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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뉴 디하오 샹샹야윈(向上亚运) 정측면

중국 토종 자동차 1위 기업 지리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디하오(영문명 엠그란드,Emgrand)' 시리즈는 2009년 출시된 후 중국 승용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이 차는 유럽에도 수출하며, 유로 NCAP(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에서도 별4개의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중국 내에서 외국 합작사 경쟁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세단이다.

올뉴 디하오 샹샹야윈(向上亚运) 후면부

 지리자동차는 이달 초 콤팩트 세단 '올뉴 디하오 샹샹야윈(向上亚运)'을 출시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전을 위한 모델이다. 1.5L 자연흡기 엔진+5단 수동변속기, 1.5L 자연흡기 엔진+CVT 무단변속기를 장착한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나왔다. 최대출력은 109마력이며, 최대토크는 14.2kgf.m이다. 중국 배기가스 최저기준(유로6와 비슷한 중국6)을 만족한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32mm, 전폭 1789mm, 전고 1470mm이다. 휠베이스는 2650mm으로 한국 기준 준중형 세단이다. 가격 역시 놀라운데, 각각 8.08만위안(한화 약 1335만원)과 9.18만위안(한화 약 1515만원)으로 저렴하다. 내장도 고급스러워 호평을 받고 있다.

자연흡기 엔진 장착한 올뉴 디하오 샹샹야윈(向上亚运) 엔진룸

현재 구매 고객에게 세 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차량 가격의 20%를 계약금으로 내면 나머지 금액에 대해 5년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또 5년간 차량에 연결된 LTE 데이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신차 교환 고객에게 3000위안(한화 약 50만원)의 보조금도 지급한다.

올뉴 디하오 샹샹야윈 버전은 디자인과 테크놀로지, 안전성 등에서 동급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하고 있다.

 

차의 전면부를 보면 전 모델과 같이 양쪽 헤드램프에 LED 주간주행등을 탑재했다. 잔잔한 물결이 치는 듯한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 가운데 고급스러운 다크 컬러 로고를 장식해 눈길을 끈다. 하단에 4각형 모양의 안개등을 배치하고, 그 주변부에 크롬도금 장식을 새겨 넣어 정교해 보인다. 테일램프에도 LED로 처리했다.

세련미를 뽐내는 올뉴 디하오 샹샹야윈(向上亚运) 실내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올뉴 디하오 샹샹야윈(向上亚运)

내부 인테리어는 다크 색상을 바탕으로 실버를 배합한 투톤 컬러로 치장해 세련미를 더했다. 전동식 선루프와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고급스러운 나파(NAPPA) 가죽을 덧댄 최신식 D컷 스포츠 스티어링휠, 고화질 풀LCD 계기판, ECM룸미러 등을 배치해 정교하고 하이테크한 느낌을 풍긴다. 상대적으로 젊은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킨다.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TPMS(타이어 공기압 감지 시스템), ESC(차체자세제어장치), HAC(경사로밀림방지장치), 내장형 블랙박스, 주차 유도선이 있는 후방카메라를 장착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만든 시트를 단 올뉴 디하오 샹샹야윈(向上亚运)

또한, 차내의 쾌적함을 위해 자동온도조절 에어컨과 PM2.5(미세먼지) 공기청정기,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만든 시트를 배치했다.

핸드폰 앱을 통해 원거리 조작하는 모습

동시에 지리차 전용 스마트 네트워크 시스템 ‘GKUI’을 탑재했다. 스마트 보이스 기능으로 “안녕 디하오” 같은 간단한 대화 뿐 아니라,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지도 앱 '가오더띠투(高德地图)'를 달아 내비게이션 음성지원 서비스도 가능하다. 아울러 다양한 음악 선곡 및 인터넷 방송을 볼 수 있다. 앱을 통해 원거리 조작도 가능하다. 원격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키고, 차창과 차문을 닫을 수 있다. 주차 위치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정기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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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가이 자율주행 연구소 이동의 즐거움 <카가이> www.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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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연비를 자랑하는 엔진을 넣었습니다”, “동급 최대의 뒷좌석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신차가 나왔을 때 귀가 따갑도록 듣는 말이다. 대부분 경쟁차와 비교해 수치적 우월함을 앞세운다. 반면 볼보 XC90의 과녁은 다른 곳에 있다. 단순한 기계 장치를 넘어 사람 중심(Human-Centric)의 ‘공간’을 제시한 까닭이다. 묘하게 구매욕 자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강동희 기자, 볼보자동차

월드컵 열기로 한창이던 2002년. 볼보의 첫 SUV XC90이 등장했다. S80, V70의 앞바퀴 굴림 P2 플랫폼을 바탕으로 독일산 경쟁자의 등짝을 겨눴다. 이때 당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는 SUV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가령, 1998년 메르세데스-벤츠가 M 클래스를, 1999년 BMW가 X5를 선보였다. 폭스바겐 투아렉과 아우디 Q7 등의 경쟁자도 속속들이 등장했다.

이들 ‘라이벌’은 공교롭게 출신 국가가 같다. 독일이다. 볼보에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 만큼 상대를 압도할 준비가 철저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2012년 기습 도입한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모두 낙방할 때, 볼보는 10살 먹은 XC90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전고 높은 SUV의 한계를 극복한 세계 최초의 전복방지 기술(ROPS)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2세대 XC90은 2015년에 모습을 드러냈다. 새로운 볼보 SPA 플랫폼을 바탕 삼아 이전보다 훌쩍 덩치를 키웠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950×1,960×1,770㎜. 스웨덴 출신다운 장대한 기골을 뽐낸다. 메르세데스-벤츠 GLE보다 20㎜, BMW X5보다 30㎜ 더 길다. 실내 공간 가늠할 휠베이스는 2,984㎜에 달한다. ‘큰 차’ 좋아하는 국내 정서와도 알맞다.

부분변경 치르며 얼굴도 소폭 다듬었다. 네모반듯한 콧날은 크기를 키우고 움푹 파인 수직 크롬 바를 짝지었다. 볼보 특유의 ‘아이언 마크’는 카메라 센서를 이질감 없이 품었다. 범퍼 양 끝단의 공기구멍은 아래에 크롬을 더해 한층 고급스럽다. 각 패널간 단차는 강박에 가깝게 줄였다. 눈을 자극할 과한 기교는 없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게 XC90의 ‘으뜸매력’이다.

XC90의 ‘얼짱각도’는 뒤쪽에서 45°로 바라볼 때. 트렁크 창문까지 쭉 뻗은 테일램프로 1세대의 DNA를 계승했다. 마치 두꺼비가 두툼한 뒷다리도 땅을 움켜쥔 듯, 안정감이 넘친다. 볼보 엠블럼을 붙임 면도 단순히 직선으로 빚지 않고 디테일을 더했다. 또한, 반사판 사이를 크롬으로 메웠고 아래엔 듀얼 머플러를 짝지었다. 담백하면서도 스포티한 이미지가 물씬하다.

볼보 성장 비결 중 7할은 인테리어에 있다. 이른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다. 2013년, 볼보는 벤틀리 실내 디자이너 출신 로빈 페이지(Robin Page)를 데려와 혁신의 칼자루를 건넸다. XC90이 첫 번째 작품이다. 스웨덴 가정집 특유의 따뜻한 느낌을 듬뿍 담았다. 이전 모델은 물리 버튼만 40개가 넘었지만, 신형은 9개로 줄이고 9인치 터치스크린이 몽땅 삼켰다.

또한,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처럼 원하는 앱(App)을 메인 화면에 옮길 수 있으며, 여러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특히 터치 조작은 마찰을 통한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한다. 따라서 큰 압력 없이 가벼운 터치만으로 화면을 주무를 수 있다. 해상도는 768×1,020 픽셀. 주변부에 블랙 하이글로스, 매트한 원목, 가죽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신형 XC90은 4인승, 7인승으로 나눈다. 7인승이 기본이다. 의자 높이는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높은데, 뒷좌석 승객도 탁 트인 시야를 느낄 수 있다. 부부와 자녀 1~2명으로 구성된 가족이 XC90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다. 2열 시트 중앙에 자리했는데,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엉덩이 받침 높이를 조절해 아이 몸에 맞출 수 있다.

또한, 2열 시트 아래엔 레일이 달렸다. 앞뒤로 최대 120㎜까지 슬라이딩할 수 있다. 단, 앞으로 최대한 당겼다고 3열이 넉넉한 건 아니다. 볼보는 170㎝의 성인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압권은 트렁크 용량. 3열을 펼치고도 721L(VDA 기준)의 공간을 확보했다. 2열까지 모두 접으면 최대 1,899L까지 늘어난다. 2열은 40:20:40으로 나눠 접어 활용도가 높다.

정숙한 디젤 엔진, 반응속도 빨라

XC90은 크게 3가지 파워트레인을 품었다. 직렬 4기통 2.0L 디젤&가솔린의 ‘드라이브-E’, 플러그인 파워트레인이다. 오늘 소개할 모델은 가장 볼륨인 디젤 버전. 사실 체격을 감안하면 다소 작은 엔진이라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성능제원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m를 뿜고 네 바퀴를 굴린다.

이 엔진은 볼보가 2014년 출시한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다. 기존 5기통 엔진보다 무게는 45㎏ 덜고 효율은 35% 개선했다. 더욱이 여느 4기통 심장보다 잔잔한 숨을 토한다. 보닛을 열어보니, 방음재가 모든 부품을 감쌌다. 엔진 커버는 고무처럼 말랑말랑한데, 손으로 눌러봐도 움푹 들어갈 정도다. N.V.H(소음. 진동. 불쾌감) 설계에 신경 쓴 흔적이 눈에 띈다.

안팎 디자인 감상을 끝내고 운전대를 잡았다. 역시 볼보의 매력은 시트다. 인간의 척추 형상을 본 따 빚은 시트는 출퇴근뿐 아니라 장거리 주행에도 ‘안성맞춤’이다. 엉덩이 받침 길이와 옆구리 등을 몸에 맞게 조일 수 있다. 단, 의자를 조절하면 모니터에 시트 그래픽을 띄우는데, 다소 정신 사납다. 운전자가 지도를 보는 중, 동승자가 시트를 움직이면 싸움 붙기 딱 좋다.

3년 전 XC90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다소 단단했던 승차감이 기억에 있다. 반면 신형은 한층 여유롭다. 댐퍼의 상하 스트로크도 이전보다 유연해 시종일관 편안하다. 275/45 R20 사이즈의 크고, 납작한 신발을 신었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또한,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의 답력이 가벼워 넉넉한 덩치를 조련하기 수월하며, 속도를 붙일수록 무거워져 안정감을 높인다.

엔진 ‘다운사이징’은 이미 트렌드다. 배기량은 줄이되 과급기를 물려 성능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다. 대신 작은 배기량에 고성능을 내기 위해선, 대용량 터보차저를 물려야 한다. 그 만큼 터빈에 압력 차는 시간이 늘어 반응속도가 더뎌진다. 이를 ‘터보래그’라고 부른다. 반면, 볼보 D5 엔진은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머뭇거림이 없다. 직관적이다.

비결은 ‘파워 펄스(Power-Pulse)’라고 부르는 압축공기 저장소에 있다. 엔진 오른쪽 아래에 보면 2L 크기의 저장 공간이 있다. 공기 필터에서 이동한 공기가 압축기를 거쳐 이곳에 머무른다. 운전자가 저속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이 저장소에 있던 압축 공기가 밸브를 거쳐 터빈에 도달해 강력한 ‘펄스’를 만든다. 즉각적인 터보 반응을 자랑하는 이유다.

또한, 최대토크는 1,750rpm부터 줄기차게 토한다. 그래서 XC90을 운전하다보면, 더 넉넉한 엔진이 아쉽지 않다. 반응 속도가 빠르며, 어지간한 실용 구간에선 최대토크 영역 안에 있으니까. 제조사가 밝힌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7.8초에 불과하다. 2.0L 디젤 엔진, 공차중량 2,160㎏의 조합치곤 기대 이상 날렵하다. 진정한 ‘다운사이징’은 이런 게 아닐까?

완성도 높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XC90은 가다 서다 반복하는 정체구간이 반갑다. 소위 ‘준자율주행’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파일럿 어시스트 Ⅱ’가 모든 트림에 기본이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유지 보조(LKA)를 엮었다. 작동방법도 간단하다. 스티어링 휠 왼쪽 속도계 모양 버튼을 누른 뒤, 오른쪽 화살표를 누르면 끝. 차간거리는 다섯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현재는 해당 기술이 소형 차급까지 들어가고 있지만, XC90은 한술 더 뜬다.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기술은 자동 제동기능과 충돌 회피기능을 지원한다. 가령, 카메라 센서가 자전거 주행자는 물론 큰 동물까지 감지한다. 어두운 밤,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멧돼지도 걱정 ‘뚝’이다. 여기에 ‘반대 차선 접근 차 충돌 회피기능(OLM)’도 심리적 안정감을 높인다.

‘도로 이탈 완화 기능(RRM)’도 눈에 띈다. 도로 이탈 사고 시에 일어나는 흉추와 요추 부상을 막기 위한 장비다. 승객을 재빠르게 시트에 밀착시켜 부상을 최소화한다. 안전벨트에 빠른 압력을 줘 충돌이 일어나는 반대 방향으로 탑승자의 몸을 고정시킨다. 이때, 의자 아래에 자리한 에너지 흡수 장치는 충격을 흡수한다. 안전띠 버클에 새긴 ‘Since 1959’ 글자도 포인트.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다이내믹, 오프로드, 개인 등 총 5가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어지간한 임도주행도 거뜬하다. 특히 최저 지상고는 223㎜로, 450㎜ 깊이의 물길 도강도 문제없다. 또한, 2열과 3열 시트는 평평하게 눕힐 수 있어 요즘 인기 있는 ‘차박 캠핑’을 즐기는 데도 수월하다. 최대 견인능력은 2.4t(톤)으로 보디 온 프레임 SUV 부럽지 않다.

XC90을 몰다 보면, 골목길이나 유턴 구간이 부담스럽지 않다. 체격에 걸맞지 않게 최소 회전반경이 11.8m에 불과한 까닭이다. 중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비슷한 덩치의 포르쉐 카이엔이 12.1m, BMW X5가 12.6m다. 사륜 조향 시스템 등 별다른 기술을 품지 않고 달성한 결과라 놀랍다. 단, 스티어링 휠 ‘록-투-록’은 3.0회전으로 다소 많이 감기는 편이다.

라이벌 압도하는 충돌 안전성

 

충돌 안전성은 굳이 이야기 안 해도 모두가 알 듯하다. 좀 더 꼼꼼한 비교를 위해 유로NCAP 테스트 결과를 경쟁 차와 한 데 모았다. XC90은 어른 탑승자(1열) 97%, 어린이 탑승자(2열) 87%, 보행자 안전 72%, 안전보조 94%의 점수를 받았다. BMW X5는 각각 89%, 86%, 75%, 75%이며,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각각 91%, 90%, 78%, 78%다. 즉, 어른 탑승자와 안전보조 등 두 가지 부문에선 XC90의 점수가 한층 높은 걸 알 수 있다.

볼보 XC90. 최근 독일산 ‘라이벌’들이 풀 체인지를 치르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러나 일부 모델은 안전 장비를 빼거나 할인 금액을 바꾸는 등 브랜드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XC90은 한결 같다. 유행 쫓아 과감한 변화를 치르기보단, 오랜 시간 다져온 철학을 토대로 내실을 다져온 까닭이다. 변치 않는 품위. XC90에 가장 어울리는 문장이 아닐까.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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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의 2인승 로드스터 ‘엘란(Elan)’ 차기 모델 부활에 청신호가 켜졌다.

[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자동차 전문지 Autocar에 따르면 로터스는 최근 과거 오픈 스포츠카 엘란의 차세대 모델을 검토하고 있으며, 동시에 신형 엘리트(Elite)와 유로파(Europa), 에스프리(Esprit)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노퍽, 헤델(Hethel, Norfolk)에 위치한 로터스 본사 관계자는 “로터스는 엘란을 수 년 내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 아직 자세히 언급하기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상당히 구체적인 사항이 검토되고 있다“며, “엘란이 나온다면 엘리스보다 상위 라인업에 속하게 되고, 포르쉐 718 박스터보다 더 세련되고 넓은 실내공간 및 편안함을 갖춘 2인승 로드스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차세대 엘란은 포르쉐 박스터보다 가벼우면서도 동급 최고의 주행성이라는 전형적인 로터스의 특징을 고스란히 이어받을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중국 지리그룹이 로터스를 인수한 후 로터스의 제조 공장 및 연구 시설을 확장하기 위해 19억 달러(한화 2조 2,169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터스 차세대 ‘엘란(Elan)’ 예상도

로터스 차세대 ‘엘란(Elan)’ 컨셉트현재 로터스는 지난 1995년 엘리스와 엑시지 플랫폼 및 2008년부터 사용된 에보라 플랫폼을 대체할 두 개의 최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개발에는 약 15억 파운드(한화 2조 2,290억 원)가 투입된다.

여기에는 새로운 조립공법인 리벳 결합 합금 코어를 적용, 구조물 접착 시간과 자동차 조립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이외에도 카본파이버 등 탄소섬유와 여러 금속소재를 혼합해 적용 범휘를 넓힐 예정이다.

이는 모두 서킷에서 공도까지 엘란과 에보라, 에스프리를 커버하는 범용성 있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생산량도 지난 2018년 1,630대에서 오는 2029년에는 1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2년 내에 새로운 플랫폼으로 신형 3세대 엘란을 포함한 신형 엘리트(Elite)와 유로파(Europa), 에스프리(Esprit) 등 새로운 스포츠카 라인업을 갖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로터스는 차세대 엘란에 앞서 현재 에보라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스포츠카가 먼저 공개될 예정이다.

로터스 차세대 ‘엘란(Elan)’ 예상도

로터스 차세대 ‘엘란(Elan)’ 컨셉트이 모델은 오는 2020년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운전자 중심의 패키지와 보다 편리한 승하차 및 시트포지션, 인체공학적인 레이아웃 등 많은 부분이 대폭 개선된다.

더불어 최신 커넥티비티 등 첨단 디지털기술 면에서도 큰 혁신을 이루고 로터스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다.

향후 로터스의 최신 라인업에 적용될 파워트레인도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로터스는 토요타 기반 엔진을 사용하고 있지만, 지난 달 볼보와 지리가 엔진 운영 통합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향후 지리(Geely)와 프로톤(Proton), LEVC, 링크앤코(Lynk & Co)이외에 로터스에도 공급될 전망이다.

로터스 '엘란'

로터스 '엘란'한편, 로터스 2세대 엘란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국산 원조 스포츠카로 꼽히는 모델이다.

엘란은 지난 1996년 7월 기아차가 준중형 로드스터 형태의 스포츠카로 출시, 단종까지의 공식 판매대수는 총 1,055대로 비록 판매량은 저조했지만 상당한 인기와 관심을 끌었다.

 

기아 엘란의 전신(前身)은 로터스 엘란으로 당시 로터스는 연속되는 적자와 경영 악화로 인해 엘란 브랜드와 생산라인을 기아차에 판매하면서 국내에서도 엘란이 판매됐다. 기본 설계는 로터스 엘란과 같지만 주요 핵심 부품들은 기아차가 새롭게 개발, 국산화시켰다.

당시 기아차 엘란의 파워트레인은 세피아와 크레도스의 1.8L T8D엔진을 개량, 고rpm에 최적화된 TS-1.8X DOHC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51마력, 최대토크 19.0kg.m, 여기에 5단 수동변속기와 결합해 최고 시속 220km, 제로백 약 7.4초의 성능을 발휘했다.

출시 초기에는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었으나 1997년 IMF 이후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1999년 4월 결국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로터스 브랜드는 2007년 국내에 공식 진출한 바 있지만, 판매 부진으로 수입사가 판매중단을 선언, 2013년에 철수했다.

로터스는 지리그룹이 인수한 이후 볼보자동차를 통해 한국시장 재진출을 타진해 오는 등 여전히 한국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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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을 다시 만났다. 지난 5월 만났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T8에 이어 이번엔 D5, 디젤 모델이다. 같은 모양이지만, 전혀 다른 장르다. 미래 지향적인 친환경 자동차가 T8이라면,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D5다.

신형 XC90은 2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볼보의 플래그십 SUV다. 시승차는 XC90 D5 인스크립션 트림으로 7인승. 볼보의 상징인 아이언 마크를 입체적으로 다시 디자인했고 이를 감싸는 라디에이터 그릴도 새롭게 분위기를 바꿨다.

 

 

4,950x1,960x1,770mm의 크기에 휠베이스는 2,984mm. 제법 크다. 2열 시트 슬라이딩을 통해 3열 공간을 조절할 수 있다. 2열을 최대로 하면 3열은 무릎이 꽉 끼게 되고, 2열을 최대로 좁히면 3열 무릎 앞으로 주먹 하나 정도 남는 공간이다. 2열은 가장 좁을 때 주먹 하나가 남고, 가장 넓히면 공간을 따로 재볼 필요도 없이 넓은 공간을 만난다.

인테리어는 천연 리니어 월넛으로 포인트를 줬다. 천연 목재의 질감을 손끝이 먼저 느낀다.

 

 

센터패시아에 있는 9인치 터치스크린 안에 이 차의 모든 기능이 담겨있다. 툭툭 터치하며 기능 하나하나를 체크하고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운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선 그 기능이 구체적으로 어떤 작동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선택할 게 많다는 것, 공부해야 할 게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너라면, 틈틈이 차량 설명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19개의 스피커를 갖춘 바워스 앤 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입체감 있는 소리로 실내를 꽉 채운다. 소리를 최대로 올려도 음이 찌그러지지 않는다. 최고급 오디오다. 그런 소리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음향 경험 기능을 통해서다. 같은 소리를 콘서트홀, 스튜디오, 개별무대 등으로 들을 수 있다. 콘서트홀을 택하면 울림이 없는 깨끗한 소리를, 스튜디오 모드에서는 모든 좌석에 최적화된 음향을, 개별무대 옵션에서는 현장감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입체감 있는 소리가 조금씩 달리 들린다. 개인적으로 택하라면 스피커의 울림이 몸으로 전해지는 스튜디오 모드를 고르겠다.

볼보가 마음에 드는 건, 모든 지능형 안전 시스템을 차종 구분 없이 기본 적용하기 때문이다. 대형이건, 소형이건, 기본 트림이건, 고급 트림이건 가리지 않는다. 소형이든 대형이든 차종을 가리지 않고 최고 수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 인테리어, 소재, 편의 장비에서 차별을 둘 뿐이다. 안전에는 차별 없다는 메시다. 칭찬받아 마땅한 자세다.

긴급제동 기능을 포함하는 시티 세이프티, 시속 140km까지 커버하는 파일럿 어시스트2, 도로이탈 완화, 반대차선 접근차량 충돌 회피,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 일일이 손에 꼽기 힘들 만큼 많은 기능이 안전을 지키고 있다.

 

 

볼보의 시트는 과학이다. 경추보호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사고 시에 뒷부분이 먼저 주저앉는 등 과학적으로 설계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탑승객을 최선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시트다. 그 기능은 경험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일이고, 경험한다면 불행 중 다행일 것이다. 그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까지 포함돼 있어서 특히 장거리 운전할 때 무척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2020년부터는 볼보를 타다가 죽거나 크게 다치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약속. 이제 두 달 남은 시점이다. 기대가 크다. 또 한편에선, 정말 그런 사고를 피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티어링휠은 정확하게 3회전 한다. 크기에 딱 맞는 조향비다. 이 큰 덩치가 날카로운 조향으로 움직이면 편안함을 잃고 쉽게 피로할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도 무척 가볍게 스티어링 휠이 돌아간다.

낮고 굵은 음색이 영락없는 디젤 엔진이다. 하지만 시끄럽거나 진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 2.0 디젤 터보 엔진은 235마력 48.9 kgm의 토크를 만든다. 1,750~2,250rpm에서 최대 토크가 나온다. 낮은 알피엠에서도 충분한 힘을 내주는 실용적인 엔진이다.

 

 

차가 멈추면 엔진도 멈춘다. 이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도 엔진은 깨어날 생각을 않는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부드럽게 재시동이 걸린다.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충격을 잘 걸러, 부드럽게 조율한다. 패들 시프트는 없지만 변속레버를 통해 수동 변속을 할 수 있다.

앞에 더블 위시본, 뒤에 인테그럴 링크 조합으로 서스펜션을 구성했는데 여기에 하나 더 있다. 리프 스프링이다. 상용차에 사용하는 방식과 달리 차축을 따라 가로 방향으로 배치된 리프 스프링이 차의 흔들림을 좀 더 정교하게 잡아준다. 차체의 안정감을 보완하는 볼보만의 방식이다. 274/45R20 사이즈의 컨티넨탈 타이어가 서스펜션과 합을 맞춘다.

 

 

에코, 컴포트, 다이내믹, 그리고 오프로드 모드까지 모두 4개의 주행모드가 있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비교적 팽팽했던 가속 반응은, 에코 모드로 돌리면 허리띠 한 칸 더 푼듯한 느슨한 반응으로 바뀐다.

필요할 땐 제대로 힘을 쓴다. 디젤의 굵은 토크를 바탕으로 힘을 끌어모으며 꾸준히 가속을 이어간다. 고속주행 구간에 접어들면 엔진 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바람 소리가 커진다. 차체 높이가 있어 노면 굴곡을 따라 수직 방향의 흔들림이 어느 정도 드러나지만 불안할 정도는 아니다. 사륜구동시스템이 주행안정감을 상당 부분 보완해주고 있다.

 

 

주행보조 시스템은 완성도가 높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고 있어도 스스로 차선의 중앙을 유지하며 빠르게 달린다. 시속 100km에서도 차선 이탈 없이 차로 중앙을 유지했다. 모범 운전자만큼 부드럽고 편하게 차를 컨트롤한다. 초보 운전자보다 훨씬 낫다.

시속 100km에서 1,600rpm을 유지한다. 비교적 낮은 엔진 회전수다. 같은 속도에서 수동 변속을 하면 4단 3,600rpm까지 엔진 회전수가 올라간다.

시속 100km에서 강한 제동을 걸었다. 아주 강한 제동이어서 앞부분이 크게 숙여질 것이라 긴장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거칠지 않게 속도를 줄이며 정지했다. 안정감을 유지하는 제동반응은 인상적이었다. 강한 제동이 일어나면 안전띠가 먼저 몸을 꽉 잡아준다. 만약의 사태에 미리 준비하는 것.

 

 

아주 강한 성능을 느끼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XC90 라인업 중에서 D5의 엔진 출력이 제일 낮다. T6 가솔린 모델은 320마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405마력이다. 좀 더 강한 힘을 원한다면 다른 선택지가 있다.

대신 D5는 높은 효율이 강점이다. 공인복합 연비 10.9km/L로 대형 SUV치고는 우수한 편이다. 파주-서울 간 55km를 달리며 측정해본 실주행 연비는 16.1km/L로 공인 연비보다 훨씬 앞섰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정체 구간에서도 연비 악화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자유로를 따라 정체 없이 28km가량을 순항해 행주대교 북단까지 달린 연비가 17.0km/L이었다. 다리를 건너 올림픽대로 구간에서는 교통체증 구간이 많았지만, 이수교차로까지 16.7km/L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차도 아닌데 교통체증에 강한 연비 효율을 보인다는 것.

 

 

 

0-100km/h 가속 시간은 8.78초를 기록했다. GPS 계측기를 이용해 수차례 측정한 기록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공차중량 2,160kg으로 마력당 무게비 9.1kg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빠른 가속을 보인 셈이다. 참고로, 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마력당 무게비에 수렴하는 경향을 보인다. 마력당 무게비 9.1kg이면 9초 전후에 시속 100km를 주파한다고 짐작할 수 있다.

신형 모델로 교체했지만, 가격 변동은 없다. XC90 D5의 기본 트림인 모멘텀이 8,030만 원, 인스크립션 트림이 9,060만 원이다. 경쟁 모델들이 1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도 상당하다. 안전과 효율을 앞세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플래그십 SUV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하는 소비자라면, 고민할 필요 없다. 볼보가 답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스티어링 휠에 음성명령 버튼이 있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불러도 대답 없는 기능이다. 작동하지 않는 버튼이라면 이를 없애는 것도 성의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조수석 앞 대시보드에 모양을 내느라 만들어놓은 날카로운 예각은 위험해 보인다. 바람직한 디자인은 아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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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랩을 활짝 연 티타늄 관악기가 사기 북돋는 군악대처럼 크고 거친 연주를 시작한다

 

'부아아앙’ 산길을 질주해 내려가는 파란  드라이빙 머신 옆으로 짙은 녹음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플랩을 활짝 열어젖힌 배기 파이프는 목청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고, ‘철컹철컹’ 기어를 바꿔 물 때마다 기계음이 스릴을 한껏 고조시킨다. 적막한 아침, 와인딩 로드의 잠을 깨우는 주인공의 정체는 로터스 엑시지 컵 430이다. 전투력을 있는 대로 끌어올려 트랙에서 적수를 찾기 힘든 엑시지 시리즈 대장이다. 

 

고성능 스포츠카 대부분이 높은 엔진 출력을 내세워 슈퍼카 시장 패권을 다툴 때, 로터스는 묵묵히 경량화에 집중했다. 다른 차에는 기본적인 기능도 극단적인 경량화를 추구하는 로터스에게는 사치다. 한 뼘도 채 되지 않는 엑시지 컵 430 옵션 리스트에는 스피커나 흡음재까지도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다. 무게를 더 줄이기 위한 옵션에는 더욱 사악한 가격이 붙어있다. 

 

엘리스와 차별화를 선언한 뒤 체급을 올린 엑시지는 예전보다 살이 찌고 무거워졌지만, 여전히 초경량을 자랑한다. 트랙 주행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엑시지 컵 430은 1093kg이라는 공차중량을 달성했다(혹독한 다이어트의 결실로 유명한 우라칸 퍼포만테는 1400kg에 육박한다). 에어백을 과감히 삭제하고 안전띠 대신 4점식 하네스와 롤케이지를 추가하는 700만원짜리 하드코어 레이싱 옵션을 선택하면 무게는 늘지만 더욱 짜릿한 주행성을 만끽할 수 있다. 

 

컵 430은 하위 엑시지 모델과 전체적인 디자인이 비슷하지만, 존재감은 사뭇 다르다. 차체 맨 앞에서 공기를 가르는 프런트 스포일러를 시작으로 프런트 스플리터, 보닛, 사이드 인테이크, 루프, 리어 스포일러, 리어 디퓨저까지 공기흐름을 제어하는 모든 곳에 탄소섬유가 영롱하게 자리한다. 나지막한 차고 덕에 늘씬한 자태 또한 일품이다. 

 

타이어에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 2’ 레터링이 선명하게 찍혔다. 난다 긴다 하는 슈퍼카들은 어김없이 신는 자동차계 ‘에어 조던’이다. 접지력 뛰어난 최고등급 세미 슬릭 타이어이기 때문에 마른 노면 위라면 최고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 앞 215mm 타이어는 민첩한 조향성을 확보하기 위한 세팅이다. 오버스티어 성향을 최대한 누그러뜨리기 위해 뒤에는 듬직한 285mm 타이어를 물렸다. 

 

430 컵은 뒤태마저도 고성능 향기가 짙다. 엉덩이 위에는 양 끝에 영국 국기를 넣은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가 자리한다. 차체 하부를 통과한 공기가 곧게 뻗어 나가게 하는 날 선 리어 디퓨져까지 가세해 위아래로 공격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디퓨져 전체를 탄소섬유로 덮지는 않고, 리어 범퍼와 맞닿는 마감 소재로만 사용했다. 열을 받아 푸른빛으로 물든 티타늄 배기구는 격렬한 주행의 흔적이다. 

 

엑시지는 작은 엘리스의 알루미늄 섀시(욕조 모양 때문에 터브로 불린다)를 그대로 채용했다. 넉넉하지 못한 실내 공간은 둘째치고, 낮은 차고에 문턱까지 높고 두터워서 타고 내리기부터 녹록지 않다. 몸을 구겨 넣는 기분이랄까. 돈값 하는 화려한 실내를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엑시지 컵 430과 친해지려면 에어컨과 오디오 정도만 겨우 챙긴 편의사양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거품을 쫙 뺀 공간에서 눈길을 빼앗는 요소는 손에 ‘착’ 감기는 알칸타라 스티어링휠, 알루미늄 속살 훤히 드러낸 수동 기어노브, 룸미러로 힐끗힐끗 보이는 슈퍼차저 액추에이터가 전부다. 수동 조작으로 움직이는 요소요소가 마치 차와 하나가 된 듯한 감각을 전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주행 감성을 고조시키는 사운드다. 시동을 켜는 순간, 시트 바로 뒤에 둥지를 튼 파워 유닛이 부르르 떨면서 우렁찬 배기음을 토해낸다. 

 

변속레버를 1단으로 옮겼다. 클러치 유격을 확인하려 하는 순간, 자석의 N극과 S극이 만나듯 엔진이 찰떡같이 맞물리며 강력한 힘을 쏟아내려고 애를 쓴다. 이런 감각에 운전자가 할 수 있는 반응은 얼마 없다. 회답하듯 가속 페달을 화끈하게 짓누를 수밖에. 태코미터 바늘이 4500rpm을 넘어서면 배기구가 뱉어내는 음색이 180도 달라진다. 플랩을 활짝 연 티타늄 관악기가 장병의 사기를 북돋는 군악대처럼 크고 거친 연주를 시작한다. 

플랩을 수동으로 여닫는 버튼은 따로 없다. 모든 회전영역에서 훌륭한 음색을 감상할 수 없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다. 엔진회전수가 4500rpm을 넘었다 싶으면 변속 타이밍이 오기 때문에 단수를 올리다 보면 어느새 시속 150km를 넘겨버리기 일쑤다. 공도에서 위험천만한 과속을 이어갈 수 없는 법. 사운드트랙이 끊기는 게 정 아쉽다면 트랙을 달리는 수밖에 없다. 

 

발진 가속력은 거북목을 일자목으로 만들 만큼 강력하다. 토요타에서 가져온 V6 3.5L 엔진은 에델브록 슈퍼차저로 힘을 더해 최고출력 436마력, 최대토크 44.9kg·m을 발휘한다. 어찌 보면 대단치 않은 엔진 출력이지만, 극도로 가벼운 차체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3초 만에 튕겨낸다. 슈퍼카로 불려도 손색없는 성능이다. 

차체가 워낙 낮아 요철 많은 국내 도로를 누비기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탄소섬유 프런트 스포일러를 장착한 턱 밑은 가만히 있어도 땅에 닿을 지경이니까. 조금이라도 고르지 못한 노면이나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마다 행여나 찰과상이라도 입을까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보호 차원에서 밑에 고무를 덧댔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다. 

 

낮은 시트포지션에 적응하고 나면, 가속 페달에 절로 힘이 실린다. 명품 신발도 신었겠다, 완벽한 밸런스의 강력한 4-피스톤 AP 레이싱 브레이크까지 장착했겠다, 모든 움직임이 거침없을 수밖에. 속도를 높여도 논파워 스티어링휠은 묵직함을 유지한다. 훌륭한 공기역학 설계 덕에 최대 220kg에 달하는 다운포스가 차체를 눌러 고속안정감이 뛰어나다. 

서스펜션 구성도 야무지다. 앞뒤 독립식 더블 위시본 구조에 가변 안티롤바, 니트론 스프링, 3웨이 가변 댐퍼를 골고루 적용한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차체를 지지하고, 자로 잰듯한 날카로운 스티어링을 보여준다. 엑시지 컵 430의 진짜 실력은 코너에서 나온다. 꽤 무서운 속도로 코너에 들어서도 즉시 염려의 싹을 싹둑 잘라낸다. 

 

 

엉덩이는 노면에 바짝 붙은 채 떨어질 기미가 없고, 차체 뒷부분은 앞부분 움직임에 지체 없이 따라온다. 레일을 따라 달리듯 차체가 하나된 코너링 감각이 소름 끼칠 정도다. 과감히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이론상 스로틀 반응이 한층 예민하게 바뀌지만, 체감은 크지 않다. 노멀 모드에서의 성능이 이미 신경 세포를 압도한 탓이다. 레이스 모드는 가만두었다. 전자제어장치 개입을 최소로 줄이고 이마저도 별도로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숙련자를 위한 모드로 이해해야 한다. 여유롭게 카운터 스티어링을 잡을 정도의 농익은 운전 실력이 아니라면 섣부른 욕심은 버리는 게 좋다. 공도에서 통통거리다가 트랙션이라도 잃게 되는 날에는 정말 많은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 

로터스 브랜드 철학 가득 담은 차를 몰 수 있어서 기뻤다. 겉만 뻔지르르한 화려한 스포츠카보다 순수한 운전 재미로 가득한 모델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 가벼운 몸놀림과 강력한 슈퍼차저 엔진은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 박진감을 선물한다. 속도가 빠를수록 증가하는 고속안정감과 급격한 조향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접지력은 운전자의 승부욕을 불태우기 충분하다. 이 차는 그저 빠른 차가 아니다. 운전 재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요물이다.

 

박지웅 사진 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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