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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IS는 렉서스 라인업의 막내다. IS로 시작한 렉서스 라인업은 ES와 GS, 그리고 LS로 이어지면서 화려함을 뽐낸다. 세단 라인업 외에도 SC와 RX가 더해져 더 풍부한 렉서스 가문을 이룬다.

글 / 오종훈 (메가오토 편집위원)
사진 / 김성수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벤츠나 BMW 등 유럽의 전통적인 명문가에 비해 신흥 명문가로 비길 수 있는 렉서스는 한동안 수입차 1위 자리를 꿰찼던 브랜드다. 그 브랜드의 막내 IS 250을 탔다. 약간의 변화를 거친 새 모델이다. 범퍼에 살짝 변화를 줬고 사이드 미러에 방향지시등을 더했다. VDIM(차체역학 통합제어시스템)을 장착한 점도 변화다.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던 타이어를 보강해 18인치로 업그레이드 했다. 기타 엔진을 포함한 동력 성능 부문은 이전 그대로다. 시간의 흐름과 소비자들의 니즈 변화를 받아들여 소폭 변화를 거쳤다고 보면 되겠다.

IS 250은 렉서스의 진짜 막내다. IS중에서도 가장 아랫급이어서다. 국내에서는 IS 250만이 팔리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IS 350까지 있다. 작은 덩치에 3.5리터급 엔진을 얹은 모델까지 있는 것. 하지만 성능보다 차 크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시장에 IS 350은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렉서스 라인업의 진짜 막내 IS 250
보닛의 V라인 선을 따라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그릴이 배치돼 전체적인 일관성을 보인다. 단순하지만 깊어 보이는 디자인이다. 헤드램프는 조금 날카롭게 보인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는 크롬 테두리는 뭐랄까, 굳이 크롬이 아니어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롱노즈 숏 테일. 옆에서 이 차를 보면 실감하게 된다. 보닛에서 루프로 길게 이어진 선은 루프에서 트렁크로 짧게 떨어진다. 하지만 앞 뒤 오버항은 비슷하다. 앞차축을 앞으로 바짝 당겨 놓은 것이다. 숄더라인이 높게 배치돼 옆면이 벽처럼 두텁게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창이 좁아 보인다. 차가 사람을 포근하게 싸안는 스타일이다.
굵은 C 필러는 튼튼한 기둥같다. 전체적으로 차의 무게감을 더하고 가벼워 보이지 않게 해준다. 앞 뒤 펜더는 살짝 볼륨감을 줘 밋밋함을 덜었다. 트렁크는 끝에서 살짝 각을 이루며 스포일러 역할까지 맡았다. 리어 램프 커버가 튀어 나와 조금 어색한 면도 있지만 램프의 존재감은 더 돋보인다.

전체 길이 4,575mm에 휠베이스는 2,730mm다. 아반떼보다 70mm가 길고 휠베이스는 쏘나타와 같다. 실내 공간은 넓다고 할 수 없는 정도. 뒷좌석에 앉아 다리를 꼬기가 쉽지 않다. 175cm의 기자가 앉아서 머리 위로 주먹 하나 올려놓으면 꽉 낀다. 도어패널의 스위치들이 운전자 쪽으로 기울게 배치돼 보고 조작하기 편하다. 뒷도어의 유리창도 완전히 열린다. 유리창이 열리다 마지막 10~20% 정도는 내려가지 않고 걸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IS250은 시원하게 열렸다.

LS 세단이 고급 정장양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 모습이라면 IS는 캐주얼 정장차림같다. 무게감보다 경쾌함이 느껴진다. 럭셔리 세단의 중후한 무게감을 조금 덜어내고, 그 대신 라인업의 막내다운 약간의 경쾌함을 담았다.



렉서스의 DNA 조용한 엔진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계기판에 컬러 속도계가 눈길을 잡아끈다. 잔잔한 아이들링이 이어진다. 조용하다. 이런 조용함은 렉서스의 특징이다. 운전석에서만 조용한 게 아니다. 엔진룸을 열고 들어도 조용조용 돌아간다. 보닛을 닫으면 엔진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다. 렉서스의 DNA라 할 수 있는 특징이다.

속도를 높였다. 시속 60km에서 계기판의 속도계를 둘러싸고 있는 컬러가 주황색으로 바뀐다. 120km/h를 넘기면 빨간색이 된다. rpm 게이지도 마찬가지. 3,000과 6,500rpm에서 주황색과 빨간색으로 바뀐다. 속도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줘 운전자의 경각심을 주려는 것. 컬러가 바뀌는 시점은 운전자가 따로 조작해 변경할 수 있다.

시속 60km. 하체에서 잡소리들이 올라온다. 엔진은 조용하지만 달리는 도중 주행소음들이 꽤 실내로 파고든다. 120km/h를 넘기면서는 바람소리도 들린다. 시속 150km을 넘기면 바람소리가 엔진 소리를 잡아먹어 버린다. 엔진 소리는 안들리고 바람 소리만 귓가를 때린다.
rpm의 반응은 예사롭지 않다. 출렁거린다고 해야 할까. 빠르게 오르고 머칫 거리다가 단박에 치솟는다. 예를 들면 이렇다. 시속 140km, 2000rpm에서 급가속을 하면 rpm은 바로 4,000으로 치솟는다. 4,000에서 잠깐 멈칫 거리며 가속을 멈추는듯하더니 곧장 5,500rpm을 찍는다. 부드럽지만 예사롭지 않은 반응이다.

V6 2.5 DOHC 직분사 엔진의 최고출력은 6,400rpm에서 207마력이다. 최대토크는 4,800rpm에서 터지는 25.5kg.m다. 비교적 고rpm에서 큰 힘이 나오고 보어(83mm)보다 스트로크(77mm)가 짧은 쇼트 스트로크 엔진으로 고출력 대응 엔진이라고 볼 수 있다. 변속기는 자동 6단. 팁트로닉에 패들시프트가 모두 있어 운전할 때 손맛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만족할만하다.

힘이 여유가 있다. D모드에서는 1,600rpm에서 시속 100km를 달렸다. 수동모드로 변환해서 6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100km/h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엔진이 파워풀하다는 반증이다. 수동모드로 바꾸면 1단을 지나 2단 6,000rpm에서 시속 100km를 끊는다. 3단에서 100km/h에 도달하는게 일반적인데 IS 250은 2단에서 이미 100km/h에 도달한다. 3단 4,000, 4단 3,000, 5단 2,000rpm에서 각각 시속 100km를 찍었다. 동급의 다른 엔진들과 비교할 때 같은 단수에 비교적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100km/h를 통과했다.



여유 있는 파워, 고속에서의 편안함
고속으로 갈수록 가속력은 더디다. 어느 수준까지는 매우 시원하게 치고 빠지는데 150~160km/h를 넘기면서는 탄력이 떨어지면서 차가 조금 느슨해지면서 편안해진다. 조급한 마음만 버리면 고속에서도 편안하게 차를 운전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225km/h. 제로백 타임은 8.4초로 생각보다 조금 느린 편이다. 마력당 무게비는 7.9kg 수준으로 스포츠세단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뒷바퀴굴림인 이 차는 뒷 타이어가 조금 더 크다. 조향바퀴인 앞바퀴는 225 40R18 사이즈, 구동바퀴인 뒷바퀴는 255 40R18 사이즈다. 뒷 타이어가 바닥에 닿는 부분이 넓어 확실한 구동력을 보일 수 있게 했다.

코너를 달릴 때에는 뒷바퀴굴림임에도 앞이 끌어가고 뒤가 따라오는 느낌이다. 꽤 험하게 코너를 공략하며 차를 괴롭혀도 차는 밀리지 않았다. 어지간하면 타이어 비명도 한번쯤 지를만 하건만 타이어는 확실한 구동력을 전할 뿐 침묵을 지켰다.
4,850만원의 가격은 비교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동급의 독일산 럭셔리세단과 비교하면 매력적인 가격이겠지만 동급의 일본차들과 비교하면 정반대의 평가가 나온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높은 rpm에서 터지는 힘, 쇼트스트로크, 앞뒤 타이어의 배치, 출력과 무게와의 비율 등 각 부분의 구성은 정통 스프린터 타입의 차인데 제로백 타임이 약간 더디고, 고속에서 가속력이 둔화되는 것은 아쉽다. 좀더 확실한 고성능을 보이던지, 아니면 확실하게 경제성에 초점을 맞춰 보수적인 성격을 보였으면 좋겠다. 어쩌면 절묘한 타협의 산물일지도 모르겠지만 기자의 눈에는 차의 구성과 실제 성능 사이의 모순으로 보인다.


렉서스 IS250 주요제원
길이 x 너비 x 높이 4,575 x 1,800 x 1,425mm
휠베이스 2,730mm
트레드 앞 1535, 뒤 1535mm
승차정원 5명
공차중량 1630kg
엔진형식 V6 DOHC 4밸브
배기량 2,499cc
최고출력 207마력/6,400rpm
최대토크 25.5kg.m/4,800rpm
연료탱크 용량 65리터
변속기 자동 6단
구동방식 FR
서스펜션 앞/뒤 더블위시본/멀티링크
휠/타이어 P225/40R18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연비 11.4km/l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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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울이 예쁘고 독특한 스타일로 된장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싸고 독특한 신상품만 찾는 된장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쏘울의 매력은 무엇일까?

나는 재즈 바이올리니스트다. 매일 밤 서울 강남의 한 재즈바에서 바이올린을 켠다. 뭐 처음부터 재즈를 하려던 것은 아니다. 나도 학부시절에는 멋진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일하고 싶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뛰어난 실력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너무 많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현도 잘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바이올린을 켠다.

물론 이렇게 일 할 수 있는 것도 내 뛰어난 미모 덕분이다. 낮에는 남자들이 휘파람을 불어대고, 밤에는 바의 손님들이 전화번호를 물어온다. 예쁘다는 것은 참 피곤하다. 물론 현대 의학의 힘을 빌리기는 했지만 원래 예뻤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나는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헬스와 수영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피부관리를 받는다. 또 직업에 걸맞고 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옷차림을 위해 이태리, 프랑스제만 입는다. 특히 슈즈가 중요하다. 하나를 사더라도 최고만 고집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두를 신고 도시를 걸을 때면 캣워크로 런웨이를 활보하는 모델이 된 기분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이 프로페셔널리즘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많으냐고? 천만에 재즈바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남친에게 떼를 쓰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이런 나를 ‘된장녀’, ‘신상녀’라고 부르며 입방아 찧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난 계속 이렇게 신상품으로 내 자신을 표현하면서 살 것이다.


된장녀, 쏘울을 탐하다
그런데 얼마 전 가슴을 뛰게 만드는 신상(신상품) 하나를 발견했다. 아스팔트 위에서 만난 이 신상은 일찍이 본 적이 없는 스타일에 화려함까지 지니고 있다. 바로 기아 쏘울이다. 내 머릿속에 그려 놓은 자동차의 틀을 깨어버린 네모반듯한 스타일은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다. 쏘울을 처음 본 순간 내 최고급 신상 구두만큼이나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난 눈에 띄는 신상은 꼭 사야 하는 타입이다. 남친을 끌고 기아 영업소로 달려갔다.

BMW M5와 폭스바겐 투아렉 V10 TDI를 굴리는 남친은 차를 좋아한다. 온갖 명품을 둘러도 싼 티가 나는 그이지만 차에 있어서만큼은 안목이 높은 편이다. 그런 남친에게 국산차 쏘울은 눈에 들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쏘울의 디자인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박스형이라서 실내가 넓겠는걸. 그리고 외관 치장을 너무 많이 한 느낌이지만 그런대로 잘 어울려. 그런데 18인치 휠은 너무 오버한 경향이 있어. 차의 크기에 맞지 않게 너무 커.”

내가 보아도 쏘울은 독특하다. 자와 각도기를 대고 그은 것처럼 네모반듯한 차는 처음이다. 아참! 차는 원래 네모 아닌가? 잘 모르겠다. 기하학적인 문양이 들어간 클리어 타입의 헤드라이트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마치 크리스털 주얼리를 보는 듯하다. 꽃모양으로 잘라낸 18인치의 검은색 휠(시승차는 17인치였다)은 디테일을 살린 명품 구두이다. 큼지막한 사이드 유리도 마음에 든다. 특히 A필러를 검은색으로 칠해 선팅을 짙게 하면 A필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보디 전체를 휘감아 도는 용문양의 스티커. 개성을 한껏 표출한 드래곤 타투는 쏘울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낸다.

더욱이 쏘울은 다양한 방법으로 개성적인 외관을 만들 수 있다. 바닐라 쉐이크, 칵테일 오렌지, 녹차 라떼 등 톡톡 튀는 색깔이 많다. 또 여러 가지 보디키트와 데코레이션 키트를 붙여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 수 있다.


외관은 굿, 실내는 노굿
영업소에 들르기 전에 시승을 신청해 놓기를 잘했다. 이 차를 타고 도시를 달리는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즐거워진다. 사람들의 시선이 약간은 부담스럽지만 어차피 예쁜 나는 늘 겪어왔던 일이다.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니 타고 내리기가 편하다. 세단은 너무 낮고 SUV는 너무 높았는데 미니스커트를 주로 입는 나에게 딱 맞는 높이다. 시트의 크기는 적당하지만 약간 단단한 느낌이다. 2열 무릎공간도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준중형 세단들보다 넓고 헤드룸도 한 뼘 이상 남을 정도로 넉넉하다. 뒷좌석을 접으면 평평한 바닥을 만들 수 있어 큰 첼로도 쉽게 넣을 수 있다.

센터콘솔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그 대신 운전석에 암레스트를 달아 놓았다. SUV를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반석에는 없다. 센터페시아는 다섯 개의 다이얼과 버튼으로 정리했다. 특히 지그재그 모양의 라이트를 넣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하지만 실내 내장은 플라스틱 재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져 약간 싼 티가 나는 것이 아쉽다.

실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라이팅 스피커이다. 음악에 맞춰 스피커에서 라이트가 점멸하며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음악을 청각이 아닌 시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나처럼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뮤지션에게는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오디오도 센터스피커와 외장 앰프, 서브 우퍼까지 달려 있다.

시트가 약간 높아 시야가 좋고 다리와 페달의 각도를 편하게 할 수 있다. A필러를 직각에 가깝게 세우면서 위쪽 시야가 약간 답답한 감도 있다.


달리기 성능? 이쁘니까 참아야 하나…
자, 그럼 런웨이를 활보하듯 쏘울로 도시를 달려 보자! 시내에 들어서니 예상대로 사람들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신호대기에서는 고개를 내밀고,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뒤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도도하게 시선을 즐겨야 한다.

그런데 차가 진짜 캣워크처럼 약간 통통거린다. 지난달에 출시한 포르테에 들어가는 앞 더블 위시본, 뒤 토션빔 서스펜션으로 주행성능을 높인 세팅이란다. 남친은 “이 차는 키가 커서 무른 서스펜션을 사용하면 좌우 롤각이 커진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위가 높기 때문에  서스펜션이 무르면 코너에서 원심력을 더 받아 차체 쏠림현상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쏘울은 웬만한 SUV만큼이나 키가 크지만 코너에서의 쏠림현상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도시를 벗어나 교외에 접어들고 액셀러레이터에 힘을 가했다. 그런데 차의 반응이 여간 굼뜬 것이 아니다. 차의 속도는 겨우 시속 80km를 넘어서고 있는데, 엔진소리는 이미 시속 150km는 달리는 것 같다. 더욱이 시속 100km를 넘어가면 A필러에서 바람소리가 크게 들린다. 나 같은 뮤지션에게는 이런 소음이 정말 큰 스트레스이다. 더욱이 센터스피커와 외장 앰프, 서브우퍼까지 단 오디오는 엔진과 바람소리 때문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남친은 엔진룸의 방음대책이 미흡해 엔진음이 크고, 박스형으로 차체를 만들어 에어로다이내믹에 약하기 때문에 바람소리가 큰 것이라고 말한다. 또 차체가 바람을 많이 안고 달리기 때문에 무게가 거의 비슷한 포르테(1,187kg, 14.1km/L)보다 연비가 더 떨어진다.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각을 살린 것이, 예뻐지기 위해 광대뼈를 깎은 나와 비슷한 케이스이다.

달리는 즐거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rpm을 4,000 이상으로 높이면 엔진이 꽤 빠르게 반응한다. 하지만 그만큼의 소음은 감수해야 한다. 또 쏘울의 4단 자동 트랜스미션은 수동기능이 없이 L 모드와 2단뿐이다. 임의적으로 다이내믹한 주행감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

쏘울의 차체로는 직렬 4기통 1.6L 휘발유 엔진으로는 큰 달리는 즐거움을 얻기 힘들 것 같다. 직렬 4기통 1.6L 디젤이나 2.0L 휘발유 엔진 정도는 되어야 그나마 주행성에 대한 불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차값으로 최소 24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외모가 예쁜 것으로 먹고 산다고. 뭐 틀리지 않다. 지금도 오케스트라 단원을 꿈꾸지만 그다지 노력하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쏘울은 나와 닮은 점이 많다. 확연히 눈에 띄는 스타일이지만 실내는 싼 티 나고 시끄럽다. 기아는 쏘울이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꿈꾸지만 좀 더 내실을 다져야 할 것 같다.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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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 모델이며, 언제부턴가 성공한 남자의 오너용 세단으로 1순위에 꼽히는 모델이기도 하다. 3시리즈와 더불어 BMW의 중핵 모델인 현행 5시리즈는 2003년 5세대인 코드네임 E60으로 등장해 지난 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쳤고, 한국시장에서는 그와 동시에 판매의 주력인 528i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올해는 기존에 SUV만 포진해 있던 디젤 라인업에 3시리즈의 320d와 함께 520d, 535d와 같은 승용 디젤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535d 모델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1박2일 동안 동고동락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글 / 김정균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사진 / 최정일 (메가오토 컨텐츠팀 기자)

수입 디젤차들의 공세가 식을 기색 없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환경 규제가 날로 엄격해져가는 시점에서 최신의 디젤엔진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디젤모델들은 저마다 높은 연비와 친환경성을 무기로 내세운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고유가와 맞물려 시장의 반응 또한 호의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수선한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한 일본메이커들의 하이브리드 기술이나 유럽 메이커들의 최신 디젤엔진 기술은 각자의 효율성과 장점을 내세우며 전쟁을 예고하고 있는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은 기술력이 부족한 메이커들인지라 안쓰럽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관심꺼리이며 더 치열한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은 유로5를 넘어 유로6까지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에서는 그보다 더 엄격한 Tier2Bin5 라는 규제기준을 적용한다고 발표했으니, 판매를 위해 그 기준에 맞춰야만 하는 메이커들의 입장에서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BMW는 이미 모든 모델이 유로5 규정에 부합하고 있으며 ‘블루 퍼포먼스‘ 라고 부르는 첨단의 디젤엔진을 앞세워 유로6 와 Tier2Bin5 규정도 미국에선 2009년 이후, 다른 국가에선 2010년 이후면 모든 모델에 적용시킬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 규정에 부합해야 함은 모든 메이커들의 공통된 과제이니 당연한 것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라 불리는, 그리고 메이커 이미지 전면에 전통적으로 주행성능을 내세우는 BMW가 덤으로 갖게 되는 과제는 엄격한 규제조건들을 빠르게 충족시키면서도 부족함 없는 성능까지 겸비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것 같지만 도대체 뭘 먹고 만드는지 몰라도 그들은 보란 듯이 해내고 있다. BMW의 그러한 결과물을 잘 보여주는 535d모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익스테리어
BMW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크리스뱅글이 만들어낸 작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모델이 지금의 5시리즈다. 뱅글의 손을 거쳐 현재 판매되고 있는 BMW모델들은 단종시기가 다 되어서야 비로소 그 디자인에 익숙해질 만큼 처음엔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했었다. 5시리즈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출시 후 세월이 꽤나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련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외관에서부터 잘 표현하고 있다.

일단 전체적인 외관은 작년 페이스리프트 후의 모습과 달라진 점은 없다.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이라 불리는 전면의 두 조각으로 나눠진 그릴과 본닛의 캐릭터 라인, 마치 날카로운 매의 눈매처럼 보이는 헤드램프 등은 짧은 앞 오버행과 함께 어우러져 5시리즈의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앞모습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앞서가는 차량의 사이드 미러에 이 앞모습을 슬쩍 비춰주면, 그 차량의 운전자에게 왠지 모를 긴장감을 안겨줄 수 있는 전면 디자인이라 평하고 싶다.

측면은 깔끔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며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직선의 캐릭터 라인은 5시리즈 디자인의 백미이다. 이와 더불어 처음엔 생소했던 C필러의 디자인과 트렁크 리드의 독특한 라인 등은 이후 다른 차종들의 디자인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 왔다. 후면은 다부진 모습을 풍겨내고 리어램프는 야간에 점등 시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날카로움을 연출해 내고 있으며, BMW모델들은 대부분 전, 후면 모두에 안개등이 장착되어 있다.



인테리어
실내 또한 외관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디자인과 달라진 점은 없지만 독일 차 특유의 꽉 짜여진 조립품질은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빈틈을 찾아볼 수 없으며 각 부분의 재질 또한 고급스럽다. BMW 특유의 붉은색 조명 계기판은 여전하며 스포츠세단 다운 굵직한 두께의 스티어링 핸들은 기분 좋은 가죽의 감촉으로 잡은 손을 즐겁게 해준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8.8인치 모니터와 연동된 i-Drive 컨트롤러,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적용된 조이스틱 형태의 전자식 변속기 조작레버 등은 이 차가 BMW의 최신 모델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전자식 변속기 조작레버는 손에 감기는 느낌이 좋고 가벼운 손목의 스냅과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모든 조작이 아주 간편하게 이루어지는 점이 특징인데, 위화감 없이 빠르게 익숙해지며 이후엔 매우 쾌적한 조작 감을 선사해 준다. 운전석 앞 전면 유리에 각종 정보를 비춰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속도 등은 물론 네비게이션과도 연동되어 있어 주행 중 계기판으로 눈을 돌릴 필요 없이 시선을 전방에 고정시켜 주는 기특한 장비다.

535d에는 기존 가솔린엔진 라인업의 상위모델인 530i 와 550i 에만 장착되어 있는 화려한 옵션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헤드램프 워셔나 살짝 닫히지 않은 도어를 자동으로 닫아주는 오토매틱 도어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만족감을 선사해 주는 것은 고급스러운 나스카 가죽 재질의 컴포트 시트다. 시트의 여러 가지 관절이 다양한 각도로 매우 세밀하게 조작되어 어떠한 체형의 운전자라도 완벽한 자세를 잡을 수 있는데, 여기에 적응되어 버리면 어지간한 다른 차의 시트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점에 유의하자.



파워트레인 & 퍼포먼스
535d에 탑재된 범상치 않은 심장은 현재 유로5기준을 만족시키며, BMW는 이러한 자사의 친환경 고성능 디젤엔진을 ‘블루퍼포먼스‘라고 명칭 한다. 배기량 2,993cc의 직렬 6기통 3세대 커먼레일 직분사 트윈터보 디젤엔진으로 4400rpm에서 최고출력 286마력, 1750~2250rpm에서 최대토크 59.2kg.m의 수치를 나타내며 0-100km 6.4초, 최고속도 250km를 기록한다.

320d나 520d에 장착된 4기통 2리터(177bhp/35.7kg.m) 디젤엔진도 실용영역에 있어 스트레스 없는 주행을 보장해 주지만 535d의 엔진은 배기량에서부터 비교할 수 없는 수치이며, 국내엔 판매되지 않을 530d나 기존 X3, X5, X6 등의 SUV라인업에 탑재되어 있는 같은 3리터 배기량의 직분사 디젤엔진과 비교해도 트윈터보의 장착으로 인해 분명히 앞서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실제로 X3나 X6등의 만만치 않은 달리기 실력을 가진 디젤모델들과 번갈아 달려보니 그 차이를 더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는데, 특히 59.2kg.m에 달하는 엄청난 토크감으로 인해 오른발에 힘을 주면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맛이 일품이며, 순간적인 추월가속이나 가파른 언덕에서의 등판능력에 있어선 가솔린 모델 대비 비교우위의 커다란 만족감을 선사해 준다.

이런 막강한 출력은 스텝트로닉 6단변속기와 맞물리는데 신형으로 오면서 더욱 성숙된 느낌이 묻어나 별다른 변속 충격 없이 D모드에서는 넉넉한 출력을 바탕으로 어떤 조건에서도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고, 변속기 레버를 왼쪽으로 밀어 S모드로 들어가면 바로 악셀패달의 감각이 예민해져 조금만 밟아도 풍부한 힘을 뿜어내준다. 수동모드에선 기어단수를 내려 가속을 해도 금세 알피엠을 보정함과 동시에 기어를 한단씩 알아서 올려버리기 때문에 적극적인 사용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이유로 와인딩 코스에서는 S모드에 놓고 코너에서 떨어지는 속도를 535d의 장점인 토크감으로 보정해줌과 동시에 후륜구동 특유의 뒤가 살짝 흐르는 스릴감 넘치는 주행을 예리한 핸들링으로 카운터하며 느끼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 물론 재미에 빠져 자칫 한계점을 넘어가더라도 자세제어장치가 과도하게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 주기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다만 미끄러운 노면이나 타이어의 트레드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절대 안정적인 주행이 최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앞 245/40R18, 뒤 275/35R18 사이즈의 넉넉한 휠, 타이어는 단단한 서스펜션의 세팅과 함께 하체를 받쳐주는데, 코너에서의 회두성은 BMW의 주특기답게 스티어링 핸들로 눈앞에 보이는 도로를 정확히 재단하며 달리는 듯 예리한 감각을 선사해 준다.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의 조타각을 보정해주는 액티브 스티어링은 그 숙성도에 있어서 이제는 처음 조작하는 운전자도 위화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

세련되고 단단한 하체는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그 진가가 나타나는데, 주행 중 뒤늦게 발견한 과속방지턱과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는 순간, 차체가 크게 요동칠 것에 대비해 몸을 잔뜩 움츠린 기자를 완전히 무안하게 만들어 버릴 만큼 너무나 안정된 거동으로 넘어간 후 흔들림 없이 단번에 자세를 잡아버린다. 마치 강철로 된 무거운 솜털이 순간 가볍게 솟아올랐다가 아무런 충격 없이 사뿐하게 내려앉은 느낌이랄까. 가벼운 솜털이라면 내려오면서도 흔들리고 내려앉은 후에도 요동쳤을 텐데 말이다. 이런 이유로 세련된 단단함은 많은 이들의 신봉과 칭송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것에 완전히 익숙해져버리면 다른 어설픈 세팅은 몹시 불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위에 열거한 친환경 디젤엔진의 우수성과 뛰어난 파워, BMW다운 세련된 주행 감각 등과 맞물려 있는 중요 포인트 한 가지는, 차량에 탑승해 도어를 닫는 그 순간부터 디젤인지 가솔린 모델인지 구분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다른 디젤차들에서 언급되었던 소위 ‘가솔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라던가 ‘가솔린 못지 않다’ 라는 종류의 말과는 그 본질이 다른 것으로, 사실 맨 처음엔 디젤모델이란 사실을 까맣게 잊고 신나게 달리기만 했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차량의 아주 자그마한 잡소리도 참지 못하고 바로 찾아내야만 하는 예민한 성격의 기자로썬 가솔린 모델 대비 디젤모델의 소음과 진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기자가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535d의 운전석에 앉아 디젤 특유의 단점을 느끼기 위해 나름 애를 쓰며 한참을 매달렸건만, 결국엔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하는 허무함만이 엄습해 왔다. 스포츠세단임을 감안하면 그 차이점이 더욱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디젤모델인 만큼 방음대책에 있어 더욱 신경을 쓴 탓도 있겠지만 주행 중에는 낮은음색의 듣기 좋은 엔진음 만이 저 멀리서 들려올 뿐이며 고속에서도 약간의 풍절음 외엔 거슬리는 것이 없다. 정지 상태에서는 미세한 진동도 느끼기 힘들며 가솔린 모델과 단 하나의 차이점은 도어를 열고 밖으로 나가야만 들을 수 있는 엔진룸 쪽에서의 갸릉거리는 디젤엔진의 음색뿐이다.



에필로그
친환경 클린 디젤엔진으로 최상의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덤으로 세련된 주행 감성까지 조합된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젤모델, BMW 535d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모습으로 한국에 상륙하고 있다. 기존의 디젤 모델들이 높은 연비와 친환경성만을 내세웠다면, BMW는 주행성을 강조하는 메이커답게 성능에서까지 특유의 실력을 드러내 왜 BMW인가를 디젤모델에서도 여지없이 보여주며, 어쩌면 가솔린 모델보다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시승과 촬영으로 지친 하루를 보내고 녹초가 되어 잠을 청하기 전 잠시 TV를 켜보니 마침 화면 속에는 피겨스케이팅 국민요정 김연아 선수의 경기모습이 방송되고 있었다. 부드럽고 우아한, 그러면서도 파워 넘치는 완벽한 점프와 스핀, 거기에 감성을 자극하는 호소력 짙은 표정연기까지. 분명 내공이 대단하다는 것과 피나는 연습이 거듭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넋을 잃고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이틀간 함께했던 535d의 모습이 머릿속에 매칭 되어 떠올랐다. 빈틈없는 완벽한 연기. 내공이 넘쳐나는 몸안에 깨끗하고 강한 심장을 품은 535d는 마치 김연아 선수의 그것처럼 운전자의 넋을 잃게 만들만한 빈틈없는 디젤파워의 감성을 보여주었다.


BMW 535d 주요제원
엔진형식 직렬 6기통 DOHC 트윈터보
배기량 2,993cc
최고출력 286마력/4,400rpm
최대토크 59.2kg.m/1,750~2,250rpm
변속기 자동 6단 스텝트로닉
구동방식 FR
타이어 앞/뒤 245/40R18 / 275/35R18
0-100km/h 가속시간 6.4초
최고속도 250km/h
표준연비 -- km/l
가격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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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자동차의 중형 크로스오버 무라노를 시승했다. 무라노는 토요타 하이랜더와 혼다 파일럿 등과의 경쟁을 표방하고 있지만 미국시장 전용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2002년 1세대가 데뷔했으며 2008년 9월 풀 모델체인지를 했다. 전형적인 도심형 크로스오버를 표방하는 모델로 볼륨감있는 차체와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다. 무라노 3.5 V6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닛산 브랜드도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그 출발을 알리는 모델로 무라노와 로그 등 크로스오버를 내 세웠다. 크로스오버 전성기라는 시대적인 흐름의 반영이다. 물론 세단형인 알티마도 내년 초 예정되어 있지만 풀 모델체인지 시기가 무라노보다 늦어 국내 시판도 그 일정에 따랐다. 이로써 닛산은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와 닛산 브랜드가 동시에 한국시장에 진출한 첫 번째 메이커로 기록되게 되었다.

무라노의 1세대 모델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닛산 디자인센터에서 개발되어 2002년 미국시장에 먼저 출시됐다. 당시에는 3세대 알티마에 처음 채용되었던 FF-L 플랫폼을 개발되어 베이스로 혼다 파일럿과 토요타 하이랜더 등과 같은 세그먼트의 모델로 미국시장 전용 모델로 데뷔했었다. 일본 내에서 비교하자면 토요타 캄리를 베이스로 개발된 해리어와 RX330과 같은 등급이다. 토요타 해리어는 1998년 데뷔한데 비해 무라노는 후발 주자인 셈이다.

데뷔 당시부터 무라노는 승용차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온로드 중시의 SUV, 즉 크로스오버라는 점을 우선 내 세웠다. 경쟁 모델과 다른 점이라면 하이랜더와 파일럿 등은 3열 시트를 설계하고 있는데 비해 무라노는 2열 시트의 4~5인승 모델이다. 그러니까 레이아웃에서부터 주행성을 우선으로 하는 모델이라는 점을 내 비친 셈이다. 미니밴으로서의 성격도 갖춘 다른 SUV와는 달리 탑승인원에 대한 비중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패션성과 스포티한 성능을 중시하고 있다. 그런 상품성이 먹혀 들어 무라노는 2003년 데뷔 이후 70%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오늘 시승하는 무라노는 2007년 11월 미국 LA모터쇼를 통해 공개됐으며 2008년 9월 30일 일본시장에 데뷔를 고한 2세대 모델이다. 2세대로 진화하면서 4세대 알티마와 맥시마 등에 사용되는 D플랫폼으로 발전했다. 닛산측은 2세대 무라노는 기존 모델의 성격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안전성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가장 안전한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매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에서 진행하는 ‘가장 안전한 차’ 선정에서 무라노는 정면, 측면, 후방 충돌 모두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닛산의 SUV 라인업은 크로스오버로 분류하는 로그(Rogue)와 무라노(Murano), SUV로 분류되는 모델에는 F플랫폼을 베이스로 픽업트럭 프론티어, 타이탄 등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엑스테라(Xterra), 패스파인더(Pathfinder), 아르마다(Armada) 등이 있다. 닛산은 크로스오버란 높은 시계, 일상 상활에서 세단으로서도 사용될 수 있는 성격, 오너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자기 표현에 기여하는 자동차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중 아르마다는 인피니티 버전에서 QX56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무라노와 함께 한국시장에 출시되는 로그는 센트라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무라노라는 차 이름은 수제 유리제작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니스 근처 Murano섬에서 따왔다고. 생산은 닛산의 북큐슈 공장에서 한다.

한편 닛산 브랜드가 한국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함으로써 적어도 2009년은 일본 브랜드들의 치열한 수입차 시장 각축전이 예상된다. 이미 판매되고 있는 혼다와 토요타의 렉서스, 얼마 전 상륙한 미쓰비시, 내년 초 상륙할 스바루, 그리고 내년 하반기 출시될 토요타 브랜드 등의 등장으로 바야흐로 일본 브랜드들의 춘추 전국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미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경우는 그나마 나름대로의 시장 개척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한국시장의 유저들에게 그들의 독창성을 어떻게 각인시키느냐부터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단지 일본차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이 받아 들이지는 않을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어려워진 경제환경과 더불어 그들이 어떤 마케팅을 전개해 그들의 브랜드들 살려낼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terior

무라노는 처음부터 시트 배열이라든가, 탑승 인원에 대한 비중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된 모델이다. 그보다는 스타일링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기능성보다는 미적 감각을 중시한 모델이라는 얘기이다. 닛산측의 설명에 따르면 에어로 다이나믹성을 위주로 한 패션성과 스포티한 성능을 주제로 개발했다고 한다.

그래서 직선을 위주로 한 박시Boxy)한 과거의 SUV와는 크게 다른 분위기다. 북미시장을 타겟으로 개발된 모델로서는 의외의 컨셉이라고 할 수 있다. 직선 위주의 스케일을 강조해 존재감을 나타내는 취향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디트로이트 빅3가 내놓고 있는 SUV는 물론이고 다른 나라 메이커들이 미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모델을 떠 올리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 예외적인 존재가 현대자동차의 싼타페를 비롯해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 등 일부에 국한되어 있다. 닛산은 정통 SUV와 크로스오버를 별도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중 오늘 시승하는 무라노와 로그 등은 스타일리쉬한 스타일링과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무기로 내 세우고 있다.

시각적으로는 볼륨감이 우선 다가온다. 그러면서 상체에 비해 하체가 더 발달된 체격 조건이다. 그린하우스를 좁게 설정하고 도어 패널을 넓게 해 스포츠 세단에서 채용하는 프로포션을 취하고 있다.

앞쪽에서는 사이버틱한 분위기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크롬 도금처리되어 화려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헤드램프의 처리도 날카롭다. 물론 범퍼 아래쪽을 보면 SUV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이드에서는 과감하게 처리된 펜더와 낮게 처리된 루프라인이 스포티한 감각을 살리고 있다. 최저 지상고가 185mm에 불과하지만 전고는 FX시리즈보다는 높다. D필러 위쪽으로 좁아져 올라가는 글래스처리가 측면 45도 각도에서 공격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도어 패널의 그래픽처리가 인피니티와는 또 다른 맛을 풍기고 있다. 그냥 쳐다 보면 휠 하우스로 인해 이 차가 네 바퀴 굴림방식으로 가끔씩 험로도 달릴 수 있는 SUV장르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는 헤드램프와 유기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보다는 해치 게이트의 글래스 부분을 중심으로 한 그래픽이 르노삼성의 QM5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하다. 다른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도 글로벌 개발 생산 체제가 작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805×1,885×1,730mm, 휠 베이스는 2,825mm. 미국시장을 중시하는 크기다. 참고로 현대 베라크루즈가 전장×전폭×전고가 4,830×1,945×1,750mm, 휠 베이스는 2,805mm. 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에서는 넓이가 우선 다가온다. 운전석에 앉으면 조수석 쪽 도어가 멀게 느껴진다. 머리 공간도 여유가 있다. 리어 시트도 전체적으로 여유가 느껴진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인피니티 FX의 화려함과는 사뭇 다르다. 그보다는 정제된 고급감을 주제로 하고 있다. 블랙 원 톤에 메탈트림으로 엑센트를 주는 정도다. 이에 대해 닛산측은 호텔 스위트 룸에서 아이디어를 따 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급감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많다. 무라노의 컨셉은 심플함이다.

센터 페시아 맨 위쪽에는 리어뷰를 겸한 7인치 컬러 모니터가 있고 그래 인피니티 모델 등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다이얼과 버튼이 있다. 이어서 카 오디오 컨트롤 패널, 에어컨 컨트롤 패널이 같은 디자인으로 정리되어 있다. 에어컨은 좌우 독립형.

전동식 틸팅 및 텔레스코픽 기능이 채용된 스티어링 휠은 4스포크 타입이기는 하지만 H형은 아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3실린더 형. 시동키를 켜면 엔진회전계와 속도계의 바늘이 끝까지 한 바퀴 돌았다가 자리를 잡는 방식으로 역시 인피니티를 통해 경험했던 것. 특이한 것은 각 클러스터를 감싸고 있는 주황색 컬러가 별도의 조작없이 켜져 있다는 것이다. 컬러의 선호도 역시 개인차이가 있는 부분인데 일단은 자극적이다.

실렉터 레버 주변의 패널은 알루미늄 트림처리에 크롬 도금 띠로 감싸고 있다. 그 뒤로 커버가 있는 컵 홀더는 역시 미국시장을 염두에 둔 모델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시트는 5인승. 프론트 열선 시트는 운전석 8웨이, 조수석 4웨이 전동 조절식. 액티브 헤드레스트가 채용되어 있다. 착좌감은 일본차답게 부드럽다. 운전석과 스티어링 휠, 사이드 미러를 기억하는 메모리 기능이 있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폴딩식. 시트 쿠션과 시트백 연결 부분의 고리를 가볍게 당기면 폴딩이 되어 트렁크 플로어와 같은 높이가 된다. 이 작동은 트렁크쪽에서 레버를 당겨서도 할 수 있으며 다시 원위치로 하고자 하면 그 레버 뒤쪽의 버튼으로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플립 업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화물공간은 플로어는 생각보다 넓다. 다만 해치 게이트 형상 때문에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진다. 플로어 아래에는 자잘한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교묘하게 설계되어 있다.

듀얼 패널 선루프도 세일즈 포인트다. 리어 시트 부분은 열리지는 않지만 글래스 처리해 개방감을 살리고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 트레인은 2.5리터 직렬4기통과 3.5 V6 두 가지. 이 중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3,498cc V6 DOHC 24밸브 엔진으로 최고출력 260ps/6,000rpm, 최대토크 34kgm/4,400rpm을 발휘한다.

이 엔진은 닛산 내부적으로는 VQ35DE로 명명된 것으로 미국의 Ward’s가 선정한 세계 10대 엔진 중 유일하게 14년 연속으로 수상한 것으로 유명하다. 인피니티 M35와 티아나, 르노삼성의 SM7등에 탑재된 것과 같은 블록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헤드유닛은 다르다.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 컨트롤의 작동역을 10도 확대하고 흡기용 파워 밸브의 트윈화 등을 실시해 최고출력이29ps 증강된 260ps로 진화한 것이다. 특히 토크커브도 1,600rpm부터 최대토크 80%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다루기 쉬운 엔진이라는 의미이다. 시내 주행영역에서도 오른발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운행할 수 있다는 것.

트랜스미션은 어댑티브 시프트 컨트를 채용한 신형 전자제어 CVT로 6단 수동 모드가 채용되어 있다. 연비를 중시하는 시대에 사는 만큼 앞으로 CVT 의 적용 폭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구동방식은 3.5리터 사양은 지능형 4WD가 조합되며 2.5리터 사양에는 앞바퀴 굴림방식만 채용된다. 이는 각종 센서가 감지한 정보를 순간적으로 분석해 토크를 배분하는 풀 타임 지능형 4×4다. 역시 험로 주파성보다는 온로드에서의 주행성 향상을 위한 장비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물론 무단변속기이기 때문에 기어별 변속 포인트는 없다. 풀 가속을 하면 엔진회전계의 바늘은 6,300rpm 까지 올라가며 지속적으로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붙인다. 140km/h까지는 거의 같은 속도로 올라간다. 그 이후도 큰 차이는 없지만 170km/h 이상에서는 약간 호흡을 가다듬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전후로 약간 낮은 설정이다.

무단변속기에서는 변속감을 직접적으로 느끼고자 한다면 수동모드로 작동하면 된다. 실렉터 레버를 왼쪽으로 밀어 앞으로 밀면 시프트 업, 뒤로 당기면 시프트 다운이 된다. 물론 엔진 브레이크로서의 역할을 원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직설적인 느낌의 변속감이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일상적인 주행에 거슬린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

최근 다단 변속기와 무단변속기의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정체가 심한 도로 상황에서는 CVT 가 더 좋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타입. 댐핑 스트로크는 인피니티보다는 긴 설정이지만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하면 짧아졌다. 노면의 요철에 대한 반응이 꾀 직설적이라는 얘기이다. 시트에 앉아서 느끼는 감각은 부드럽지만 히프에는 노면 상황이 비교적 자세히 전달된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롤 각도 많이 억제되어 있다. 세단에 비해 롤 센터가 높은 태생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코너링 공략시 차체 중량에 비해 쏠림이 크지 않다. 이는 앞뒤 모두 좌우 쇽 업소버 사이의 결합을 강화하고 리어에는 강성을 높인 크로스멤버를 추가한 때문이다. 또한 롤과 여분의 상하 움직임을 억제하는 리바운드 스프링을 채용해 승차감 향상을 추구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스포티한 주행성을 위한 것이지만 그보다는 아무래도 정숙성이 더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 지향. 응답성도 이 장르의 차로서는 예민한 편에 속한다. 흔히 오프로더를 운전할 때를 연상하는 유격은 더 이상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오늘날 등장하는 크로스오버 비클들은 승용차 수준, 혹은 그보다 더 예민한 핸들링 특성을 보인다. 그것은 고속에서 직진안정성에도 아주 좋은 영향을 준다.

안전장비는 프론트 어드밴스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 시스템 (탑승자 센서 포함), 프론트 사이드 에어백 및 사이드 커튼 에어백, VDC, TCS, EBD-ABS, BAS 등을 만재하고 있다.

무라노는 크기와 럭셔리한 스타일링이 세일즈 포인트다. 직선이 아닌 곡선과 곡면을 이용하면서도 존재감을 표현할 수 있는 크기다. 물론 처음부터 북미 시장을 위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시승하는 2세대 모델은 1세대 모델의 진화형으로 그 컨셉에서는 변화가 없다. 다만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의 강한 이미지 대비 어떤 성격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대부분의 브랜드가 겪게 될 앞으로 과제이기도 하다.

주요제원 닛산 무라노3.5 V6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05×1,885×1,730mm
휠 베이스 : 2,825mm
트레드 앞/뒤 : 1,61000/1,610mm
차량 중량 : 1,895kg
최저 지상고 : 185mm
공기저항계수(Cd) : ----

엔진
형식 : 3,498cc V6 DOHC 24밸브
최고출력 : 260ps/6,000rpm,
최대토크 : 34.0kgm/4,400rpm
보어×스트로크 : 95.5×81.4mm
압축비 : 10.3:1
중량 대비 출력 kg/kW : -
리터당 출력 : ---
구동방식 : 4WD

트랜스미션
형식 : Xtronic CVT 6단 수동모드
기어비 : 1.766
최종감속비 : 5.173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성능
0-100km/h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m
타이어 : (앞/뒤) 235/65R18
연비 : ---km/ℓ
연료탱크 용량 : 82리터
가솔린 옥탄가 : ----
CO2 배출량 : 253g/km

차량가격
4,890만원(VAT 포함)
Posted by 따뜻한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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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쏘울은 요즘 자동차관련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이 차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미 다양한 평가와 나름의 시승기 그리고 아낌없는 개선 조언까지 쏟아지고 있다. 요즘은 자동차에 매료된 누리꾼들의 신차 분석은 자동차회사 상품담당자도 놀랄 정도다. 그 만큼 자동차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눈높이가 수준급이 됐다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쏘울에 대한 평가도 까칠하다. 특히 남성들에게 쏘울은 혹평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다르다. 마치 '미니 쿠퍼에 이스트를 넣어 오븐에 쪄낸 것 같은' 깜찍한 스타일은 시선을 잡아당기기에 충분하다.

▲스타일&인테리어
쏘울의 스타일은 사실 별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은 부분이다. 이미 도로 위에 많은 차가 돌아다니고 있고, 간혹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이제껏 성냥갑처럼 생긴 1.5박스형 차종은 대부분 이웃나라 일본차를 통해 봤던 탓에 쏘울은 신선함마저 준다.

쏘울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선이 강조된 사각형이다. 이른바 다목적차라는 점에서 실내 공간활용성을 최대한 강조할 수 있게 외형을 다듬었다. 앞, 옆, 뒤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앞모양은 전반적으로 높이 설계한 덕에 엔진위치가 낮다. 뒷모양은 리어 램프가 세로형으로 깜찍하게 자리했다.

실내에 앉으면 쏘울이 주목하는 소비층의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 가운데서도 라이팅 스피커가 눈에 띈다. 음악에 따라 빛을 발하는 제품인데, 젊은 분위기를 격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드와 뮤직 등의 모드 조절도 가능하다. 센터페시아는 깜찍함을 풍기는 라운드 형태다. 반원형인데, 원형의 로터리 스위치와 잘 어울린다. 계기판도 실린더 타입 3개 원형으로 구성됐다. 외관은 사각형이, 실내는 원형이 디자인 주제다. 룸미러에는 하이패스 카드가 들어갈 수 있도록 돼 있어 별도로 하이패스 단말기를 앞유리에 달 필요가 없다.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했고, 아이팟 단자도 있다.

▲성능
엔진은 최고출력 124마력의 1.6ℓ 가솔린이 기본이다. 최대토크는 15.9㎏·m다. 2.0ℓ는 142마력과 19.0㎏·m이며, 1.6ℓ 디젤은 128마력과 26.5㎏·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 가운데 시승차로 나온 1.6ℓ 가솔린은 무난한 달리기가 특징이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인상적인 가속보다는 누구나 ‘1.6ℓ에 이 정도면 뭐~’라는 느낌을 준다.

쏘울이 역동성보다는 개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는 점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볼 수는 없지만 번쩍이는 라이팅 스피커가 괜히 운전자를 자극하면서 속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쏘울의 성능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아반떼나 포르테와 다를 바 없다고 얘기하면 될 것 같다. 국산 준중형차의 성능이야 사실 거의 비슷한 수준이 아니던가. 그러나 코너링에선 조심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차체가 높아 급회전 때 휘청거린다. 쏘울을 타면서 공격적인 코너링 공략을 통해 스릴을 느끼려는 생각은 거둬야 할 것 같다.

시속 80㎞ 정도까지는 조용하다. 실제 요즘 국산 승용차의 NVH(소음진동) 수준은 높다. NVH면에서 앞선 일본차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소음 수준은 유럽차보다 낫다. 물론 유럽은 지나치게 소음을 차단할 경우 운전자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엔진소음 등을 남겨 놓는다. 무조건 소음을 줄이는 게 좋은 지, 적당히 남겨두는 게 좋은 지는 사람마다 평가기준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BMW보다 렉서스가 조용한 건 사실이지만 렉서스는 오로지 NVH를 줄이는 데 치중하고, BMW는 NVH를 다듬는 데 노력한다.

줄이는 것과 다듬는 것에서 쏘울은 줄이는 데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비용상의 한계로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시속 100㎞를 넘으면 풍절음이 심하게 들린다. 물론 여기서 늘 감안해야 하는 게 이 차가 1.6ℓ급 준중형차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풍절음이나 엔진부밍 등은 개의치 않아도 될 수준이다.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다. 기아로선 쏘울의 수요층을 여성으로 봤고, 여성은 세밀한 NVH보다 스타일에 무게중심을 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성&총평
쏘울은 가격대가 1,400만원에서 시작한다. 1.6ℓ 디젤은 최고 2,080만원에 달한다. 전반적으로 싼 가격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기아는 쏘울의 커스터마이징을 선언했다. 필요할 경우 개성을 덧댈 수 있도록 준비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2030세대 젊은 층이 쏘울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일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신차효과가 있으나 '선호'와 '비선호'가 확연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스타일을 지녀서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스타일 외에 쏘울만의 강점이 없다는 게 걸림돌이다. 그래서 쏘울의 타깃은 여성 수요가 많은 아반떼다. 남성적인 포르테와 여성적인 쏘울이 동시에 아반떼를 공략하는 형국이다. 얼마나 많은 여성이 아반떼에서 쏘울로 관심을 옮길 지에 따라 쏘울의 판매실적은 좌우될 것이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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