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우체부 :: '지리자동차' 카테고리의 글 목록 (21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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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이 막바지로 접어들었습니다. 쌀쌀해진 기온이지만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기에는 일년 가운데 가장 좋은 때 입니다. 아름다운 날씨와 함께 하기 좋은 자동차의 기능은 무엇이 있을까요.

Volvo S60

# 넓은 하늘을 담다, 파노라마 썬루프

최근의 자동차에는 썬루프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기능성으로 평가해서 환기를 위해 혹은 햇볕을 쬐기 위한 방법으로 썬루프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죠. 썬루프는 작은 실내 공간에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더 넓어졌고 환기는 물론 디자인 측면에서도 훌륭한 옵션이 되었습니다. 최근의 썬루프는 모두 크기를 키우면서 천정의 대부분을 덮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요즘 같은 계절에는 썬루프를 열고 달리기 좋습니다. 에어컨도 히터도 틀지 않아도 괜찮은 계절에 썬루프를 열면 딱입니다. 

Volvo XC40

Volvo Crosscountry V90

썬루프에는 두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완전히 열리는 방법이 있고 뒷부분만 들어올리는 ‘틸트’가 있습니다. 틸트는 속도를 내며 달릴 때 유리합니다. 뒷부분을 살짝 들어올려 열리는 구조 때문에 실내의 공기가 빨려나갑니다. 덕분에 환기를 할 수 있고 비가 조금 내리는 환경에서 달린다면 비는 들이치지 않고 환기만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고속으로 달릴 수록 공기와 맞서야하는 자동차가 유선형으로 생겼기 때문에 틸트의 기능이 생긴 것입니다. 범퍼와 보닛을 타고 올라온 공기가 틸트한 썬루프와 만나면서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썬루프를 모두 열고 달리면 어떨까요. 공기가 타고 올라와 실내로 들이치지는 않을까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썬루프에는 별도의 장치가 있습니다. 썬루프 가장 앞에는 보통 모기장과 같은 그물 혹은 플라스틱 구조물로 바람을 올려주는 장치가 붙어있습니다. 썬루프 속에 들어있다가 개방할 경우 나오는 방식입니다. 앞에서 올라온 공기가 실내로 들이치지 않도록 밀어 올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차가 달리는 중이라면 이 부분을 살짝 손으로 눌러보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Volvo XC60

이렇게 계절을 만끽하는데 최고의 아이템이지만 한 때 일부 자동차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점점 커진 썬루프의 유리에 균열이 생기거나 심지어 파손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자동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파노라마 썬루프의 안정성에 대해 확인하고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컨슈머리포트는 대형 썬루프에서 유리가 파손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며 썬루프에 사용한 유리를 포함한 정보를 요청한 결과 볼보, 페라리, 테슬라의 3개 회사만 파노라마 썬루프에 접합유리를 사용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컨슈머리포트가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확인한 결과 볼보는 지난 20년 간 미국에서 총 9건의 불만이 접수된 것이 전부였습니다. 볼보자동차는 이 조사에서 “라미네이트 글라스와 함께 특허 디자인과 제조과정을 적용해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 안전한 차를 더욱 안전하게, 파일럿 어시스트

단풍구경을 떠나면 운전자도 마음이 들뜹니다. 그래도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다 한눈이라도 팔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무엇보다도 안전운전이 제일입니다.역시 최근의 자동차에는 운전자가 한눈을 팔지 않도록 혹은 혹시 모를 상황에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기능이 들어있습니다. 자동차 스스로 차선을 인식하고 더 나아가 앞서 달리는 차, 옆에 있는 차 혹은 마주오는 차까지 인식합니다. 

Volvo Pilot Assist

한발 더 나아가면 인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가속이나 감속을 하고 차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 ‘반자율주행’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볼보자동차는 ‘운전자 보조’ 기능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운전을 하는 데 누군가 핸들을 함께 잡고 있는 기분입니다. 차선에 따라 조금씩 스스로 핸들이 움직이고 선을 넘을 것 같으면 강하게 안으로 밀어줍니다. ‘파일럿 어시스트’라고 부르는 이 기능은 백마디 말보다 한 번 체험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장거리를 달릴 때 운전자의 피로를 매우 많이 줄여줍니다. 

볼보자동차가 2016년 부터 출시한 모든 차종에는 파일럿 어시스트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파일럿 어시스트 1’과 ‘파일럿 어시스트 2’로 버전이 나눠지면서 개선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앞차와의 거리, 차선을 인식해 중앙으로 달리게 하는 기능이 들어갔다면 이후에는 마주오는 차를 인식하고 만약 중앙선을 넘어 들어온다면 이를 회피하는 기능까지 추가됐습니다. 차선을 인식하고 중앙으로 잡아주는 기능도 세세하게 개선되면서 비가오거나 시야가 좋지 않을 때의 인식률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 기능을 이용할 때에는 반드시 주의해야하는 것이 있습니다. ‘보조’ 기능이란 점입니다. 파일럿 어시스트는 운전자가 운전을 하는 상황을 보조하기 위해 만든 것인 만큼 운전자는 주의 운전의 의무를 다해야합니다. 일부 해외에서는 운전자 보조 기능을 과신해 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종종 나오기도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혹시 모를, 만에 하나 일어날 사고를 파일럿 어시스트가 예방했다면 이미 그 기능의 역할은 충분히 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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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의 퍼포먼스 디비전인 폴스타는 올 8월 619마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플래그십 모델 폴스타1을 위해 중국 청두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오픈하였다. 연간 500대를 소량 생산하며 3년동안 1500대를 생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공장은 폴스타1에서 생산을 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폴스타1은 폴스타의 플래그십 라인업의 첫 번쨰 모델에 불과하다. 2020년 초 중국 제조공장인 폴스타 루키아에서 주력 전기세단인 폴스타2의 생산이 시작되는 가운데 토마스 인겐라트 폴스타 CEO는 향후 또 다른 레인지 투톱 차량 생산을 발표하였다. 폴스타1과 같이 청두의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향후 모든 폴스타처럼 완전히 전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겐란트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폴스타1의 프리젠테이션에서 기자들과 만나 폴스타1의 후속모델에 대한 질문에 폴스타의 계획에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의미의 플래그십 모델은 아닐수도 있다고 반론하였다. 인겐란트는 계속해서 투도어 GT모델만 생산하지는 않을 것이며, 다른 차종이 될 수 도 있다고 말하였다. 

폴스타는 현재 생산이 예정된 폴스타1과 폴스타2에 이어 제 3의 차량을 계획하고 있다. 전기 크로스오버 쿠페인 폴스타3이 2021년 데뷔 예정인 것이다. 그 이후 바로 폴스타4와 폴스타5를 출시할 계획이다. 폴스타 라인업에서 네번째와 다섯 번째 모델은 어떤 모델이 될지, 플래그십 모델이 언제 출시될 것인지는 이 시점까지는 불확실하다. 

그때까지, 폴스타1의 생산은 불과 몇 주 안에 청도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이 플래그십 차량은 미국에서 15만 5000달러에 달하며 내연기관을 가동하기 전에 126Km의 순수 전기 항속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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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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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5년 2세대 XC90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이날을 기다려왔다. 지난 8월, 볼보가 S60을 국내시장에 출시했던 그날 말이다. XC90과 함께 볼보가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선보였을 때, 빨리 세단 버전을 보고 싶었고, S90이 등장했을 땐, 작고 스포티한 S60이 더 기대됐다.

화려한 조명 아래 베일을 벗고 나타난 S60은 기대만큼 아니 기대보다 멋졌다. 볼보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 형 S90과 다른 S60만의 개성까지 녹아있었다. 멀리서 봐도 역동적인 비율을 자랑했고, 가까이 봐도 꼼꼼한 마무리가 좋았다. 밖에서 봐도, 안에서 봐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물씬 풍겼다.

이토록 말쑥했던 볼보 S60을 다시 만났다. 이번엔 행사장 무대나 미디어 시승이 아닌 일상에서 1:1로 재회했다. 조명발 없이 만난 S60은 여전히 멋졌을까? 차분하고 진득하게 몰아본 주행느낌은 어땠을까?

 

반전1: 이게 전륜구동이라고?

무릇 사람도 자동차도 비율이 첫째다. 개성 있는 얼굴의 패션모델은 많지만 다리 짧은 패션모델은 없는 것도, 키는 작지만 머리는 더 작아 화면발이 잘 받는 연예인도 같은 이치다. 방금 눈앞을 스쳐간 차가 멋져 보이는 것도 비율 때문일 확률이 높다.

사람들은 보통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캐릭터라인 등을 놓고 평가하지만, 사실 이들은 멋진 비율을 더 빛나게 하는 조연일 뿐이다. 혹은 못난 비율을 감추기 위한 속임수이거나.

태생적으로 전륜구동은 후륜구동 대비 멋진 비율을 갖기 어렵다. 앞바퀴 너머로 얼굴이 길게 나와 바퀴가 널찍이 차체를 떠받치는 느낌이 약하고, 보닛은 짧아 엔진의 존재감이 부족하다. 후륜구동 독일 세단들이 힘 좋고, 잘 달리게 생긴 건 반대 상황이다.

후륜구동같은 측면 비율

S60은 전륜구동 기반이면서 후륜구동의 비율을 지녔다. 따로 알려주거나 몰아보지 않으면, 후륜구동인 줄 철석같이 믿겠다. S60에 담긴 첫 번째 반전이자, ‘외모부심’이 폭발하는 순간이다. 위에서 비율 얘기를 길게 쓴 것도 그만큼 중요한 반전이기 때문.

우리가 아무리 성형해도 타고난 체형까지 바꿀 수 없는 건 차도 마찬가지. 아무리 세부 디자인을 바꿔도 기본 뼈대로 인한 비율은 어쩔 수 없다. S60이 후륜구동 비율을 챙긴 건 온전히 형들에게 물려받은 SPA 플랫폼 덕분이다. 현재 볼보는 90과 60클러스터를 SPA로 만들고, 40클러스터는 모기업인 지리자동차와 CMA 플랫폼을 공유한다.

사고시 보행자 안전을 위해 보닛이 위로 튀어나온다

차체 하단 볼륨을 위해 뒷문 힌지를 낮췄다

S60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뼈대는 물려받았지만 S60만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쉽지 않은 변화를 더했다. 차 크기에 맞춰 벨트라인을 내렸고, 또 이에 따라 보닛 힌지 위치도 조절했다. 뒷문 힌지도 차체 하단 볼륨(라이트캐치)을 위해 낮춰 달았다. 모두 엔지니어와 의견 조율을 통해 힘들게 얻어낸 결과라고, S60 출시 때 방한한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수석 디자이너에게 들었다.

티 존 메이어 볼보 수석 디자이너, 왼쪽은 XC60을 디자인한 이정현 디자이너

이번엔 가까이서 살펴보자. 라디에이터그릴에 늘어선 세로 크롬 선은 꺾임을 넣었고, ‘토르의 망치’ 주간주행등은 헤드램프를 뚫고나와 그릴을 찌르기 직전이다. 앞 범퍼는 S90과 더 차이가 크다. 사다리꼴 흡기구는 쩍 벌린 입처럼 공격적이고, 좌우 두꺼운 기둥이 그릴을 든든하게 떠받친다.

이 밖에도 앞뒤 둘로 나뉜 캐릭터라인, 뒷문 유리에 포함된 쿼터 글라스, 범퍼에서 트렁크로 자리를 옮긴 뒤 번호판 등 S60만의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확실히 S60은 S90보다 젊고 역동적이다.

실내는 S60이라고 해서 달리 더할 얘기가 없다. 그동안 XC60과 크로스컨트리(V60)을 통해 본 실내와 거의 동일하다. 그렇다고 식상하진 않다. 스칸디나비안 실내는 아직 충분히 유효하니까. 단순히 유행을 좇거나 멋 부리기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이기에 가능한 효과다.

다만,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슬슬 작아 보이기 시작했다. XC90에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신선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그사이 경쟁자들이 크기를 키우고, 베젤은 줄였으며,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했다. 역시 차에서 가장 빨리 나이 먹는 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다음으로 업데이트가 필요한 곳은 기어노브. PRND를 ‘드드득’ 오르내리는 기계식은 어느덧 구식이 됐다. 제자리에서 딸각이는 전자식이 요즘은 대세다. 고정식 2열 시트 등받이도 개선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아도 경쟁자 대비 트렁크 용량(S60:442L / 3시리즈:480L / C클래스:455L / A4:480L, VDA기준)이 작은데, 등받이는 왜 접지 못하게 만들었을까?

442L 용량의 트렁크

트렁크 내부 상단도 마감재로 덮어주었으면......

반면 1열 시트는 대만족. 허벅지 길이 조절은 물론, 요추받침과 열선, 통풍, 마사지 기능까지 갖춘 시트는 장거리 여행에서 편안히 몸을 감싼다. 엉덩이에 붙은 나파가죽의 부드러운 감촉은 드리프트 우드로 만든 나무 장식, 은은하게 반짝임을 줄인 크롬, 피아노블랙 플라스틱과 어울려 흡사 스웨덴 가정집 거실에 와 있는 착각을 부른다.

‘거실스러움’의 화룡점정은 인스크립션 트림에 포함된 B&W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다. 10채널 앰프와 스피커 15개가 들어가고, 총 출력이 1,100W라는 설명은 몰라도, 어지간한 아니 모든 동급 모델을 통틀어서 가장 좋은 소리임은 확실히 알 수 있다. 각 음역의 균형이 뛰어나고, 섬세하면서도 강력하게 실내를 채워주니 음악감상실이 따로 없다.

 

이 정도 소리를 감상하려면 최소 수천만 원은 더 비싼 차로 넘어가야 한다는 볼보의 자랑도, 오디오 시스템 때문에 볼보를 선택했다는 소문도 결코 허풍이 아니다. 참고로 ‘예테보리 콘서트홀’ 상태에서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받으면, 흡사 하늘로부터 계시가 내려오는 듯한 경험도 가능하다.

 

반전2: 이게 스포츠세단이라고?

국내 들어온 S60의 심장은 직렬 4기통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고 254마력, 35.7kgm를 발휘하는 T5 한 가지다. 해외에는 T4를 시작으로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결합한 T6, 여기에 전기모터까지 더한 T8이 있으며, 최강 폴스타 엔지니어드도 고를 수 있다. 가솔린 엔진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한 셈인데, 디젤은 쏙 빠졌다. S60은 볼보 최초로 디젤을 아예 얹지 않는 모델이기 때문.

2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

볼보는 전동화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2025년까지 총 100만 대의 전기차를 팔고, 전 세계 판매량 절반을 순수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정도. 궁극에 전기차로 완전히 넘어가기 위해 차차 내연기관을 없애는 차에, 가솔린보다는 디젤을 먼저 빼는 게 당연한 요즘이다.

몸무게(공차중량) 1,700kg의 S60을 이끌기에 T5 엔진은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제원표상 0-100km/h는 6.5초)은 물론이고, 고속 영역에서도 200km/h 부근까지 시원한 가속을 선사한다. 패밀리 세단으로 더 강력한 엔진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

인상 깊은 건 회전 질감과 음색이다. 과거에도 S90과 크로스컨트리(S90), 크로스컨트리(V60)을 통해 경험했던 같은 엔진이지만, 한결 부드럽다. 심지어 ‘요즘 볼보가 전기모터랑 어울려 다니더니 닮아졌나?’라고 별생각을 다했다.

볼보는 가솔린과 디젤을 포함한 모든 엔진을 같은 배기량으로 통일했다. 여기에 터보차저와 슈퍼차저, 전기모터를 조합해 다양한 출력을 뽑아낸다. 볼보가 ‘드라이브-E’라고 부르는 시스템이다. 다들 저배기량 고효율을 추구는, 다시 말하면 쥐어짜는 엔진이란 뜻이다.

하지만 세상만사 장단점이 있는 법. 1+1로 2 이상을 만들다 보니 잃는 게 있기 마련인데, 바로 감성이다. 적은 월급 받고, 일 많이 하면 삶의 질이 떨어지듯 말이다. 많은 다운사이징 엔진들이 메마른 감성으로 ‘밟는 맛’이 부족하지만, S60은 예외다. 회전 한계까지 매끈하게 돌고, 엔진음도 크기는 작지만 듣기 좋은 음색이다.

변속기는 아이신에서 만든 자동 8단. 딱히 인상적이지도, 그렇다고 별다른 흠도 찾을 수 없다. 엔진 회전수와 힘을 손실 없이 제때제때 쪼개서 바퀴로 전달한다. 다만 운전대 뒤가 허전하다. 이 정도라면 패들을 써서 운전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었을텐데…… 스포츠세단이라면 적어도 패들 정도는 넣어줬어야 마땅하다.

비율에 이은 두 번째 반전은 하체다. 시승차를 받고 수백 미터를 달리자마자 느꼈다. “우와 승차감 ‘개꿀’이네?” 부드러운 엔진 회전처럼 매끄럽게 노면 위를 미끄러지고, 요철을 만나도 찰랑찰랑 사뿐사뿐 지난다. 오히려 S90보다 더 유연하다. XC60도 XC90보다 부드러웠는데. 그리고 든 의문. ‘어? 스포츠세단이라며?’

분명 볼보는 국내에 S60을 출시하며 스포츠세단이라고 소개했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승차감이 좋으면, 코너링이나 고속에서 불안하기 쉽다. S60은 야들야들한 발목으로 굽잇길을 잘도 돌아나간다. 기본기 좋은 뼈대와 알루미늄 듬뿍 쓴 더블위시본 앞 서스펜션, 트레드웨어 280의 끈끈한 타이어가 제 몫을 다한 결과가 아닐까?

더블 위시본 앞 서스펜션

멀티링크 뒤 서스펜션. 합성수지로 만든 리프 스피링이 이채롭다

235/40R19 사이즈의 신발

S60을 몰고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렸다. 고속주행 시 안정감도 250마력대 세단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다. 특히 평택 부근 확장공사 구간 지날 때 진가를 발휘했다. 단단한 하체로 서킷 공략을 전문으로 하는 스포츠카들은 고속에서 울퉁불퉁한 노면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불안해지기도 하는데, S60의 부드러운 하체는 의연하게 삼키며 지나갔다. 물론 비단같이 매끈한 트랙에선 얘기가 다르겠지.

결과적으로 S60은 단단하고 예리한 스포츠세단을 편안하게 만들었다기보다, 부드럽고 여유로운 패밀리세단을 스포티하게 다듬은 쪽이다. 차체와 바퀴는 부드러운 관절로 연결해 승차감을 챙기고, 나머지 기본기로 스포티한 맛을 가미했다.

볼보답게 반자율주행기능도 충실하다. 파일럿어시스트2를 통해 130km/h까지 ‘거의’ 스스로 가감속과 차선유지를 해낸다.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 밖에 안 써본 사람은 없을 만큼 편리하다. 실력은 적어도 업계 평균 이상. 앞선 차량과 사람, 자전거, 큰 동물과 충돌이 예상되면 스스로 제동을 거는 시티세이프티도 기본이다.

참! 헤드램프 얘기를 빠뜨릴 뻔했다. 주행방향 따라 요리조리 빛을 보내주고, 전방 차량에만 상향등을 꺼주는 기능이야 요즘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달고 나오니 놀랍지 않았다. 최신 LED라면 당연히 밝겠지 생각했고, 정말 환했다. 예상했는데도 야간주행 내내 참 신기하고 기특하더라. 차가 최후에 사고를 줄여주는 것도 좋지만, 운전자가 미리 위험을 알고 대처하는 건 더 중요하다.



잘 나갈만하네

S60을 몰고 나니 왜 요즘 볼보가 잘나가는지 새삼 알 수 있었다. 오래도록 쌓아온 ‘안전의 볼보’를 바탕에 깔고, 준수한 외모로 호감을 산 뒤, 스칸디나비안 실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딩에 설득력을 더하니 거부하기 어렵다.

단, 스포츠세단이란 주장은 갸우뚱했다. 차라리 ‘잘 달리는 패밀리세단’이라면 끄덕끄덕할 수 있다. 역시 볼보는 탑승자가 짜릿한 운전재미를 느끼는 것보다, 볼보 타고 호강하며 오래오래 살다가 편안히 늙어 죽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다. 이 철학은 볼보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오늘날까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근간이다.

S60은 독일 3사 세단에 슬슬 싫증 났거나, 디젤 경쟁모델과 비슷한 값에 약 60마력 더 높은 가솔린 엔진이 탐나거나, 혹은 국산차 다음 수입차로 넘어가려는 소비자들을 흡수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물량 부족으로 출고가 늦어져, 발길만 돌리지 않는다면.

 

이광환 carguy@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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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자동차 미디어 카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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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가 현지시각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브랜드 최초의 양산형 순수 전기차, XC40 리차지(XC40 Recharge)를 공개했다.

또한 새로운 전동화 비전을 강조하고 이에 따른 액션 플랜으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합한 새로운 라인업 컨셉인 ‘리차지(Recharge)’ 도입 계획을 밝혔다.


XC40 리차지는 XC40를 기반으로 제작된 볼보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컴팩트 모듈형 플랫폼(CMA)에서 제작되며 시스템 출력 408마력(300kW), 최대토크 660Nm의 두 개의 모터와 78㎾h 배터리팩으로 구성된 사륜 구동 파워트레인을 채택했다. 한 번의 충전으로 400km(WTLP)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배터리는 고속충전 시스템 이용 시, 40분만에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여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통합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탑재했다. 이는 오픈 소스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와 통합된 형태로 전세계 개발자들이 실시간 업데이트하는 구글 지도와 구글 어시스턴트, 자동차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볼보의 디지털 커넥티드 서비스 플랫폼인 ‘볼보 온 콜(Volvo On Call)’과 통합되면 전력 소비량을 손쉽게 추적할 수 있다.


하칸 사무엘손(Hakan Samuelsson) 볼보자동차 CEO는 “이미 수 차례에 거쳐 볼보자동차의 미래는 전기에 있다고 밝혔다”며, “오늘 우리는 순수 전기차 XC40과 리차지 라인업의 도입 계획을 선보이며 그 중대한 출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전했다.


이날 볼보자동차는 2025년까지 글로벌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나머지를 하이브리드 모델로 달성한다는 목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액션 플랜을 공개했다.

우선 향후 5년간 매년 순수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과 동시에 전 라인업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옵션을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2020년 이후 일부 국가를 시작으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배터리를 탑재한 충전식 모델들을 통합한 새로운 컨셉의 모델 라인업 ‘리차지(Recharge)’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리차지 라인업 중 인기 차종을 ‘디자이너 초이스(Designer 's Choice)’모델로 선정해 차량 인도 시간을 단축하고 전기차의 생산을 3배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단, 국가별 세부 모델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 오토뷰 | 뉴스팀 news@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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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60 세단이 우리나라에 출시됐다. 볼보 S60은 지난 2000년에 1세대 모델이 등장했고, 이후 2011년에 2세대 모델이 나왔었다. 그리고 8년이 지나 3세대 모델이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의 대중 브랜드에서는 4년에서 5년의 모델 변경 주기를 가지는 데에 비해 유럽, 특히 볼보와 같은 럭셔리 지향의 브랜드들은 모델 변경 주기가 7년 내외로 조금 더 길다.

 



물론 4년에서 5년의 모델 변경 주기도 시간으로만 본다면 결코 짧은 것은 아니지만, 규칙적으로 매 4~5년마다 신형이 나오면 대다수 소비자들은 ‘너무 자주 바뀐다’ 고 느끼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다 보니 7년 이상의 변경 주기는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꾸준하게 이미지를 지켜오는 유럽 브랜드의 차량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면이 있다. 특히 볼보 같이 개성 강한 브랜드는 독특한 차체 디자인을 긴 시간 동안 인식시키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1세대 볼보 S60이 등장한 2000년대 초반에는 볼보가 이전의 각지고 딱딱한 차체 디자인에서 유선형으로 바뀌면서 보수적인 성향을 벗고 젊어지는 이미지를 추구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러면서도 앞 펜더에서 도어를 거쳐 뒤 펜더까지 연결된 어깨 선으로 강한 입체감을 강조해 본래의 볼보가 추구한 각지고 튼튼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후 2011년에 등장한 2세대 볼보 S60은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차체 측면 캐릭터 라인은 모서리를 세우면서도 그 흐름은 곡선형으로 바뀐다. 그리고 2019년형은 다시 직선적 성향으로 회귀한 3세대 볼보 S60이 등장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오늘날의 볼보 디자인은 기능적인 인상을 강조하면서 단단한 직선적 이미지로 정착이 됐기 때문에 2000년대 초기의 부드러운 성향의 차체 디자인은 오히려 혼란기에 가까운 시기 였다고 말 할 수 있을 듯 하다.

 

 



새로운 볼보 S60의 크기는 전장 4,760mm에 휠베이스 2,872mm, 전폭 1,850mm, 전고 1,430mm로, D세그먼트 중형 승용차의 크기이다. 하지만 S60 은 럭셔리 세그먼트에 들어있어서 직접적인 경쟁 차종은 BMW 3시리즈와 제네시스 G70 등 이다. 측면 이미지를 비교해보면 BMW 3시리즈의 전장과 축간 거리가 4,709mm에 2,851mm에 G70는 4,685mm에 2,835mm로서 볼보 S60이 모든 치수가 가장 길다. 물론 이 치수는 20mm 내외에서의 차이 이므로 실제 차량을 육안으로 보아 길이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끼기는 어렵다.

 



새로운 볼보 S60은 엔진을 옆으로 탑재한 전륜구동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차체 측면에서 앞 바퀴의 위치와 짧은 앞 오버 행의 비례로 인해 마치 뒷바퀴 굴림 방식의 차량으로 보이기도 한다. 볼보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방식의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롱 후드의 역동적 비례를 가지는 동시에 앞 오버행을 줄이려는 설계로서, 앞 바퀴 굴림 방식 특유의 긴 앞 오버 행으로 인한 무거운 이미지를 덜어냈다. 시각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BMW3시리즈와 G70등과 비교해 앞 오버 행이 길어 보이지 않아 비례 상으로도 럭셔리 차량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전면에서 강한 인상을 풍기는 토르의 망치를 모티브로 한 주간주행등의 이미지는 이제 볼보의 아이덴티티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그리고 수직 리브를 가진 라디에이터 그릴을 가로지르는 사선 리브로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해준다. 작금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커지는 경향의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볼보는 그릴의 크기를 무작정 키우지는 않으면서도 강한 인상을 잘 보여준다.

 



테일 램프 역시 기하학적인 조형으로 디귿(ㄷ) 형태를 취하면서 전체 차체의 스타일과 통일성을 가지게 디자인되었으나, 기존의 S90 세단이 번호판을 아래로 내려 배치해서 차체가 오히려 막혀 보이는 듯한 이미지였던 것에서, 양쪽 테일 램프 사이에 번호판이 자리잡은 레이아웃으로 마주보는 디귿(ㄷ) 형태의 테일 램프와 조금 더 조화를 보여준다. 그러는 와중에 수평적 인상을 강조하는 범퍼 형태와 맞물리며 매우 안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야말로 뒷모습은 수평적이면서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자동차 후면 디자인의 룰에 딱 들어맞는 처리이다.

 



실내로 오면 볼보의 기능적 디자인의 강점이 더욱 잘 드러나고 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최근의 추세에 따라 클러스터와 센터 페시아에 대형 LCD 패널을 채용했다. 최근 들어 볼보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도 차종들 간에 통일된 인상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수평적인 비례와 인상을 강조하면서도 센터 페이시아와 좌우에 배치된 환기구의 디자인은 수직적 조형 요소를 강조해서 장식적이지 않으면서도 단아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독특한 나뭇결과 알루미늄 몰드를 조합해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가구나 건축물의 실내를 연상시키는 담백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심지어 성당 건축도 간결하고 담백하다. 이러한 문화적 특징 때문인지 인위적 장식을 배제하고 가죽과 목재, 금속 재료의 질감을 적절히 강조한 실내 디자인은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는 실내 디자인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등의 차량들과 그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게 다가온다.

 

 

 

한편 C-필러의 디자인에서 뒷문에 붙은 쿼터 글래스와 차체의 크롬 몰드 마무리가 독특한 것을 볼 수 있는데, 마치 유리창만으로 마무리 된 듯한 디테일을 볼 수 있다. 이런 디테일은 BMW의 신형 3시리즈도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 약간은 감각적이지만 질감의 대비를 강조한 디테일은 우리나라나 일본의 차에서는 보기 어려운 디테일인지도 모른다. 몰드를 부분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이런 처리는 모든 디테일을 마무리 지으려는 성향을 가진 우리나라나 일본의 차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디테일 일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S60의 차체 측면에서는 도어 패널에 볼드한 실린더 같은 흐름을 강조해 매우 강인한 인상을 준다.

 

 



3세대 모델로 새로이 등장한 볼보 S60은 볼보 브랜드가 그동안 겪었던 약간의 부침(浮沈)을 지나, 이제는 안전의 아이덴티티를 장식을 전혀 쓰지 않는 북유럽 특유의 기능적 디자인으로 시각적으로 구체화시킨 모습으로 D세그먼트의 승용차에서도 럭셔리 이미지와 결합해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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