단계마다 눈에 띄게 달라진다. 다만, 승차감이 점점 단단해지는 중에도 부드러움이라는 기본 가치는 절대 놓지 않는다.

 

코너를 돌아나가는데 갑작스레 우악스러운 방지턱이 나타났다. 속도를 많이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넘어버렸다. 당황스러운 와중에도 승차감이 단단한데 부드럽다. 딱딱하지 않고 우아하다. 이 느낌을 어떻게 글로 설명할 수 있을까.

 

고작 한 시간. 포르토피노 M을 느끼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운전석에서 내리는 게 아쉬웠던 이유는 그 때문이었을까. 사실 열 시간을 운전했어도 아쉬운 마음은 같았을 듯하다.

가슴을 설레게 하는 페라리 로고

/ 어쩌면 변화란

페라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이탈리아 공장 가동을 한동안 멈춰야 했었다. 포르토피노 M은 지난 5월, 이탈리아 공장 가동 재개 이후 선보이는 첫 번째 모델이다.

 

페라리는 포르토피노 M을 '평범한 일상'의 재발견을 상징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우리도 코로나19 이후 많은 부분에서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렸다.

 

그 속에서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감사하고 위대했던 것인지 깨달아가고 있다. 하물며 이런 멋진 GT 스파이더와 함께라면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특별함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페라리 포르토피노 M

포르토피노 M은 평범한 일상을 함께 하기 위해 많은 것을 배려한 페라리다. 우악스러울 수 있는 퍼포먼스를 우아하게 표현하고 스포티함을 드러낼지언정 부드러움이라는 기본 가치를 절대 놓지 않는다.

 

상상해보라. 운전자는 그저 열린 지붕을 통해 바람을 만끽하고 감미로운 배기음을 즐기면 된다. 밟으면 밟는 대로 돌리면 돌리는 대로 언제나 우아하게 달려나간다. 남들의 부러운 시선 정도는 덤이 되겠다.

 

그러면 어느 지점에선가 평범하기 짝이 없던 일상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포르토피노 M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변화는 단순히 디자인이나 퍼포먼스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이미지 : 페라리

 

박지훈 jihoon.park@carlab.co.kr

재미있는 자동차 미디어 카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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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4년 전 일본 진출 50주년을 기념해 페라리 J50을 출시했다. 이는 488 스파이더를 기반으로 하지만, 더 날렵한 보디에 강력한 트윈터보 3.9L V8 엔진을 탑재했다.

중요한 점은 페라리 J50이 일반 288보다 훨씬 희귀하며, 일본에서 단 10대만 한정 생산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10대 중 한 대가 도쿄의 페라리 딜러점에서 중고로 판매된다. 가격은 예상만큼 비싼 360만 달러(약 40억 원)에 달한다.

 

중고로 올라온 이 차량은 네로 데이토나 색상 또는 메탈릭 블랙으로 제공된다. 가장 평범한 색상임에도 불구하고 J50은 매끄러운 외관 등의 매력을 잃지 않았다.

J50은 단지 488을 개조한 것에 그치지 않고 20마력을 추가해, V8 엔진은 690마력을 발휘한다. 

 

전시된 중고 J50은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최소한 2026년까지 유지 보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페라리 스페셜 에디션과 함께 다른 많은 것들을 제공하다. 특히 20인치 단조 림의 새로운 맞춤형 세트가 눈길을 끈다. 

J50은 4년이나 됐지만, 거의 새것처럼 보인다. 아마 4년여 기간에 겨우 692km만을 주행했기 때문일 것이다. 

박도훈 기자 

@thedriv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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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페라리 모델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모델은 바로 페라리 최초의 SUV ‘프로산게’다.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페라리 SUV를 기다리며 그동안 최종 생산 모델이 어떨지에 대한 추측이 만연했다. 현재로선 알 수 있는 것이 프로산게가 페라리 로마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디자이너 데잔 흐리스토프(Dejan Hristov)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페라리 모델들의 디자인 요소를 통합해 프로산게에 대한 획기적인 렌더링을 제작했다. 그는 이를 아라비아 사막 바람 중 하나를 따서 ‘시뭄(Simoom)’이라 명명했다.

지금까지 예측된 페라리 프로산게는 경쟁 모델인 람보르기니 우루스의 날카로운 모습과 달리 흐르는 듯한 날렵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그러나 흐리스토프가 디자인한 것은 기존과 다르게 훨씬 더 공격적인 외관을 갖추고 있다. 시뭄은 쿠페와 같은 실루엣으로 더욱 스포티한 느낌을 주면서, 기존의 B필러를 상당한 크기의 C필러로 교체했다. 또한 수어사이드 도어를 채택한 것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렌더링의 에어로 부품도 인상적인데, 전면부에는 후드에 거대한 덕트가 있다. 측면 통풍구는 바퀴 사이로 차량 길이만큼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후면에는 매끄러운 테일램프와 트윈 배기장치가 멋지게 보이지만, 뒤 유리창이 없는 만큼 후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흐리스토프는 자신의 창작물이 어떤 성능을 갖췄는지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프로산게에는 800마력 V12 엔진이 탑재될 전망이다. 향후 하이브리드 V8 옵션도 추가될 예정이다. 페라리의 첫 SUV는 2024년부터 판매를 시작하며, 아직은 디자인 변화가 가능한 시간이 남아있다. 

박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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