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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SM5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대형 세단을 표방한 SM7 출시 이후 한달 여 만에 중형 모델 SM5의 풀 체인지판을 내놓은 것이다. 기존 모델의 경우 2리터와 2.5리터 두 가지 엔진을 탑재했으나 신형은 2.0리터로만 운영한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닛산 티아나를 르노삼성 버전으로 개발한 뉴 SM5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르노삼성의 SM5와 SM7은 차의 성능이나 여러 가지 장비 등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 세그먼트 구분 때문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뉴 SM5와 SM7은 닛산 티아나를 베이스로 한 모델이기 때문에 별도의 세그먼트로 구분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아니 베이스로 했더라도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의 디자인이 확연히 구분된다면 다른 장르의 모델로는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그먼트를 달리하는 것에 대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특히 두 모델은 부분적으로 차별화를 위한 모디파이 수준이기 때문에 말이 많은 것이다.

그런 예가 처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대우자동차는 르망의 디자인을 약간 바꾸고 하체의 성능을 보강한 모델에 씨에로(Cielo)라는 이름을 붙인 적이 있다. 현대자동차도 쏘나타Ⅱ를 베이스로 프론트와 리어의 디자인을 바꾸고 장비를 고급화해 마르샤라는 모델을 내놓았었다. 물론 이들은 같은 엔진을 쓰면서 고급 버전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SM5와 SM7의 관계와는 약간 다르다.그래서 'SM7의 보급형이 SM5다. 혹은 SM5의 고급형이 SM7이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맞는 구분이고 해석이다.

다만 차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차명을 부여할 때 그 차가 표방하는 성격을 반영한다. 르노삼성의 입장에서는 SM5와 SM7에 그런 차이를 부여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SM5는 국내 기준으로 중형차 시장에서 프리미엄성을 갖춘 패밀리카로, SM7은 오너 드리븐을 표방하는 '신 개념의 고성능 대형차'를 표방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제품 개발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두 차의 차별화 가능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연구를 했을 것이고 그 결과 같은 플랫폼으로 두 개 세그먼트의 모델을 만든 것이다.

차의 세그먼트를 구분하는 것은 크기이다. 크기 중에서도 휠 베이스와 전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뉴 SM5는 전장이 4,895mm로 SM7의 4,945mm보다 50mm 짧고 그랜저 XG의 4,865mm보다는 30mm가 더 길다. 적어도 국내 기준만으로 본다면 SM7이 중형이 아니라 SM5가 대형인 것이다. 휠 베이스에서도 SM7와 SM5는 2,775mm, 그랜저XG 2,750mm, 오피러스 2,800mm, ES330 2,720mm기 때문에 국내 기준으로 대형으로 구분해도 반박할 근거가 없다. 그랜저 XG가 대형이라면 말이다.

다만 닛산 티아나가 중형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중형이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인 것 같다. 닛산 티아나의 휠 베이스는 2,775mm로 SM 시리즈와 같지만 전장은 4,770mm로 위에 열거한 모델들보다 짧고 중형으로 분류된다. 중형은 영어로는 미들 클래스다. 하지만 소위 미들 클래스로 분류되는 것은 그랜저XG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SM5는 SM7의 저가형이라고 분류가 가능하다. 다만 라인업이 부족한 르노삼성의 입장에서는 그레이드 구분이 아니라 전장을 달리해 세그먼트를 구분하는 방법을 택했을 뿐이다.

그것을 평가하고 수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몫이다.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것을 구매하는 실제 소비자의 몫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물론 메이커 몫이다. 그래서 모델 전략이 어려운 것이고 그로 인해 메이커가 명멸하는 역사를 만들어 온 것이다.

어쨌거나 두 모델은 상호 판매 간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한쪽으로의 쏠림현상도 예상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관전의 재미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Exterior

스타일링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짓는 실루엣이 티아나를 대부분 그대로 옮기고 있어 앞뒤 디자인에서 많은 차이를 주었음에도 SM7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강조하는 스타일링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는 테마가 같다는 것이다. SM7과 마찬가지로 티아나를 베이스로 했으면서도 프론트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리어 엔드의 디자인 등의 표현방식이 다르다.

V자형 라인과 범퍼를 중심으로 더블 그릴 형태를 취한 SM7과는 달리 뉴 SM5는 무난한 범퍼와 그릴로 처리되어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보닛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것도 SM7과 같다. 범퍼가 SM7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짧아 보이지만 그래도 약간 돌출된 느낌이다. 안개등이 원형으로 되어 있는 것도 다르다.


르노삼성의 엠블렘을 그릴 안에 삽입하는 것으로 SM7과 차별화를 하고 있다. 이는 기존 SM5의 520과 525의 차별방법과 같다. 프론트의 형상은 패밀리 룩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던 당초의 설명과는 다르다. 루프의 라인이 패스트백 형태로 흘러내리며 트렁크 리드쪽으로 이어져 쿠페 형상의 보디를 만들고 있는 사이드 실루엣은 어쩔 수 없이 같다. SM7과 SM5도 그 아치형 라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웨이스트 라인 몰딩을 앞뒤 펜더까지 연결하지 않고 도어부분에만 처리하고 있다. 앞 뒤 오버행이 휠 베이스에 비해 짧은 것은 같은데 역시 앞쪽 범퍼가 돌출되어 있는 것이 거슬린다.

리어에서 SM7과의 가장 큰 차이는 넘버 플레이트의 위치다. 이 역시 기존 SM5시리즈에서 520과 525를 구분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번호판은 위로 올라갔고 범퍼 디자인도 약간 다르다. 머플러가 오른쪽에 하나만 나와 있다. 테일램프의 형상은 같지만 디자인에서 약간 차이가 난다.

Interior

프론트와 리어에서 차별화를 위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 익스테리어와는 달리 인테리어는 SM7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SM7에서 주장했던 주제인 모던 리빙 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디자인 자체는 같다. 비슷한 것이 아니라 차이가 없다는 얘기이다. 다만 대시보드라든지 도어 트림부분의 재질에서 차이가 난다.

어쨌든 SM7과 중복이 되겠지만 다시 한번 살펴 보자. 인테리어의 분위기는 대시보드의 구성이 큰 역할을 한다. 티아나의 테마를 그대로 옮겨놓은 SM7과 똑 같은 대시보드는 디지털 세대를 배려한 감각이다. 마무리(Fit & Finish)에서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같은 라인에서 나오기 때문에 당연하다. 일직선으로 구성된 대시보드 아래쪽에 배치된 계기판과 센터 페시아는 기본적으로 하이테크 감각을 살리고자 하는 의도다.


SM7에서도 설명했듯이 센터 페시아의 AV 시스템 컨트롤류. 공조 시스템과 시트 히팅 버튼들이 분리되어 있는 것 말고는 BMW의 iDrive 및 아우디 MMI와 흡사하다. 또한 디자인 측면에서는 볼보 S40과 푸조 407 등에서 보았던 리모콘을 테마로 하고 있다. 다만 모던한 감각을 살리기 위한 블랙 패널에 하얀색 바탕에 검정한글로 표기된 버튼은 취향에 따라 선호의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설정된 기능은 DVD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외에도 주행기록, 연비정보, 경고화면 표시 등 부수적인 것도 있다. AV시스템을 위한 장비로는 7인치 LCD모니터와 인대시 타입의 CD체인저, 7개의 스피커 등이 있다.

가죽과 우드로 감싼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왼쪽 스포크에 오디오 리모콘 버튼이 설계되어 있다. 물론 수동 틸팅 기능이 있다. 하지만 텔레스코픽 기능이 생략되어 있는 것은 키가 큰 운전자에게는 불리한 내용이다. 그 안으로 보이는 반원형의 스피도미터가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고 왼쪽에 조그맣게 타코미터, 오른쪽에 연료계가 있다. 역시 이 계기판은 센터 페시아의 모던한 분위기와는 좀 거리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센터페시아 앞쪽으로는 우드 트림 바탕 위에 실렉트 레버가 설계되어 있다 4단 AT라는 점이 SM7 3.5 모델과 다르다. 콘솔 박스도 2단으로 처리되어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그 외 편의장비로는 별도의 키 조작이 필요 없는 스마트 카드 시스템, 운전석과 조수석의 별도 온도 조절이 가능한 좌우독립 풀 오토 에어컨, 지능형 정보 네비게이션 시스템 (INS-300S) 등 SM7과 같은 내용의 장비를 만재하고 있다. 이 중 키레스 엔트리 기능의 스마트 카드 시스템은 SM7과 같은 것. 다만 1m 전후의 거리에서만 작동이 됐다.

히팅 기능이 있는 시트는 프론트 운전석이 8웨이, 조수석은 수동 조절 방식. 운전석에는 2명분의 메모리 기능이 설정되어 있다. 액티브 헤드레스트도 채용되어 있다. 천연가죽시트를 채용하고 있으며 버키트 타입으로 등을 지지하는 감각도 여전하다.

리어 시트는 분할 폴딩이 되지 않고 가운데 암 레스트와 스키 스루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암 레스트의 구성은 럭셔리카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센터 콘솔박스 뒤쪽에 별도의 에어 벤트가 있기는 하지만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충분치 않다. 또한 루프 라인으로 인한 헤드룸의 큰 침입은 없지만 그렇다고 레그룸 등이 넉넉하지 않은 것도 그대로. 트렁크 용량은 450리터로 이 등급의 세단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타이어 휠 하우스가 침범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SM5에 탑재된 엔진은 1,998cc 직렬 4기통 DOHC 16밸브 한가지 뿐. 성능은 최고출력 140ps/5,800rpm, 최대토크 18.8kgm/4,800rpm. 트랜스미션도 스탭 게이트 방식의 4단 AT 한 가지 뿐이다.

우선은 기어비를 점검해 볼 순서. 레드존은 6,500rpm부터. 100km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2,300rpm 전후. 정지 상태에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끝까지 밟아 레드존에서 시프트 업이 진행될 때까지 가속을 해 나갔다. 60km/h에서 2단, 110km/h에서 3단, 172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140km/h 전후에서 약간 숨을 고르는 듯하다가 일정한 폭으로 가속이 이루어진다. 다시 4단에서 약간 힘이 부친 듯 하면서도 45,00rpm에서 185km/h까지 가속은 된다.


초기 발진시에는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약간 굼뜬 듯한 반응을 보이지만 일단 가속이 되면 실용영역에서는 꾸준하게 전진을 하는 것은 기존 SM5와 같은 감각이다. 호쾌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없지만 편안하게 크루징하는 데는 크게 부족함이 없는 반응을 보인다. 엑셀러레이터 응답성은 즉답식은 아니다. 다만 트랜스미션의 반응이 좀 더 세련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오른발에 힘을 조금만 강하에 주어도 시프트 다운이 된다. 좀 진중한 반응이 필요할 것 같다. 기존 SM5와 같은 감각이다. 그 상태에서 엔진 사운드나 로드 노이즈의 침임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SM7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전체적인 댐핑 스트로크는 SM7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하는 한국시장의 오너를 고려한 세팅 역시 SM7의 맛 그대로다. 그 때문에 저속에서의 노면 요철은 거의 흡수하며 진행한다. 이는 직진으로 고속 주행을 하기에는 좋은 세팅이다. 차체가 가라않는 듯한 감각을 보이며 안정적인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고속으로 올라가면 다리 이음매 등에서 약간 튀는 듯한 자세를 보인다. 그 때문에 접지력에서 약간 부족한 감도 동시에 느껴진다.

스티어 특성은 미세한 약 언더. SM7보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역시 다루기 쉽다는 점에서는 같다. 코너에 진입 초기부터 자세를 잡고 진행을 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보타가 필요하다. 응답성이 날카롭지 않는 점도 같다. 또한 1,470kg이라는 그다지 무겁지 않은 차체 중량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체에서 SM7과 가장 큰 차이라면 자세 안정장치인 VDC(Vehicle Dynamic Controle)가 생략되었다는 점이다. 필자는 최근 이런 전자 디바이스가 운전을 위급상황에서 사고를 회피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아주 유용한 장비라는 것을 여러 번 실감하고 있어 조금은 아쉬웠다. 옵션으로라도 설정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BD ABS 브레이크의 제동성능에서는 불만이 없다. 물론 BAS 기능도 채용되어 있다. 그 외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스마트 에어백을 비롯해 프론트 사이드 에어백, 커튼 타입 에어백 등 모두 여섯 개의 에어백이 설계되어 있다. ISO FIX(아이소픽스)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가 설계되어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내용.

SM5를 타면서 내내 떠오르는 것은 이런 정도의 내용이라면 SM7과 SM5 중 어느 쪽을 선택할까 하는 것이었다. 뉴 쏘나타와 그랜저 XG에서도 그런 고민이 있다. 또한 르노삼성자동차의 제품 담당 책임자의 고민이 엿보이기도 했다. 분명 눈에 보이는 세그먼트 구분을 하고 있는데 SM7과 SM5 사이의 판매 간섭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물론 생리적으로 큰 차보다는 컴팩트한 차를 좋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SM5다. 차체 밸런스도 더 좋다. 실내 공간과 편의장비에서 차이가 없는데 세그먼트는 다르다. 고민이 될 법도 하지만 의외로 소비자들은 단순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쪽이든 결정은 소비자가 한다. SM7과 마찬가지로 SM5도 르노 닛산의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최대한 활용해 국제 감각의 모델을 국내 오너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제원 르노삼성 뉴 SM5

크기 : 전장×전폭×전고 4,895×1,785×1,475mm 휠 베이스 2,775mm
트레드 앞/뒤 1,540/1,545mm 차량 중량 1,470kg
엔진 : 1,998cc 직렬4기통 DOHC 보어×스트로크 86.0×86.0mm, 압축비 9.8:1
최고출력 140ps/5,800rpm 최대토크 18.8kgm/4,800rpm
구동방식 : FF
트랜스미션 : 4단 AT
기어비 :2.785/1.545/1.000/0.694/ 후진2.272 / 최종감속비 4.425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0-100km/h : N/A
최고속도 : N/A
최소회전반경 : 6m
타이어 : 205/65R16, 215/55R17(XE)
연비 : 10.8ℓ/100km
연료탱크 용량 : 70 리터
Trunk 용량: 450 리터
차량가격 : 1,770 만원~2,110 만원(오토 기준)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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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의 첫 번째 SUV 윈스톰이 드디어 출시됐다. 윈스톰은 유로4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통과하는 GM대우의 첫 번째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윈스톰은 GM대우의 내수시장에서의 점유율 증대는 물론이고 세단형 승용차에 이어 시보레와 뷰익 디비전에 더욱 힘을 실어주게 될 모델이다.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중시한 차 만들기가 돋보이는 윈스톰 2.0 디젤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팀 실장)


윈스톰은 GM 대우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모델이다. 그동안 중소형 세단들로 구성되어 한계를 느꼈던 라인업에 새바람을 불어 넣게됐다는 것이 우선이다. 더불어 마티즈와 젠트라, 라세티, 토스카에 이어 GM대우의 패밀리 룩을 완성한 모델이기도 하다. 이제는 GM 대우 모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공통분모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윈스톰의 기본 컨셉은 2002년 서울모터쇼를 통해 컨셉트카로 선보였던 오토(OTO)의 터치를 유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최종 제품은 GM 산하의 GM 대우가 개발한 모델이지만 프로젝트의 시작은 전신인 대우자동차가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초기 컨셉을 많이 살리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그렇다. GM은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GM대우를 설립했지만 대우자동차의 모든 것을 ‘GM화’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대우자동차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살려내는 방법을 썼다. 서로간의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 성공적인 인수합병의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발표회장에서 만난 GM대우의 닉 라일리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윈스톰의 개발작업 90% 이상을 GM대우가 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트랜스미션은 아이신AW제를 사용하고 있고 ESP를 미국 컨티넨탈 테베스(ContiTeves)로부터 공급받았으며 4WD시스템도 GM네트워크를 활용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는 얘기이다.
그런데 그보다는 전체적인 차 만들기에서 GM대우가 볼륨카 메이커로서의 바른 길을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말하는 튀는 디자인이나 획기적인 그 무엇으로 유저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균형잡인 라인과 면을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인테리어에서도 질감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과 마무리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 GM 대우제 모델에 있어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이다. 사실 해외 시장에서야 GM 대우제 모델의 상품성은 GM대우 계열의 동급 모델 중에서는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여전히 그 이미지에서 현대나 기아에게 밀리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는 단순히 신차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GM대우는 밸런스에 포커스를 맞추는 차 만들기를 했고 그 결과 토스카의 경우 매그너스 대비 판매가 세 배나 증가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윈스톰에서 그런 GM대우의 의도는 그대로 드러나 있다. 2박스카의 한계로 인해 특별히 두드러진 스타일링을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역으로 그만큼 언밸런스한 디자인을 하기 쉽기도 하다. 윈스톰은 그런 면에서 동급 세그먼트의 모델로서는 유별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부족하다거나 과하지 않는 그런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윈스톰은 GM의 쎄타 아기텍처(최근에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보다는 아키텍처로 굳어가고 있는 듯하다)를 베이스로 개발됐다. 쎄타 아키텍처는 GM의 새턴 디비전의 SUV 뷰(Vue)를 비롯해 시보레 이쿼낙스 등에도 유용되었으며 올 가을 데뷔하게 될 오펠의 새로운 SUV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모델은 GM 대우에서 개발 생산해 오펠에 OEM으로 공급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terior

윈스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남성적인 취향을 강조하고 있다. 선을 굵게 사용해 강해 보이는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윈스톰 디자인을 마치고 미국 GM디자인센터로 자리를 옮기게 된 전병권 부장은 윈스톰의 디자인 컨셉에 대해 스타일링에서 프론트부의 파워풀한 이미지와 사이드의 쿠페 라이크한 루프라인의 채용이 전체적인 이미지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프론트에서는 우선 GM대우의 패밀리 룩인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 가운데 엠블럼이 주도하고 있다. 그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보닛 위의 V형 캐릭터 라인과 유기적으로 디자인된 직사각형 헤드램프의 디자인이 강인하면서도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범퍼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부를 하니컴 그릴 디자인식으로 처리한 것이 눈길을 끈다. 더블 그릴이 아니면서도 이쪽으로의 공기 유입에 대한 의도가 느껴진다. 그 아래쪽의 범퍼 가드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유기적으로 어울리고 있는데 이것이 미국사양으로 바뀐다면 크롬도금으로 처리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이드 실루엣은 펜더의 일부를 FRP로 덧대어 투 톤 컬러의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우선 눈길을 끈다. 짙은 컬러의 차종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밝은 계통의 차에서는 엑센트로서의 역할과 안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사이드에서의 키는 캐릭터 라인. 강한 칼자국이 도어 핸들의 라인과 함께 삽입되어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리어 펜더 부분의 곡면 처리가 보인다. 절제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빛의 반사와 보는 각도에 따라 또 다른 맛을 내는 부분이다.
하지만 GM 대우측이 강조하는 쿠페 라이크한 루프라인은 오늘날 여러 다른 모델들에서 유용된 것이다. 최근에 데뷔한 아우디의 라인도 이와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BMW X5도 보이고 닛산 FX를 벤치마킹한 흔적도 보인다. 그래도 균형잡힌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평가할만하다.
리어에서는 토스카에서와는 달리 약간은 정리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없이 프론트와 유기적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것이 우선 다가온다. 역시 특별히 모나 보이는 대목이 없이 안정적이다. 맨 윗부분에 일체형으로 처리된 에어 스포일러의 디자인도 균형이 잡혀 있다. 다만 그 에어 스포일러와 차체가 맞 닿는 부분의 단차를 조금 더 좁혔으면 싶다. 안전과는 무관한 대목이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거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다른 부분의 단차 처리(Refinement)가 잘 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해치 게이트의 윈도우 글래스는 별도로 리모컨을 통해 개폐할 수 있는 구조를 채용하고 있다. 엑센트는 크롬도금으로 처리된 리어 가니시와 범퍼 가드, 그리고 듀얼 머플러를 채용하고 있는 것도 윈스톰의 성격을 주장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듀얼 머플러는 기능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모델들에 많이 채용되고 있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635×1,850×1,720(1,755 루프랙)mm, 휠 베이스는 2,705mm. 참고로 현대 뉴 싼타페가 각각 4,675×1,890×1,725(1,795 루프랙)mm, 2,700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질감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젠트라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주었다가 토스카에서 약간 실망했던 것에 비해 훨씬 안정되었다는 뜻에서이다. 무엇보다 센터 페시아를 중심으로 한 대시보드의 구성이 안정적인 구성을 채택하고 있다. 센터 페시아 맨 위쪽에는 별도의 수납공간을 설계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 7인치 LCD모니터가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 카 오디오와 에어컨 컨트롤 패널은 토스카와 같다. 다만 좌우로 알루미늄 트림의 수직 가니시를 채용해 고급감을 살리고 있는 것이 다르다. 내용은 같더라도 치장을 달리하면 그 내용이 더 돋보인다. 그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이 부분에는 국내 최초 7인치 액정스크린을 적용하고 있으며 DVD, 비디오, 오디오, 네비게이션 등 멀티 미디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후진시 리어 범퍼에 설계된 카메라를 통해 후방 상황을 모니터에 표시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뒷좌석 전용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어 이 장르의 모델들이 추구하는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토스카와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틸트와 텔레스코픽 기능도 물론 그대로.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도 디자인 컨셉은 토스카와 같지만 타코미터를 좀 더 키워 스피도미터와 나란히 배치한 점이 다르다.
5단 AT의 실렉터 레버의 패널도 알루미늄 트림으로 처리해 한결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 뒤로 두 개의 컵 홀더가 있고 핸즈프리를 위한 어댑터 홀이 센터 콘솔박스 앞에 시트 히팅 버튼과 함께 정돈되어 있다. 센터 콘솔박스는 SUV로서는 처음으로 슬라이딩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시트는 5인승과 7인승 두 가지. 운전석은 8웨이 전동조절식으로 높낮이의 폭이 상당히 크다. SUV의 내려다보는 듯한 자세를 원하는 사람과 그 반대의 유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5인승의 경우는 7인승의 시트가 들어갈 플로어 부분이 수납공간으로 처리되어 있다.
7인승 모델은 2열 시트가 60 대 40 분할 폴딩식. 시트 백 어깨 부분의 레버를 당기면 한번만 폴딩이 되고 옆구리의 레버를 앞쪽으로 밀면 힘들이지 않고 한 번에 더블 폴딩이 된다. 이때 고정 고리가 있었으면 싶다.
3열 시트는 50 대 50 의 2인승. 실제로 앉아보면 그런데로 자리는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무릎이 위로 솟아 올라 불편하다. 어린이들이 타는 공간으로서만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2열과 3열 시트를 동시에 폴딩시키면 넓은 화물공간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 공간이 화물공간보다는 편히 쉴 수 있는 여유공간으로 다가온다. 신장이 180cm가 넘는 사진기자가 누워도 별로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최근 폭스바겐 바리안트 등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조수석 시트를 앞으로 폴딩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것은 앞으로 SUV 모델들에 많이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냉장 기능이 채용된 글로브 박스도 가운데 파티션을 해 사용자를 배려하고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윈스톰에 탑재되는 심장은 1,991cc 직렬 4기통 SOHC 4밸브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150ps/4,000rpm, 최대토크 32.6kgm/2,000rpm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이태리 엔진 전문 메이커인 VM Motori의 엔진 블록을 기본으로 보쉬제 커먼레일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GM대우측은 기존 국내에 소개된 한국산 디젤엔진과는 달리 IBIDEN제 전자제어식 VGT(Variable Geometry Turbochager) 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보다 먼저 다가오는 것은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다. 국내에서 생산된 차종으로서는 처음으로 채용된 것. 내년부터 국내에도 유로4 기준이 발효되게 되면 다른 메이커들도 장착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비용이다. 그러면서도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미션은 토스카와 마찬가지로 5단 MT를 기본으로 아이신 AW제 5단 AT가 옵션 설정되어 있다.
구동방식은 FWD를 기본으로 풀 타임 4WD가 옵션. 이 4WD시스템은 평소에는 앞바퀴에 100%의 구동력을 전달하며 상황에서 따라서 앞뒤의 구동력 배분을 50 대 50까지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액티브 온 디맨드 4WD로 불리우는 것으로 통상적인 주행조건이 아닐 때 0.2초 내에 4륜 구동으로 자동 전환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평소와는 달리 오랜만에 5단 MT의 스티어링을 잡았다. 그런데 국내 시장에는 대부분 AT사양이 출고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MT의 기어비를 점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5단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2,300rpm. 레드존은 4,500rpm.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5km/h에서 2단, 82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을 해야 한다. 아무래도 자동변속기와 감각이 다르다. 우선은 밀어 붙이는 느낌으로 전진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가솔린 엔진처럼 고회전을 사용해 저돌적으로 멀어 붙이지는 못한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동변속기와의 연비 차이를 감안한다면 사실은 수동변속기 모델에 관심을 보여야 하는데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말로는 연료절약을 부르짖으면서 실제 소비 행동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다시 가속을 하면 160km/hm에서 5단으로 올라가면서 호흡을 길게 한다. 그 상태에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이 180km/h를 넘어간다. 물론 이 수준에서는 반동으로 전진하는 감각이기는 하지만 자동변속기 사양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소음과 진동에서도 진화한 커먼레일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레버에 미세한 진동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그것이 스트레스로 느껴지느냐는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다른 조건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는 멀티링크 타입. 댐핑 스트로크는 약간은 긴 편에 속한다. 승차감과 자세 안정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롤각도 이 장르의 차로서는 크지 않은 편, 그러나 롤 센터가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SUV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GM대우측은 ABS, TCS, DCS, 그리고 전복방지 기능인 ARP(Anti-Rollover Program)와 연동하는 ESP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시승회장에 모래를 뿌려 미끄러지기 쉬운 상황을 만들어 주행테스트를 실시하며 장점을 부각시키려 했다. 실제로 스티어링을 잡고 시험해 본 것으로는 ESP의 개입 포인트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노면 때문인지 타이어가 끌리는 소리는 들린다. 순간적으로 좌우 바퀴의 제동력 차이가 느껴진다. 물론 이런 시스템이 효과를 보는 것은 극한 상황에서이겠지만 그 한 두 번의 위험한 상황을 탈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앞으로는 이런 장비는 장르를 불문하고 채용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 특성은 약 언더에 가깝다. 최근 등장하는 SUV들이 그렇듯이 랙&피니언 방식의 채용이 일반화되면서 온로드 주행에 걸맞는 특성을 보여준다. 물론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온로드 주행을 주로 하지만 이것을 주로 오프로드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지나치게 예민해 거슬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4륜 구동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장도 마련했으나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수준. 다시 말해 랜드로버나 지프와 같은 정통 오프로더들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윈스톰과 같은 모델들에 채용되는 4WD시스템은 험로 주파성보다는 온로드에서의 안정성을 위한 것.
안전장비로는 ESP와 연동되는 장비 외에 프론트 듀얼, 측면,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등을 채용하고 있다.
윈스톰은 GM 대우가 처음 만드는 SUV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후발주자라는 점을 감안해 최신 시스템이 채용된 디젤엔진을 탑재해 비교 우위를 노리고 있다. 특히 DPF를 적용해 배출가스 측면에서의 확실한 차별화를 통해 경쟁 모델들보다 앞선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과연 기존 모델들과의 경쟁 우위를 확실하게 보여 줄 수 있는, 그러니까 피부에 와닿는 차량 가격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궁금해진다. 갖출 것은 충분하게 갖추었지만 GM 대우산 모델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는 얘기다.



주요제원 GM대우 윈스톰 2.0 디젤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35×1,850×1,720(1,755 루프랙)mm
휠 베이스는 2,705mm.
트레드 앞/뒤 : 1,560/1,570 mm
실내 (장×폭×고): 1,905 x 1,486 x 1,280mm
차량중량(5AT FWD) : 1,730(5인승)/1,760(7인승)kg
(5AT $WD) : 1,810(5인승)/1,840(7인승)kg

엔진 : 1,991 직렬 4기통 S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최고출력 : 150ps/4,000rpm
최대토크 32.7kgm/2,000rpm

구동방식 : FWD, $WD
트랜스미션 : 5단 MT(5단 AT)
기어비(1/2/3/4/5/) : ---------
최종감속비 : ------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
스티어링 : 랙& 피니언
타이어 : 215/50R17

성능(0-100km/h) : --초
최고속도 : -------- km/h
최소회전반경 : ----m

연료탱크 용량 : ----리터
트렁크용량 : ------리터
연비: (5AT FWD) : 11.9(5인승)/11.7(7인승)km/리터
(5AT $WD) : 11.3(5인승)/11.1(7인승)km/리터
(5MT FWD) : 14.5(5인승)/14.0(7인승)km/리터
(5MT $WD) : 14.0(5인승)/14.0(7인승)km/리터
차량 가격: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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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하비는 남성적인 디자인을 잘 살려냈다. 미국 시장을 겨냥했지만 실내는 유럽 색깔이 진하고 편의 장비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도 만족할 정도로 풍족하다. 3열까지 넉넉한 실내 공간도 장점이다. ‘+10마력’의 V6 엔진과 ZF 6단 AT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동력 성능 면에서 동급의 유럽 디젤과 충분히 겨룰 만하고 정숙성은 그 이상이다. 모하비는 최신 모델답게 국산 SUV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패키징을 보유했다.

글 / 한상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고병배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모하비가 나오면서 기아의 SUV 라인업은 소형과 중형, 대형을 모두 갖추게 됐다. 남들은 줄이고 있는 큰 SUV를 이제야 내놓는 것이 뒷북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나오는 비싼 기아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모하비는 개발 과정에서 현대 베라크루즈의 위급이라는 소식도 들려왔고 국내 최초라는 장비들도 그런 부분을 부채질 했다.


모하비라는 차명은 현대의 열렬한 미국 사랑이 기아로 옮겨온 첫 번째 케이스이다. 싼타페, 투싼, 베라크루즈 모두 미국의 지명이고, 국내에 팔리는 모하비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는 수출이나 내수나 모두 같다고 치지만 기아는 굳이 보레고라는 이름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명에도 미국의 지명을 쓸 이유가 있었을까. 별거 아닌 걸로 트집이냐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 왠지 나를 위한 차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거나 기아 모하비는 판매가 시작됐고 국산차 중에서는 베라크루즈, 쌍용 렉스턴 Ⅱ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최신 모델이기에 기대치도 높아진다. 거기다 승용차와 달리 아직 SUV는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에 비해 덩치와 편의 장비에서 더욱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비슷한 급의 모델이 산더미 같은 미국 보다 한국에서 더 경쟁력을 갖고 있다.

기아 입장에서 모하비는 꽤 중요한 모델이다. 슈라이어 부사장 이후의 첫 모델이어서 디자인도 기대되지만 간만에 출시하는 비싼 차를 통해 기아에 대한 케케묵은 선입견도 타파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의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힘찬 직선, 독창적인 모습 돋보여

이전의 시승회에 참석하지 않은 기자는 이번에 모하비를 처음 봤다. 우선 첫 인상은 ‘사진 보다 낫다’이다. 기자 역시 슈라이어의 파워를 내심 기대했지만 사진만 봤을 때 큰 감흥은 없었다. ‘아직 아닌가’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물론 실물에서 최근에 나왔던 일련의 컨셉트카만큼의 임팩트는 없다. 하지만 국산차로서는 보기 드물게 외관에서부터 고급스러움이 풍긴다.

모하비는 실제보다 커 보이고 익히 알려진 대로 힘찬 직선이 디자인의 주를 이루고 있다. 화려한 장식은 자제하고 간결함이 근간이다. 전면은 번뜩이는 가로바 그릴과 날카로운 눈매가 포인트로, 모하비 전용 엠블렘이 대뜸 눈에 띈다. 전용 엠블렘은 오피러스처럼 다른 기아차와는 차별화 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메시 그릴과 그 밑의 플라스틱 범퍼, 하단의 보호 가드는 오프로더의 이미지도 풍긴다. 모노코크가 아닌 프레임 방식인 것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불룩하게 튀어나온 보닛도 남성적인 미가 느껴진다. 쭉쭉 뻗은 직선에선 얼핏 랜드로버의 이미지도 느껴지지만 다른 차와는 닮지 않은 독창적인 모습이 나쁘지 않다. 차급 이상의 고급스러움이 외관에서도 잘 살아있고 확실히 사진보다는 실물이 훨씬 낫다. 회색 톤의 루프 랙도 보기 좋다.

앞 오버행은 매우 짧고 리어 오버행도 비교적 짧은 축에 속한다. 두툼한 리어 범퍼는 차 크기를 강조하는 모습이며 LED가 촘촘히 박힌 테일 램프 역시 비싸 보인다. 머플러는 범퍼에 가려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머플러가 겉에서 안 보이는 것과 끝이 바닥을 향해 있는 것은 국산차로서 모하비가 처음인 것 같다. 타이어는 넥센의 로디안 542로, 265/60R18 사이즈를 신었다. 정숙성과 승차감을 우선시 한 트레드 패턴을 갖고 있다.

설문 조사(?) 얘기를 잠시 한다면, 다른 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모하비 시승 중 또는 시승 후 주위 사람들에게 “생긴 거 어때?”라고 물었을 때 의외의 답변에 많이 놀랐다. 많은 사람들(민간인 뿐 아니라 기자들조차)이 “베라크루즈가 더 낫지”라고 답했다. 적어도 기자의 눈엔 모하비가 베라크루즈 보다(렉스턴 Ⅱ는 말할 것도 없고) 훨씬 잘생겼기 때문에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디자인이 전적으로 개인 취향인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2년 전 나온 베라크루즈 보다 호응도가 떨어지는 것은 정말 의외이다.

유럽풍의 실내, 3열까지 넉넉해

모하비는 기아의 최고급 SUV답게 스마트 키가 기본이다. 유럽차와 비슷한 모양의 자동차 키가 폼 난다. 도어 핸들의 버튼만 누르면 도어 록이 해제되고, 이는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절대 남에게 운전대 안 맡기는 사람이라면 키를 호주머니에서 꺼낼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스타트 버튼은 한 번만 누르면 스티어링 휠과 시트가 제자리로 복귀하고 한 번 더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출발 전부터 비싼 차임을 충분히 과시한다. 보기와 달리 지상고는 의외로 높지 않아 승하차도 불편함이 없다.

모하비는 차명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는 것을 분명히 하지만 실내의 느낌은 다분히 유럽풍이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부터 색상까지 유럽의 고급차에서 느꼈던 그런 분위기가 난다. 기아가 이번에 확실히 신경 좀 썼다. 각 패널이 빈틈없이 짜인 모습도 보기 좋다.

실내의 재질에서 받는 감성적인 느낌은 베라크루즈나 렉스턴 Ⅱ 보다 월등히 낫다. 베라크루즈가 렉서스 RX 풍이라면 모하비는 폭스바겐 쪽이다. 특히 베라크루즈가 렉서스처럼 눈에 잘 띄는 부분의 플라스틱을 화려하게 처리한 것에 반해 모하비는 그보다 한수 위의 질감을 갖고 있다.
글로브 박스나 선글라스 수납함까지도 부드러운 소재의 안감을 덧대 눈에 잘 안 띄는 부분까지 신경 쓴 부분이 돋보인다. 선루프는 틸팅과 슬라이딩 모두 무단계로 조절하고 암레스트는 슬라이딩은 되지 않지만 2단으로 나뉘어져 있다.


모하비는 쭉 뻗는 대시보드부터 좌우 공간까지 매우 넉넉한 실내를 확보하고 있다. 거기다 지금까지의 기아차 중 최고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마무리와 품질감이 좋다. 그러면서도 우드그레인은 도어 트림과 기어 레버 정도에만 한정적으로 쓰는 절제의 미까지 보였다. 검은색 우드는 얼핏 피아노 블랙 톤을 연상시켜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인다.

스티어링 휠에는 핸즈프리와 오디오 버튼이 달려 있고 손에 감기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계기판은 좋게 말하면 심플하고 나쁘게 말하면 썰렁하다. 하지만 상당히 뚜렷한 시인성을 제공하고 꺾여 있는 회전계의 디자인이 이채롭다. 회전계가 곡선이 아닌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가운데 크게 배치된 속도계 안에는 트립 컴퓨터의 정보를 보여주는 작은 창이 마련된다. 수온계도 디지털이다.

실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센터페시아이다. 옵션인 모니터는 없지만 상하 2단으로 나눠진 오디오와 공조장치의 액정과 버튼이 정리가 잘 되어 있다. 공조 장치의 온도 조절 스위치가 상하로 움직이는 조그 셔틀 방식도 유럽 분위기다. 센터페시아의 버튼들은 보기에도 좋지만 눌렀을 때 감촉도 우수하고 액정의 빨간 글씨는 가독성도 좋다. 흠이라면 4WD와 사이드미러 조절 다이얼의 좌우 유격이 있는 점이지만 다른 부분에 비해 사소한 것이니 충분히 눈감아줄 수 있다.
국산차 처음으로 적용된 ZF의 6단 AT는 게이트식 디자인에 보기 좋은 기어 레버를 갖고 있다. 바로 옆의 ‘AUX' 캡을 열면 USB와 아이팟, AUX 단자가 모여 있다. USB는 메모리 스틱을 단자에 꽂기만 하면 자동으로 음악이 흘러나온다.

특이한 점 중 하나는 룸 미러에 나타나는 후방 카메라이다. 전체 면적의 1/3 정도를 차지하는데, 모니터 보다야 물론 작지만 시인성이 나쁘지 않고, 버튼으로 이 기능을 끄고 켤 수도 있다. 약 10여 년 전에 애프터마켓에서 파는 TV 내장 파나소닉 룸미러를 본적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너무 신기했었다. 모하비의 룸미러도 (TV는 없지만)동승자에게 충분히 얘깃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실내에서는 시트가 단점으로 꼽힌다. 일단 방석의 길이가 짧아 허벅지를 편안히 받치지 못하고 어딘지 몸에 잘 안 맞는다. 보기는 그럴싸하지만 시트에 안기지 못하고 붕 뜬 느낌이다. 또 럼버 서포트를 가장 낮게 해도 다소 돌출되어 시승 내내 등이 편하지가 않다.
기자의 기억에 기아차의 시트는 대체로 불편했다. 집 차였던 프레지오부터 기자의 두 번째 차 스포티지도 시트가 불편했다. 이런 예전의 잔재가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것 같아 다소 아쉽다. 물론 시트에 민감한 기자만의 느낌일 수 있다. 반면 시트 가죽의 질은 꽤 좋은 편이어서 미끄러지지 않고 옷에 잘 달라붙는다.

2열도 덩치에서 기대하는 만큼 넉넉하다. 헤드룸까지 넉넉하게 확보했고 별도의 공조 장치는 물론 열선 시트도 있다. 센터 콘솔 후면에 마련된 공조 장치는 온도와 바람의 세기 방향까지 모두 조절할 수 있고 디자인도 앞좌석과 흡사하다. 송풍구는 B 필러가 아닌 천정에 달렸다.
2열은 60:40의 비율로 등받이의 각도는 물론 슬라이딩도 가능하다. 2열 슬라이딩의 여부는 요즘의 SUV 또는 크로스오버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고 특히 3열 승객과 공간 활용을 생각하면 메리트 있는 기능이다. 2열 승객을 위한 컵홀더는 암레스트와 도어 트림까지 총 4개가 마련된다.

3열은 헤드레스트를 비롯해 완전히 독립된 2개의 시트를 갖고 있다. 모하비의 3열은 기자가 타 본 SUV의 3열 중에서 가장 넉넉하다. 모하비의 덩치가 크기도 하지만 헤드룸은 물론 비교적 옹색하지 않은 레그룸까지 확보했다. 물론 자세가 엉거주춤한 부분은 있지만 이 정도면 성인이 앉기에도 크게 부족함 없다 하겠다. 기자 보다 다리 긴 사람이 탔을 땐 2열을 앞으로 밀면 된다. 3열 역시도 전용 송풍구가 천정에 달려 있다.
3열을 모두 사용할 경우 짐 공간은 당연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2, 3열의 폴딩이 쉬워 공간 활용도는 좋다. 트렁크는 전동식은 아니지만 파워 클로저 기능이 있다. 살짝만 닫으면 부드럽게 문을 끌어당겨 마무리 한다.

주행 성능은 국산 SUV 중 최고, ZF 6단의 장점 두드러져

주행 성능의 초점은 10마력 늘어난 V6 디젤+ZF 6단 AT의 활약상이다. 250마력의 출력은 유럽의 동급 디젤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치이며, 베라크루즈에서 경험했듯 정숙성도 최상급이다. 46.0kg.m에서 55.0kg.m으로 대폭 오른 최대 토크는 마력에 비례하는 상승분을 훌쩍 넘어선다. 이는 변속기의 허용 수치가 높아져 토크를 더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력 뿐 아니라 최대 토크까지 동급에서 가장 힘 센 엔진이 모하비의 V6 디젤이다.
이 디젤과 국산차 최초의 ZF 6단 AT가 조합된 파워트레인은 어디 내놔도 꿇리지 않는다. ZF의 6단 AT는 2세대가 나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BMW에만 쓰이고 있고, 아우디, 재규어 등에 쓰이는 AT는 모하비와 동일한 1세대이다.


공회전 시 정숙성은 평균 이상이다. 진동도 높은 수준으로 억제되어 있다. 물론 디젤임을 분명 알 수 있지만 외부 소음 자체도 상당히 적은 것으로 봐선 기본적으로 현대 V6 디젤의 소음 정도가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마력 늘어난 것 치고는 순발력의 차이가 몸으로 느낄 정도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킥 다운 시 뭉클하는 토크 감도 베라크루즈 보다 한수 위다. 발진 가속 시 조금의 멈칫거림 없이 시원스럽게 뻗어나가 답답함이란 찾을 수 없다.

동 배기량의 유럽 디젤과 비교할 경우 힘은 거의 대등하고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은 더 적게 느껴진다. 다만 회전 질감과 엔진 음색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다소 차이가 있다. 음색을 좀 더 다듬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가속 시 발생하는 디젤 특유의 소음이 다소 거칠고 실용 영역에서의 소음은 베라크루즈 보다 다소 크게 느껴진다.
100km/h를 넘어서도 가속은 빠르게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오른발에 걸리는 토크가 만족스럽다. 5단 190km/h까지는 힘차게 속도가 올라가고, 이 속도에 도달하면 가속이 거의 멈춘다. 하지만 사정이 허락한다면 200km/h를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ZF 6단 AT는 매우 부드럽고 변속 충격도 적으며 엔진의 힘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P-R-N-D 변속 충격도 적고, 수동 모드에서의 반응도 빠르다. 특히 고회전 변속 시 미끄러짐이 적은 게 베라크루즈의 아이신과 비교된다. 이 ZF 6단 AT는 유럽차에서 익히 경험해 봤지만 모바히의 것은 유난히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각 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0, 70, 115, 150km/h로, 베라크루즈와 비교 시 기어비가 1, 2단은 같고, 3, 4단은 조금 짧다. 결국 늘어난 토크와 변속기의 능력에서 가속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은 국산 SUV 중 단연 돋보인다. 속도가 높아져도 차체가 묵직하게 내리누르고 직진 안정성이 출중하다. 키 크고 덩치 큰 SUV로서 풍절음도 적은 편이다. 100km/h 이상의 속도에서 선루프를 열고 주행해도 바람의 들이침이나 풍절음이 적은 것도 두드러진다.
다만 선루프 덮개가 고정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덮개를 열고 주행하다 좀 지나 위를 쳐다보면 어느새 절반 이상 닫혀있다. 인제 봄이 되서 선루프를 열고 다닐 때 이렇게 덮개가 자꾸 닫힌다 생각하면 그것도 좀 피곤한 노릇이다. 시승차만 그럴 수도 있다.

하체에서는 프레임의 특성이 남아있지만 승용의 느낌을 많이 강조했다. 댐퍼 스트로크는 길고 쿠션도 부드럽지만 충격 흡수가 빠르고 그 이후의 추스르는 동작도 훌륭하다. 그러나 너무 출렁거리고 뒤뚱대는 베라크루즈, 렉스턴 Ⅱ 보다 한결 움직임이 안정적이다.
VDC의 개입이 늦는 것은 의외다. 이정도면 작동하지 않을까 하는 시점이 와도 잠자코 있다가 나중에야 개입한다. 요즘의 차들, 특히 SUV는 안전을 이유로 하나같이 ESC의 개입이 빠르게 세팅된다. 상대적으로 무게 중심이 높은 SUV임을 감안한다면 앞당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핸들링의 재미를 찾을 차는 아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는 초기 반응이 예민해 시내 주행 시 편하고 차를 잘 멈춰 세운다. 브레이크 페달의 유격은 비교적 큰 편이고 힘껏 밟았을 경우 약간은 스폰지처럼 푹신한 감각이다. ABS 작동 시 페달로 전해지는 진동은 평균보다 큰 편이다.


기아가 야심차게 선보인 모하비는 가장 높은 가격만큼이나 알찬 내용을 담았다. 특히 주행 성능 면에서 국산 SUV는 물론 수입차와 비교해도 될 수준이다. 비슷한 차체에 이 정도 성능과 편의 장비를 갖춘 유럽 SUV를 살려면 거의 두 배의 돈을 지불해야 하고, 가격 차이가 좁아지는 미국 SUV는 편의 사양과 내장재에서 아쉬운 면이 많다. 모하비는 분명 동급에서 가장 높은 상품성을 갖고 나타났지만 호불호 갈리는 디자인과 기아차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판매에 영향을 끼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기아 모하비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80×1,915×1,810mm(루프 랙 포함)
휠베이스 : 2,895mm
트레드 (앞/뒤) : 1,630/1,640mm
최저 지상고 : 217mm
중량 : 2,055kg

엔진
형식 : V6 DOHC E-VGT
배기량 : 2,959cc
최고출력 : 250마력/3,800rpm
최대토크 : 55.0kg.m/2,000 rpm
보어×스트로크 : xmm
압축비 : 10.5:1

섀시
구동방식 : 4WD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 멀티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변속기
형식 : 자동 6단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성능
0-100km/h 가속 : 9.6초
최고속도 : --
최소회전반경 : 5.5m

타이어 : 265/60R18
연료탱크 용량 : 82리터
트렁크 용량 : 350리터(3열 폴딩 시 1,220리터)
연비 : 10.8km/리터
가격 : 3,490만원~4,400만원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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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처음 선보이는 럭셔리 SUV 베라크루즈는 세련된 디자인의 넉넉한 차체에 새로 개발한 V6 3.0리터 첨단 디젤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를 국내 최초로 장착해 안정적인 달리기를 제공한다. 고급스럽고 넉넉한 실내에는 다양한 편의 장비를 갖추었지만 세계적인 럭서리 SUV와 경쟁할 만한 특징적인 첨단 장비가 없어 다소 아쉽다.

글,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 팀장)


현대가 대형 럭셔리 SUV 베라크루즈를 선보였다. 베라크루즈는 현대 정공시절부터 이어 온 갤로퍼와 테라칸을 잇는 모델이 아니라 그 윗급으로 분류하는 최초의 럭셔리 SUV이다. 여기서 최초라는 말은 SUV로서 럭셔리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물론 최초이지만 현재 현대가 개발하고 있는 럭셔리 대형 세단 BH로 이어질 럭셔리 모델 군에서도 최초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베라크루즈를 시작으로 BH와 BI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현대는 럭셔리 브랜드로의 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 시작이 이제 막 문을 연 것이다.

또한 현대는 베라크루즈를 선보임으로 해서 싼타페와 투싼, 그리고 베라크루즈의 강력한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이로써 토요타와 닛산 등 몇몇 브랜드만 갖추고 있는 대, 중, 소형의 SUV를 모두 갖춘 브랜드가 되었다.
이는 SUV의 천국이자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겨냥한 포석으로, 차명을 베라크루즈로 정한 데에도 역시 미국 시장을 겨냥한 흔적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싼타페는 미국 뉴 멕시코 주의 아름다운 도시 이름이며, 투싼 역시 미국 아리조나 주의 휴양지 이름이다. 베라크루즈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 멕시코시티 멕시코만에 위치한 유명한 항구로 1519년 스페인의 코르테냐가 처음 상륙한 항으로 유명하며, 오랫동안 스페인 선단이 드나들던 항이었을 뿐 아니라 현재도 카리브해 최대의 항구이자 음악과 문화의 휴양도시다.
현대가 이처럼 SUV 군단에 북 중미의 아름다운 도시 이름을 붙인 것은 다분히 그 시장을 향한 러브콜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국산 SUV 중에서는 경쟁 모델이 없는 만큼 수입 SUV와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가격대가 최하 3,180만원에서부터 최고 4,793만원(옵션 포함)에 이르러 가격 면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이며, 수입 SUV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할 수준이다.


럭셔리 SUV 시장을 향한 신중한 접근

이제 현대의 차 만들기는 일부 세부적인 완성도와 내구성, A/S 등에서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긴 하지만,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특히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은 세계적인 흐름을 잘 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고급차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온 그랜저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그 동안의 중후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미국 시장에서의 중대형 경쟁 승용차를 의식한 세련된 디자인을 선 보였던 것처럼 럭셔리 대형 SUV 베라크루즈 또한 중후함보다는 큰 차체임에도 세련된 모습을 담고자 애썼다.

하지만 그랜저와 베라크루즈는 참신성과 자신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는 이제 그랜저 정도 급의 차 만들기에 있어서는 충분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자신감으로 인해 쏘나타, 그랜저, 아반떼가 모두 독창적이고 참신한 스타일을 담고 있으며 현대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베라크루즈는 현대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시장을 향해 선 보이는 대형 럭셔리 SUV인 만큼 과감한 시도 보다는 안정적인 길을 선택한 듯하다. 디자인 여러 부분에서 렉서스를 비롯한 타 모델의 흔적이 엿보인다. 또한 세계적인 유수의 럭셔리 SUV들이 갖추고 있는 첨단 편의, 안전 장비들이 많이 갖추어지지 않은 점도 아직은 시장 진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하다. 그렇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세련된 스타일과 당당한 차체

우선 베라크루즈는 크기 면에서 세계적인 럭셔리 SUV와 비슷하거나 앞서는 체구를 갖추고 있다. 전장x전폭x전고가 4,840x1,945x1,750이며, 휠 베이스가 2,805mm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본다면 중형 럭셔리 SUV군인 BMW X5, 볼보 XC90, 메르세데스-벤츠 ML클래스 등과 경쟁할 만한 차체를 갖춘 셈이다. 현대가 경쟁 혹은 벤치 마킹으로 삼은 RX350보다는 전체적으로 더 큰 체격을 갖추었다.

스타일은 공기저항 계수 0.35가 말해주는 에어로 다이나믹 스타일을 하고 있다. 아반떼를 통해 선보인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를 변형한 개성 있는 헤드램프가 돋보이지만 위 아래로 대칭에 가까운 라디에이터 그릴은 현대로서는 다소 생소하다. 변경된 쏘나타에서부터 선보인 반타원형 속의 현대 앰블램은 토요타를 흉내 낸 듯해 안타깝다. 이제는 제대로 된 차만들기를 선보여 오고 있던 현대가 왜 다시 토요타를 흉내 내게 되었는지 무척 궁금해 진다. 전면부 장비로는 HID 헤드램프와 범퍼에 내장된 워셔를 적용하고, 국내 최초로 블레이드형 와이퍼를 마련했다.

옆모습에서도 아반떼에서 선보인 사이드 캐릭터 라인이 엿보인다. D필러를 많이 눕히면서 쿠페라이크 혹은 에어로 다이나믹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A필러에서 D필러까지 윈도우 라인이 아치를 그리고 있다. 독특하진 않지만 예쁜 5스포크 알루미늄 휠은 림 끝단에 꺽임이 없는 노플랜지 타입의 18인치로 245/60R18 타이어를 신고 있다. 사이드미러에는 아랫부분에 턴시그널을 내장하고 있다.

뒷 부분에서는 범퍼 윗 부분에 별도의 패널을 붙이면서 독특한 형태의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를 그려 내고 있다. 300VX 이상급에는 고급스러움과 시인성, 내구성 등에서 유리한 LED 램프를 적용했다. 범퍼 아래에는 머플러를 양쪽으로 뽑아 성능과 외관에서 차별화하고 있다.
뒷 부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장비는 파워 테일 게이트다. 열리고 닫히는 것이 모두 자동으로 테일게이트에 마련된 버튼뿐 아니라 리모컨 키와 운전석의 버튼으로도 모두 작동이 되도록 해 화물 적재 시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새로 바뀐 번호판을 장착할 때 베라크루즈는 뒷 번호판도 가로로 긴 번호판을 장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는데, 참고로 긴 번호판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출고 시 긴 번호판을 장착할 수 있도록 요청해야 한다. 그러면 긴 번호판에 맞게 봉인 위치를 뚫어 주기 때문이다.

넓고 화려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우선 상당히 넓고, 또 화려하다. 데시보드 등에는 부드러운 재질의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알루미늄 트림과 우드 그레인도 색상이나 질감이 비교적 고급스럽다. 고급 승용차인 그랜저의 이미지도 살짝 엿 보이지만 무엇보다 센터페시아의 모습이 렉서스 RX350의 것을 많이 닮았다. 더욱이 버튼에 새겨진 글자의 형태까지 닮아 신선함이 떨어진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에는 좌우에 독립된 알루미늄 패널을 더해 고급스럽게 꾸몄다. 전동식틸팅,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과 함께 패달도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어 운전자의 다양한 체격에 맞출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스티어링 휠과 페달, 그리고 시트를 모두 조절해도 실제로 변화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아 기자의 운전자세로는 스티어링 휠이 다소 멀게 위치한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전원을 넣으면 계기가 나타나는 방식의 시인성이 뛰어난 블랙 패널 수퍼비전 클러스터인데, 바깥 흰 원 안쪽으로 푸른 조명을 넣어 경쾌함과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별도의 파란색 조명에 의해서 만들어진 원이 아니라 파란색으로 그려 넣은 그림이다. 기아 로체에서 선보였을 때 지적한 바 있었는데, 우선 보기에는 좋지만 제대로 파란 조명을 넣어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진품에 비하면 ‘짝퉁’임에 틀림없다. LUV임을 자처하는 베라크루즈에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다. 특히 계기판 가운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트립 컴퓨터를 설정하는 세계적인 모델들과는 달리 오른쪽 구석에 트립미터만 표시하고 있는 점도 아쉽다.


센터페시아에는 그레이드에 따라 6매 MP3 CD체인저와 JBL 스피커 시스템을 갖춘 오디오가 마련되어 있으며, 에어컨은 1열 듀얼 에어컨뿐 아니라 별도의 2열 에어컨과 3열 통풍구까지 갖추어 만족스러운 공조기능을 보유하였다.
하지만 최고급형 VXL 모델에도 모니터가 기본으로 장착되지 않고 DVD 네비게이션 시스템이나 모젠을 추가 비용을 주고 선택해야만 모니터와 다양한 AV 시스템이 장착되는 점은 가격을 따져보게 만드는 요소다.

센터터널에는 그랜저 느낌의 변속기 노브가 마련되어 있다. 현대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자동 6단 변속기와 연결되어 있다. 센터 콘솔 박스는 쿨링 박스의 기능도 갖추었다.

시트에는 베라크루즈 로고를 새겨 넣을 정도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운전석은 전동 럼버 서포터를 포함해 10웨이, 동승석은 4웨이 전동식이다. 2열은 수동으로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이 가능하지만 시트를 뒤로 완전히 눕히는 풀플랫은 되지 않는다.
3열 또한 비교적 넓은 공간을 확보해 어린이 두 명은 부담 없이 탈 수 있을 수준이다. 특히 3열을 완전히 바닥으로 수납하는 방식의 경우 3열 승객의 무릎공간이 부족하고 쪼그려 않는 자세가 될 수 밖에 없는데, 베라크루즈는 3열 시트도 일정한 높이를 확보해 승객의 다리 공간을 여유롭게 하고 있다. 다만 시트 포지션이 높은 상태에서 더블 폴딩이 아닌 그냥 폴딩으로 화물 공간을 만드는 만큼 화물 바닥이 지상으로부터 조금 높아지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2열과 3열을 모두 폴딩하면 비교적 평평하고 넓은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다만 2열 시트가 두꺼워 폴딩을 해도 3열 부분에 비해 약간 위로 올라오긴 한다. 화물공간은 3열 시트만 폴딩했을 때 1,133리터에 달한다. 골프백과 보스톤 백 각각 4개가 수납되는 공간이다.

탁월한 정숙성 돋보이나 디젤 특유의 강력한 토크 아쉬워

베라크루즈에는 국내최초로 피에조 인젝터를 갖춘 V6 3.0 DOHC 첨단 디젤 엔진인 S-엔진이 장착되었다. 가변 지오메트리 터보 시스템인 VGT 또한 기존 진공방식이 아닌, 전기모터로 제어하는 E-VGT 시스템이 적용되어 발진 응답성과 배출가스 감소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배기량 2,959cc의 이 새로운 디젤엔진은 디젤엔진의 한계였던 최고출력을 무려 240마력/3,800rpm까지 끌어 올렸고, 토크는 46.1kg.m/1,750~3,500rpm에 이른다.
240마력의 최고출력은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수치일 뿐 아니라 국내 수입되고 있는 외국산 3리터 디젤 엔진의 출력들 보다 훨씬 앞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3.0리터 디젤엔진을 얹은 크라이슬러 300C가 218마력, 그리고 BMW X3 3.0d가 역시 218마력, 아우디의 Q7 3.0D가 233마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최대토크는 외국산 동급 디젤 엔진이 모두 51~52kg.m를 발휘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많이 부족한 수치다. 실제 주행에서도 이들 외국산 차량들에 비해 토크가 부족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새로운 엔진은 진동과 소음면에서도 기존 국내 디젤 엔진의 수준을 넘어, 기자가 가장 조용하다고 인정하는 외국 브랜드의 디젤 엔진보다도 더 조용한 수준으로 정숙성 면에서 최고 수준이다. 더욱이 실내뿐 아니라 차량 외부에서 들었을 때도 소음은 아주 적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따져보면 약간의 성격 차이가 있다. 우선 소음 차단은 최고 수준임에 틀림없지만, 엔진 음색은 유럽산의 경쾌한 디젤 엔진음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 최근 디젤엔진은 회전수를 높이면서 엔진음을 즐길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는데, 현대의 엔진은 비록 조용하긴 하지만 엔진음색은 그리 맑아지지는 않았다.
또한 진동의 경우 스티어링 휠과 기어 노브, 그리고 시트에서 모두 진동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훌륭히 차단하고 있는데, 의외로 차의 실내 바닥에서 약간의 진동을 느낄 수 있어서 의외였다.
어쨌든 이처럼 상세하게 소음과 진동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만큼 뛰어난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다만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과연 1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내구성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새로운 V6 디젤엔진은 회전에 있어서도 아주 매끄럽게 회전이 상승한다. 그 동안 현대 엔진들이 새로 개발되었을 때 회전 저항이 비교적 크게 있어서 경쾌한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던 적이 많았는데, 새 V6 디젤엔진은 아무런 거리낌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회전이 상승한다. 하지만 초기 엔진 응답성은 다소 떨어진다. 엑셀의 세팅을 즉각적이지 않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X3를 비롯한 투아렉이나 Q7 등의 디젤 차량들은 엑셀을 살짝만 밟아도 두터운 토크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반응하는데 비해, 베라크루즈는 엑셀을 거의 1/3가량 밟아도 엔진에서는 반응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약간 뜸을 들인 후 반응이 서서히 높아지다가 순간적으로 급상승하므로 부드럽게 운전하려면 초기에 엑셀을 다소 깊이 밟았다가 엔진이 반응할 즈음 엑셀을 부드럽게 놓아주는 식으로 엑셀을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엔진의 토크 또한 기존 국산 디젤 엔진들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아 반응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같은 급의 유럽 디젤 엔진에 비해서는 부족한 토크를 실감할 수 있다. 투아렉만 하더라도 엑셀을 살짝 밟았을 때 기어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밀어주면서 등에 가해지는 압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데 베라크루즈는 그런 면에서 많이 뒤진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비자가 주행 중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는 분명히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베라크루즈가 많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다. 기존 국산 차량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최고임에 틀림없지만 이제 현대가 과감하게 세계적인 럭셔리 SUV 시장을 노크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평가가 내려져야 한다고 보기에 이처럼 상세히 비교하게 된 것이다. 그 만큼 현대의 기술적인 발전이 크다고 볼 수 있겠다.

기자는 신차발표회장에서 현대 관계자에게 이 새로운 S엔진을 그랜저에 얹을 계획이 없는지 물었다. 그 관계자는 아쉽게도 그랜저에는 엔진룸 공간의 문제로 적용하기 힘들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다. 기자로서도 참 아쉬운 부분이다.

새로운 V6 디젤엔진과 짝을 이룬 변속기 또한 현대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자동 6단 변속기다. 아이신에서 가져온 이 첨단 6단 변속기는 새로운 디젤엔진의 강력한 힘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좋은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급가속을 해 보면 1단에서 40, 2단 70, 3단 120, 4단 160km/h를 각각 마크한다. 레드존은 4,500rpm부터이지만 4,000rpm에서 변속이 이루어지고, 수동모드일 경우에는 4,250rpm에서 연료가 차단되므로 운전자가 직접 변속해 주어야 한다.
가속력은 앞서 말한 것처럼 유럽산 디젤 SUV 들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4단까지는 스트레스없이 꾸준하게 가속이 이루어진다.
5단으로 변속하고 나서는 가속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3,000rpm에서 200km/h에 이르고 속도 제한이 걸린다. 현대가 발표한 190km/h 속도제한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타입으로 안락한 승차감을 고려한 부드러운 세팅이 기자의 취향으로는 많이 부드러운 편이지만 일반적인 한국 소비자나 미국 소비자에게 잘 어울릴 듯하다. 스트로크가 길고 부드러운 세팅이어서 고속 커브에서는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평상 시 주행에서 미국산 SUV와 같은 출렁거림은 찾아 볼 수 없어 일상적으로는 큰 위화감 없이 부드러움을 즐길 수 있겠다.

베라크루즈는 2WD 모델과 4WD 모델이 함께 나오고 있는데, 시승차는 4WD 모델이다. 평상시에는 앞 바퀴를 굴리다가 앞바퀴가 미끄러지는 상황을 센서가 감지하면 뒷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전자식 4WD 시스템으로 많은 도심형 SUV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베라크루즈는 전자식 4WD이지만 4WD 락 기능을 더해 오프로드에서의 험로 주파 능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4WD 락 버튼을 누르면 앞 뒤 구동력을 50:50으로 고정시켜 주므로 모래사장이나 진흙 등에서의 탈출 능력을 더욱 높여 준다.


현대가 포부를 가지고 선보인 LUV 베라크루즈는 지금까지 국내에 선보였던 다양한 기능들이 많이 포함되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럭셔리 SUV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뭔가 특별한 것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V6 첨단 디젤엔진과 자동 6단 변속기로 파워 트레인을 갖추고, 크로스오버이지만 4WD 락 버튼도 갖추었다. 파워 테일 게이트와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훌륭하다. 여러 개의 에어백과 VDC도 갖췄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럭셔리 SUV가 아닌 일반 SUV들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이제는 평범한 내용들이다.
적어도 럭셔리라면 키리스 엔트리 & 드라이브, 에어 서스펜션, 패들 시프트, 액티브 크루즈컨트롤, 액티브 헤드라이트, 감쇄력 조절 장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나이트 비젼, 쿨링 시트, 파노라마 썬루프 등등…… 뭐 이런 것들이 조금씩은 적용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갖춘 모델은 외국에도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한 두 개는 갖춰야 하지 않을까?

분명 베라크루즈는 지금까지 국산 SUV에서 볼 수 없었던 잘 만든 차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국내에서 분명히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 스스로가 세계적인 모델들과의 경쟁을 선언한 만큼, 엔진 등 파워 트레인과 첨단 편의 장비 등에서 보다 내실 있는 발전이 더욱 필요할 듯 보인다.

주요제원 베라크루즈 300VX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30×1,945×1,750mm
휠 베이스 : 2,805mm
트레드(앞/뒤) : 1,670/1,670mm
차량 중량 : 2,030(2WD), 2,112(4WD)kg
실내장×폭×고 : 2,640×1,615×1,243mm
승차정원 : 7명

엔진
V형 6기통 DOHC E-VGT
배기량 : 2,959 cc
최고출력 240hp/3,800rpm
최대토크 46.0kg.m/1,750~3,500rpm

트랜스미션
스텝트로닉 6단 자동
구동방식 : FF(4WD)

섀시
서스펜션(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앞/뒤)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 245/65R17, 245/60R18

성능
최고속도 : 190km/h (속도제한)
연비 : 11.0(2WD), 10.7(4WD) km/L
연료탱크 : 78리터

가격
2WD 300X Value : 31,800,000 ~ 4WD 300VXL Premium 42,740,000 원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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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4세대 그랜저가 출시되었다. 1986년 첫 선을 보였던 1세대 모델에서는 성냥갑 같은 각진 스타일링으로 완고한 이미지, 그리고 2세대에서는 비약적인 라운드화가 진행되었지만 이때까지는 쇼파 드리븐카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었다. 그리고 1998년 데뷔한 3세대부터는 오너드리븐카로서의 성격으로 변신했다. 이후 그랜저XG는 니어 럭셔리카로 해외 시장에서는 현대의 플래그십으로 활약해 왔다. 이번에 다시 4세대로 진화하며 현대자동차의 본격적인 글로벌 전략에서 이미지리더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3.3리터 람다 엔진을 탑재한 신형 그랜저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쏘나타에 이어 그랜저도 이제는 현대를 대표하는 브랜드의 하나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차명을 아제라(Azera)라고 바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아쉬움은 있지만 20년의 역사를 쌓아 온 모델답게 이제는 상당한 신뢰성을 부여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현대자동차의 라인업에 그랜저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86년. 초대 모델은 L카 프로젝트로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했었다. 마치 성냥갑 같은 각진 스타일링과 긴 차체로 극히 보수적인 디자인을 채택해 당시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프레스티지카로서의 역할을 했었다. 1992년 2세대에서는 뉴 그랜저로 바뀌었으며 이때까지는 쇼파드리븐카였다.

그리고 1998년 3세대로 발전하면서 쏘나타와 같은 Y3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이름도 그랜저 XG로 바꾸었다. 스타일링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색채가 남아 있어 한국시장 오너들의 취향을 소화해 냈다. 그러나 성격은 오너 드리븐카였다.

필자는 1998년 뉴 그랜저라는 이름을 그랜저 XG로 바꾸며 쇼파 드리븐카에서 오너 드리븐카로 변신하며 보여 주었던 주행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현대자동차가 만든 모델들은 쏘나타를 비롯해 지나치게 부드러운 승차감에 비중을 두어 물침대라는 단어까지 사용했었던 것에 비해 그랜저XG의 주행성은 많은 차이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고속 주행안정성에서 한 단계 상승된 자세를 보여 주었고 약간은 하드한 세팅의 승차감과 노면 충격흡수능력, 접지력, 주행안정성 등에서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그랜저 XG는 1980년대 뷰익의 모델들과 스타일링에서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그 의미는 그만큼 타겟 마켓이 높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시장에서 뷰익의 구매 연령층은 XG 데뷔 당시 67세로 아주 높았었던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XG시리즈는 49~51세 사이의 평균 구매 연령을 보이며 그런 우려를 어느 정도는 불식시켰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들과, 해외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신형 그랜저는 그래서 안팎으로부터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terior

필자가 지난 3월 제네바쇼에서 신형 그랜저를 처음 접하면서 느꼈던 것은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팀에 변화가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등장한 현대자동차 라인업의 스타일링과 디자인은 일관된 디자인 큐를 갖고 있다기보다는 그때 그때 세그먼트에 따라 다른 터치를 보여 주었었다. 그런데 NF쏘나타와 TG그랜저에서는 일관성이 보인다. 이것은 디자인 수장의 캐릭터 차이에서 온 것일 수도 있다. 과거에는 각 팀에 재량권을 부여했다면 지금은 일정한 컨셉을 기조로 전체 라인업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느낌이 들게 한다는 얘기이다.

물론 앞으로 등장하게 될 차세대 베르나와 아반떼 등이 나와 보아야 그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제는 유럽차와 같은 강력한 아이덴티티는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일관성있는 차만들기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특히 저가차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어느 메이커에서 만들었는지 그 출처를 밝힐 수 있는 스타일링과 디자인 큐를 개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NF쏘나타의 디자인 큐는 아우디의 뉴 A6 등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그랜저 역시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런 이미지를 결정짓는 것은 물론 사이드 실루엣. 프론트 범퍼 끝에서 보닛을 지나 A필러와 루프라인, C필러,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는 라인과 웨이스트 라인이 이루어내는 형상을 일컫는다. 특히 루프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아치형 라인은 요즈음 유행이다시피한 쿠페라이크 형상을 쫓고 있다.

그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선 보수적인 기존 XG에 비해 세련되어 보인다. 다만 NF쏘나타를 통해 선을 보인 탓인지 공격적이라거나 압도감이 느껴지는 스타일링은 아니다. 그보다는 전체적으로 절제된 느낌이 강하다. 그것은 이 차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다. 유러피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표방하는 강력한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다기보다는 일본차가 보여 주는 세련미와 절제된 성격을 추구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물론 그랜저 XG와 단순 비교한다면 타겟 마켓을 한 단계 낮추고자 하는 의도도 보인다.

그래서 프론트의 경우 카리스마 부족의견은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F에서 말이 많았던 헤드램프는 역시 슬림형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감각으로 디자인이 아름답다. 프로젝션 램프에 HID를 채용한 헤드램프의 형상과 그릴 등이 주는 전체적인 인상에서 NF 쏘나타와 패밀리 룩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사이드 실루엣과 마찬가지다.
리어의 형상에서는 헤드램프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테일램프의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다만 트렁크 리드의 설계라든가 컴비내이션 램프의 디자인 등이 어디서 많이 본듯한 것이다. BMW 3시리즈도 보이고 인피니티도 보인다. 특히 리어 펜더 윗부분을 붕긋이 처리한 터치는 필자가 BMW 6시리즈에서 감탄했던 것과 상통한다. 시각적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프론트 펜더 위에도 이 라인이 보인다.

뉴 그랜저는 전체적인 이미지에서는 최근 유러피언 스포츠 세단들이 사용하는 라인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NF쏘나타에서도 지적했지만 사이드의 웨이스트 라인이 상대적으로 평행에 가까운 점은 여전히 아쉽다. 안정적인 이미지를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듀얼 머플러를 채용해 나름대로의 카리스마를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는 재미있다.

크기는 휠베이스가 30mm 늘어난 2,780mm, 전장×전폭×전고는 4,985×1,850×1,495mm. 참고로 그랜저XG는 4,865×1,825×1,475mm. 휠 베이스 2,750mm.

Interior

현대자동차는 인테리어의 주제에 대해 Minimalising과 Maximalising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심플함을 통한 독창성의 창조와 실내 공간의 극대화를 통한 안락성이 강조된 모델이라는 것이다.

익스테리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직은 현대만의 일관된 독창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NF쏘나타와 같은 터치의 디자인 큐가 부분적으로 느껴진다. 더불어 각종 버튼류 등 부품 공유의 흔적도 눈에 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질감의 표현이 우선적으로 느껴진다. 시승차는 블랙 원 톤으로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대시보드 부분과 도어 트림 및 시트 부분의 컬러가 약간 차이가 난다. 베이지 컬러 사양에서는 그런 차이가 없었다.

현대자동차가 1998년 그랜저XG를 발표할 때 사용했던 감성품질이라는 단어가 실감나는 마무리를 하고 있다. 대시보드의 부분적인 처리와 질감에 있어서 높은 품질이 눈에 보인다. 도어 트림에서 대시보드로 이어지는 라인을 우드트림으로 처리해 그것을 표현하고 있다. 다른 모델에 비해 두텁게 사용하지 않은 우드트림의 엑센트 효과는 고급감을 높이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이 주는 것은 물론 안정감이다. 안락성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차 다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카리스마를 표현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우드와 가죽으로 치장된 4스포크 스티어링은 전동 조절 틸팅, 텔레스코픽 기능을 채용하고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가운데 큼지막한 속도계, 왼쪽에 타코미터의 배열은 쏘나타와 같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깔끔하다. 디자인은 반원형으로 블랙 바탕에 백색 투과 조명식. 오른쪽 아래 부분에 트립 컴퓨터가 위치하고 있다.


센터 페시아는 쏘나타와 비슷한 라인을 사용하고 있지만 7.1인치 AV모니터와 버튼류가 일체형으로 통합되어 있는 점이 다르다. DVD플레이어,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에어컨 기능 등의 조절을 모니터 아래쪽의 버튼을 기본으로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흔히 있는 리모콘이 없는 점, 버튼류에 한글로 친절하게 기능이 세겨진 점이 이채롭다. 작동은 아주 간단하고 손가락에 대한 반응도 예민하다. 복잡하게 버튼을 나열해 첨단 장비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디자인의 테마를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다.

실렉트 레버는 쏘나타와 같은 방식의 시프트 게이트를 채용하고 있다. 그 바로 뒤에 두 개의 컵 홀더 덮개 등을 메탈릭 처리해 엑센트를 추고 있다. 센터 콘솔박스는 2단. 안쪽에 파워 아웃렛과 AUX 오디오 단자가 설계되어 있다.

그 외에도 듀얼 존 에어컨 시스템과 DVD플레이어, 인대시 타입 CD 체인저 등 역시 장비면에서 갖출 것은 다 갖춘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오디오 시스템은 제네바쇼 출품 모델에는 인피니티였는데 시승차에는 JBL이 장착되어 있다. 프론트 도어 맨 앞쪽에 탑승자를 향해 설계한 트위터가 세심한 배려를 느껴지게 한다. 그래도 프론트 스피커와 너무 가깝다.

프론트 시트는 운전석 10웨이, 조수석은 4웨이 전동 조절식. 시트 메모리는 2명 분. 시트 포지션이 약간 높은 듯한 감이 있지만 헤드룸과 레그룸은 넉넉하다. 밖에서보 실내에서 차가 더 커 보인다. 착좌감은 부드럽게 밀착되는 타입. 앞쪽으로 비스듬하게 숙여지는 일반적인 것과는 달리 세 단계로 나뉘어 수평으로 이동하는 액티브 헤드 레스트도 그랜저만의 장기이다. 안전장비이기는 하지만 머리를 좀 더 편하게 기댈 수 있을 것 같다. 조수석 시트백 왼쪽에 뒷자리에서 시트를 이동하거나 젖힐 수 있는 버튼이 설계되어 있다.

리어 시트는 일체형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길어진 휠 베이스를 반영해 공간이 더 넓어졌다. NF쏘나타와 마찬가지로 폴딩이 되지 않는 대신 스키 스루가 설계되어 있다. 컵 홀더는 센터 암 레스트 앞쪽에서 두 개가 돌출되어 나오며 위쪽에는 오디오와 시트 히팅 버튼이 설계되어 있다. 그런데 시승차에는 헤드 레스트가 두 개밖에 없다. 제네바쇼 출품 모델에는 세 개였다.

트렁크의 처리도 휠 하우스의 칩범을 최소화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리어 선반에 설치된 스피커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게 말끔하게 처리한 것도 눈길을 끈다.

Powertrain & Impression

그랜저에 탑재되는 엔진은 최고출력 192ps/6,000rpm, 최대토크 25.5kg∙m/4,200rpm를 발휘하는 2,656cc V6 DOHC 사양의 뮤 엔진과 233ps/6,000rpm, 31.0kg∙m/3,500rpm의 파워를 내는 3,342cc V6 DOHC 람다 엔진 두 가지. 물론 수출 사양에는 3.8리터 람다 엔진도 탑재된다.

오늘 시승하는 차는 이중 3.3리터 람다 엔진을 탑재한 L330. 트랜스미션은 H-Matic 5단 AT 가 조합된다. 스마트키 시스템의 적용으로 동급 세그먼트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다만 필자는 이 스마트 키로 인해 가끔씩 시동을 끄지 않고 그대로 차에서 이탈한 경험이 종종있다. 그랜저는 그때 경고음을 울려주기는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한 시간 정도 시동을 끄지 않은 채 두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레드존은 6,500rpm부터 인데 실제 변속은 6,000rpm 부근에서 이루어진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800rpm.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2km/h에서 2단, 112km/h에서 3단, 162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4단으로 변속되면서 약간 호흡을 고르는 듯하다가 다시 치고 올라가며 5,300rpm에서 200km/h 벽을 돌파한다. 동급 배기량에 비해서는 이 속도역에 오르기까지는 상대적으로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발진시에는 엑셀러레이터를 조금만 강하게 밟아도 휠 스핀을 일으킨다. 엔진 파워가 강하다기보다는 타이어의 접지력 부족으로 인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안락한 승차감을 추구하기 위한 핸디캡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가 자체 개발해 NF쏘나타와 그랜저에 탑재되고 있는 이 람다 엔진은 초기 발진시 응답성이 쎄타 엔진보다는 반 템보 느린 것 같다. 특히 급가속을 하기 위해 킥 다운을 하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회전 상승 감각은 날카로운 쪽이 아니라 매끄러운 쪽이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타코미터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그것이 스피도미터로 매끄럽게 연결되지는 않는다. 엔진음은 시끄럽지 않다. 가속 시에 들리는 노이즈가 아닌 사운드라고 할 정도의 약간 높은 바리톤 음이 듣기 좋다. 특히 통상적인 고속도로 주행영역인 100km/h에서 140km/h 영역까지는 거의 속도감이 없이 미끄러져 간다. 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세련되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감각을 보여 준다. 물론 이 엔진이 등장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종합적인 평가는 시장에서 하게 되겠지만 며칠 동안 운전해 본 느낌으로는 특별히 지적할 점이 없는 수준이다.
트랜스미션의 변속감도 수준급이다.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 회전을 떨어뜨릴 때 약간 거친 맛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더블 위시본, 리어 멀티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NF쏘나타보다는 약간 긴 설정. 그것이 주는 감각은 부드러운 승차감이다. 중 저속에서 노면의 요철을 거의 흡수해 편안한 주행을 보여준다. 크루징 상태에서는 스티어링을 잡은 어깨에 긴장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직진안정성도 수준급.

하지만 그런 안락감을 얻은 대신 코너링 등을 과감하게 공략할 때는 상대적으로 큰 롤 각을 경험한다. 물론 자세는 VDC로 제어해 주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그랜저의 VDC는 개입포인트가 빠른 편에 속하는데 타이어가 끌리며 자세를 잡아준다.
고속도로에서 레인 체인지시 차체의 거동도 안정되어 있다.

핸들링 특성은 언더가 거의 보이지 않았던 NF쏘나에 비해 약간 언더 스티어 현상이 나타난다. 스티어링의 록 투 록은 3.2회전. 날카롭다기 보다는 여유로운 설정이다. 헤어핀을 공략할 때 회두성도 좋다. 어지간한 속도에서는 리어가 흐른다거나 하는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전체적인 주행 특성은 유럽 스포츠 세단들과 같은 치밀한 접지력과 자세 제어특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아니 그보다는 의도적으로 안락성과 쾌적성에 더 비중을 둔 느낌이다. 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크게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제동성능도 지적할 것이 없다.

안전장비로는 ABS 및 TCS , VDC(Vehicle Dynamic Control), 프론트 듀얼, 측면 충돌 사이드 커튼 타입 등 6개의 에어백, 액티브 헤드 레스트 등 거의 모든 장비를 만재하고 있다.

그랜저는 경쟁 대상 모델로 렉서스 ES330 등을 꼽고 있다. 쏘나타가 혼다 어코드와 토요타 캄리를 경쟁상태로 설정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렉서스가 유러피언 스포츠 세단의 다이나믹성이 아닌 안락성과 쾌적성을 최대의 무기로 내 세웠던 것처럼 현대자동차도 브랜드 컬러를 이제는 정할 때가 된 것 같다. 앞으로 24개월 동안 7개의 뉴 모델을 쏟아 낼 현대자동차는 최근 품질 이미지와 함께 독자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이 꼭 강력한 패밀리룩일 필요는 없을지라도 이제는 현대만의 컬러를 주장할 때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신형 그랜저와 NF쏘나타가 보여준 일관성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갈수록 치열해져 가는 시장 상황에서 소비자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그로 인해 지속가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신형 그랜저의 역할이 기대된다.



주요제원 그랜저 L330

크기 : 전장×전폭×전고 4,895×1,865×1,490mm 휠 베이스 2,780mm 차량중량 1,689kg
트레드 앞/뒤 : 1,580/1,565mm
최저지상고 171mm 트렁크 용량 469리터
엔진 : 3,342cc V6 DOHC 최고출력 233ps/6,000rpm, 최대토크 31.0kg∙m/3,500rpm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서스펜션 : 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트랜스미션 : 5단 AT
기어비 :
타이어 :앞/뒤 235/55VR17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0-100km/h 가속성능 ---초 최고속도 ---km/h
최소회전반경 : 5.6m
연비 : 9.0km/ℓ
차량가격 : 3,564만원(L330 Top Memory Pack)
(Q270 : 2,527만원, Q270 Premier 3,097만원, L330 Top 3,464만원)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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