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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19 레이싱 스쿨은 어떤 곳인가?
레이싱 스쿨은 F1을 꿈꾸는 젊은이들뿐 아니라 노년의 사업가도 참여하는 드라이빙 테크닉의 교육장이다. 서양과 일본에서는 퇴역한 드라이버들이 자신의 이름을 따 레이싱 스쿨을 세우고 체계적이고 철저한 교육을 실시한다. 레이싱 스쿨의 마지막 과정인 스쿨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스쿨의 후원으로 프로 레이스에 진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이명목 레이싱 스쿨이 운영되고 있다
글·김병헌 차장


유럽과 미국에는 레이싱 스쿨이 많이 있다. 가까운 일본에도 몇 곳이 있다. 레이싱 스쿨이란 무엇을 하는 곳인가? 한마디로 자동차 경주를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기관이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레이싱 스쿨이 세워져 쟁쟁한 드라이버들을 배출하고 있다. 모터스포츠의 정상 F1에서 활약했거나 활약하고 있는 A. 프로스트와 J. 알레시, 챔프카 월드 시리즈에서 뛴 J. 빌르너브, M. 안드레티와 D. 설리반 등 일일이 들자면 끝이 없다.
거의 모든 레이싱 스쿨은 입학 연령을 16세 이상(단 16세의 경우에는 부모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체조건은 특별한 제약이 없고 뜀뛰기를 할 수 있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입학생들의 목적은 다양하다. F1 출전을 꿈꾸는 10대, 30세의 공격적인 사업가, 어릴 때부터 경주차를 타는 것이 꿈이었던 50대 후반의 정년 퇴직자, 그리고 적지 않은 여성들이 참가한다. 65세의 남성이 무사히 졸업한 적도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은퇴한 드라이버가 스스로 학교를 세우고 자기 이름을 붙인다. 일본에서는 그 학교 후원자(타이어나 자동차 메이커 등)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스킵 바버와 보브 본듀런트, 영국의 짐 러셀, 프랑스의 윈필드가 좋은 본보기다. 일본의 경우 니스모 레이싱 스쿨이 대표적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이런 학교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누구나 손쉽게 비교적 싼 비용으로 다닐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입문 코스의 경우에는 약 1,500∼2,000달러(약 140만∼190만 원)의 비용과 배우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수강료는 레이싱 스쿨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정확한 금액을 체크한다. 신발과 장갑을 제외하고 헬멧, 운전복과 차는 모두 학교에서 준다. 처음 레이스에 참가하는 비용은 다른 방법으로 할 때보다 훨씬 싸게 먹힌다.
모터스포츠는 위험하다는 오해도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안전하다. 그것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다. 단계적으로 배우는 내용은 절대로 건너뛸 수 없다. 그 단계를 완전히 익혀야만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걸핏하면 소송을 한다. 따라서 사고 없는 학교 운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레이싱 스쿨에는 포뮬러카뿐 아니라 랠리, 드래그레이스와 오벌코스 등 특수한 종목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도 있다. 포뮬러카 레이싱 스쿨을 기준으로 교육과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입문 코스
먼저 3일간의 훈련과정이 있다. 브레이킹, 기어변환, 주행라인, 규칙 등 기초를 배운다. 포뮬러형의 최하위급에 해당하는 차 즉, 일본은 포뮬러 주니어(FJ)1600, 미국은 포뮬러 포드(FF)1600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학생을 모으기 위해 겉보기에 F1에 가까운 경주차를 사용하는 학교도 있다.
윙이 달린 차는 공력에 의해 타이어가 땅바닥에 찰싹 달라붙게 된다. 이 그립감이 초보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먼저 운전자의 경계심을 늦추고 타이어가 미끄러질 때 필요한 제어력을 잃게 된다.
윙이 없는 포뮬러를 타보면 차의 한계를 알 수 있다. 따라서 레이스의 본질인 컨트롤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된다. 이때 스피드는 둘째 문제다. 안정된 달리기를 중심으로 지도한다. 졸업생은 자국 레이스 참가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국내 레이스에 참가하지 않고 학교가 주최하는 한 단계 높은 레이스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상급 코스
2일에 걸쳐 윙 달린 차를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입문 코스를 마쳐야 들어갈 수 있는 과정이다. 다른 학교에서 같은 수준의 과정을 졸업한 사람도 받아준다. 단계적으로 스피드를 향상시킨다. 추월, 스타트, 집중력 향상 등 실전에 필요한 테크닉을 가르친다
차에 달린 윙의 기능에 대한 지식도 과정에 들어간다. 공기역학을 비롯해 섀시 세팅에 대해서도 배운다.

테스트
지금까지 배운 것을 꼬박 하루에 걸쳐 복습한다. 물론 전보다 스피드를 더 높이고, 한 차원 높은 컨트롤을 익힌다. 일반 레이스에 참가할 때까지 적어도 몇 차례는 이 과정에 참가한다.

스쿨 선수권
각 나라 자동차 경주 협회가 정식 자국 레이스로 승인한다. 경주차의 준비는 철저하게 공식 레이스 수준을 지킨다. 경주차는 제비뽑기로 정하고, 세팅에 손을 댈 수는 없다. 1년에 5∼10회 정도 열린다. 프로 드라이버로 활동할 수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최상의 기회다. 종합우승자는 학교의 지원을 받아 프로 시리즈에 올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레이싱 스쿨에는 온갖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학습능력과 속도에 많은 차이가 있다. 미국 학교의 장점은 수강생의 적성과 능력을 잘 집어낸다는 데 있다. 학습속도와 강·약점을 짚어가며 가르친다. 날마다 수강생에 맞추어 프로그램을 짠다.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수준 향상과 연결되도록 가르친다.
수준향상에 가장 좋은 방법은 요점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될 수 있으면 경주차를 오래 운전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수강시간의 80% 이상이 달리기에 들어간다. 강의는 20%에 지나지 않는다.
운영방법은 철저하게 합리화되어 있다. 학생이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짠다. 다음 과정을 잇는 방법이 규격화되어 있다. 귀중한 서킷 임대 시간을 허비하는 법이 없다. 가령 사고(충돌, 엔진고장 등)가 나도 신속히 해결한다.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강사가 전 과정에 지장이 없게 하루일과를 소화해 낸다.
원활한 운영을 할 수 있는 요인의 하나가 강사와 학생 사이의 보디 랭귀지, 곧 몸짓이다. 간단한 일이지만 그 효과는 대화보다 훨씬 크다. 활발한 손짓과 눈짓이 위력을 발휘한다. 다음과 같은 3가지만 실천해도 운영효율이 50% 이상 좋아진다.
‘엔진 스타트’(스타터를 돌리라는 뜻)의 경우 팔을 수직으로 올리고, 팔꿈치를 고정시킨 채 손을 빙글빙글 돌린다. ‘엔진 스톱’(엔진을 끄라는 뜻)은 수평으로 편 손을 자기 목에 가까이 갖다 대고 손가락 끝으로 목을 자르는 시늉을 되풀이한다. 이 때문에 마스터 스위치를 킬(kill) 스위치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 방향을 따르라’는 동작은 눈짓을 하면서 팔을 앞으로 쭉 뻗고 둘째손가락으로 상대를 가리킨다. 차를 세우려는 위치로 천천히 손가락 끝을 옮기며 인도한다. 가장 중요한 동작이다. 가령 급유를 할 때 지시하는 곳에 가지 않고 대열을 무너뜨린 채 엔진을 끄면 시간낭비가 엄청나다. 배터리 용량이 작아서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시동을 걸 수는 없다. 이때 비라도 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한편 국내에도 전문 레이싱 스쿨이 있다. 그동안 수차례 국내외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이명목 씨가 운영하는 레이싱 스쿨(www.racingschool. co.kr)은 지난 2002년 8월 문을 연 이래 500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다. 한 달에 한 번, 1∼2일간 서킷에서 열리기 때문에 직장인이라면 월차를 내야 한다. 하루 6∼8시간의 엄격한 훈련을 받는다. 과정을 수료하면 자동차 경주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자기 차를 갖고 가야하며 교육비는 2일 기준으로 98만 원선. 물론 2∼3일의 짧은 기간에 현격한 레이싱 테크닉의 발전을 바라기는 어렵다. 오랜 세월에 걸쳐 그동안 배운 귀중한 테크닉과 이론을 소화하다보면 조금씩 레이싱 테크닉이 몸에 밸 것이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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